[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서울신학대학교 총학생회·원우회가 내년 3월 열리는 총장 선거를 앞두고,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총학생회와 각 학과 학생회로 구성된 총운영위원회, 대학원 원우회로 구성된 '총장직선제TF'(TF)는 10월 23일, 학교에서 '총장 직선제 공동 행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학생들에게 배지와 선언문 1500여 개를 배부했다.
서울신대는 3년마다 돌아오는 총장 선거철이 되면 차기 총장이 누가 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교수들에 따르면, 선거 때마다 후보만 10여 명이 나온다. 이들 중에는 당선을 목표로 한 사람뿐 아니라 차차기를 노리고 '눈도장'을 찍는 사람도 있다. 한 교수는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벌써부터 이사들이 담임하는 교회 새벽 기도회에 참석하고 인사를 다니는 교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총장 선거는 100% 이사회 투표로만 이뤄진다. 학생들 참여는 배제돼 있는 상태다. 인병근 총학생회장과 박지명 신대원 원우회장, 김동준 TF팀장은 11월 23일 학교에서 기자와 만나 "후보가 10명이 나와도 이사회에서 20분 만에 선출되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밀실 총장 선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학사 행정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에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병근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는 많다. 그러나 각종 위원회에 보직교수와 직원이 다수 들어오는 데 비해, 학생 대표는 한 명에서 많으면 두 명이다. 결론을 정해 놓고 와서, 형식적으로 우리 얘기를 들었다며 '통보'식으로 일을 처리할 때도 많다"고 했다.
'불통' 문제는 총장을 가리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 목소리를 직접 수렴하는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들이 총장 후보자 공약을 직접 듣고,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선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존재한다. 포퓰리즘 우려도 있고, 특정 교수를 총장 후보로 지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다. TF팀은 "학생들은 학생 손으로 총장을 뽑겠다는 순수한 목적을 내세우는 것이지 정치 세력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TF는 10월 30일부터 총장 직선제를 위한 학생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학생들 여론을 모아 이사회에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총장 선거 방식은 이사회가 정관을 변경해야 가능하다. TF팀은 학생들이 서명운동에 많이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서울신학대학교의 학우 및 원우 여러분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이 땅에는 사중복음의 성결운동과 함께 세워진 경성성서학원이 있었습니다. 이 학교를 거쳐 간 우리 선조들은 굴곡진 근현대사 속 수많은 시련을 견디며 신앙의 줄기를 이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를 자랑스러운 학교라고 이야기하기엔 많은 사람들이 머뭇거립니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 수 없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 서울신학대학교의 민주적인 운영입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합시다. 서울신학대학교 총장직선제TF 총운영위원회·다함 총학생회·스탠드 원우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