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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때리는' 기독교 웹툰

[인터뷰] 에끌툰 '생각 많은 판다' 최대위 작가

장명성 기자   기사승인 2018.10.22  2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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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자꾸만 기독교인들의 '뼈를 때려' 반성하게 만드는 웹툰이 있다. 이름하여 '생각 많은 판다'. 주인공 '판다'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세습, 창조과학, 가짜 뉴스 등 교회 내 첨예한 이슈를 가볍지 않으면서도 재치 있게 다루고 있다.

판다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교회 청년이다. 고민 많은 판다를 중심으로 인간관계, 연애, 교회 봉사 등 기독교 청년들이 실제로 고민할 법한 문제들도 유쾌하게 다룬다. 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독자들이 자연스레 고민하도록 해 준다는 게 '생각 많은 판다'의 묘미다.

'생각 많은 판다'를 그리는 최대위 작가는 스물다섯의 평범한 교회 청년이다. "재밌고 웃음 나는 주제도 그리고 싶은데 교회 모습이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최 작가를 10월 19일, 서울 남성역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유쾌하면서도 때로는 진지한 분위기에서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웹툰 '생각 많은 판다' 최대위 작가를 서울 남성역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 '생각 많은 판다', 그 시작이 궁금해요.

처음에 '생각 많은 판다'를 그리기 시작한 게 2015년 이맘때예요. 저는 웹툰을 즐겨 보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나도 웹툰을 그리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무작정 '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소셜미디어에 페이지를 만들고 2015년 추석 때쯤 '생각 많은 판다' 첫 화를 올렸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크지 않았는데, '찬양팀 봉사' 내용을 담은 두 번째 편 반응이 뜨거웠어요. 순식간에 '좋아요'가 엄청나게 늘었죠. "웹툰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저도 위로를 받았고요. 사람들이 공감하고 위로받는 걸 보면서 '계속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플랫폼이든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나누고 교감하는 일을 해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웹툰이랑 들어맞은 거죠.

생각 많은 판다 '교회 봉사에 관하여' 편. 페이스북 '생각 많은 판다' 갈무리

- 왜 '판다'가 주인공인가요.

세 살 때부터 스물한 살까지 중국에서 지냈어요. 그래서인지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딴청 부릴 때 '판다'를 자주 그리곤 했죠. 웹툰 시작할 때도 제대로 된 기획 없이, 낙서한 걸 그대로 옮기다 보니 얼떨결에 판다가 주인공이 됐어요.

연재하다 보니 판다라는 캐릭터가 제가 다루는 주제랑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리는 만화가 신앙을 다루는 일반적인 웹툰과는 조금 느낌이 다르잖아요. 판다의 색깔 논쟁이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고요. 판다는 흰 곰도 검은 곰도 아니잖아요. 이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웹툰의 줄거리를 구상해 나가고 있어요.

- '신박하다'고 느낀 내용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가장 흥미로웠던 건 최근 연재된 '미래 교회'였어요.

'미래 교회'는 군대에서 생각한 아이디어예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화제가 되면서 '4차 산업 혁명'이 떠오를 당시에,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변할까' 고민하다가 자연스레 스토리가 떠올랐어요.

미래에도 '기복신앙'이 그대로 존재한다는 설정인데, 그리면서 기복신앙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목사들이 전부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인들이 '복'에 관한 말씀을 듣길 원하니까, 목사들이 교인들 생각에 맞추고 있는 게 아닐까요. '미래 교회' 편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미래에 어떤 교회가 나타나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예요.

생각 많은 판다 '미래 교회' 편은 2118년 교회의 모습을 그렸다. 사진에 등장하는 목사는 '인공지능'이다. 에끌툰 갈무리

- 세습, 가짜 뉴스, 창조과학 등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는 데 거리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이슈들을 다룰 때 고민되는 부분이 많을 텐데요.

그런 문제들이 이슈가 되니까 다른 소재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평소 생각하고 있는 주제들을 다루는 거니까 당연히 이슈가 되는 교회 문제들을 다루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가짜 뉴스나 세습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명성교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세습이 왜 문제인지 모르는 또래 친구가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도 쉽게 다가가고 싶어요. 관심 없을 수 있지만,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런 주제들을 다루다 보면 '교훈'과 '재미'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되겠네요.

생각보다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진 않아요. 어떤 주제든 제가 먼저 흥미를 느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리지 않거든요. 같은 주제라도 어떻게 해야 독자들에게 확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 고민하다 보면 교훈과 재미는 같이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은 굳이 '교훈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기독교 웹툰'은 무조건 복음적이어야 하고 깨달음을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기독교를 소재로 하더라도 가볍게 보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을 담을 수 있잖아요. '재미'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웹툰의 제일 중요한 요소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 웹툰 속에 기독교인이 아닌 캐릭터도 있던데요. 다양한 시각을 보여 주기 위한 장치인가요.

군대 다녀오면서 만든 캐릭터예요. 제 주변에도 교회 다니지 않는 친구가 많고, 그중에서도 기독교인들에게 상처받았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거든요. 그게 많이 부끄럽더라고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면서 보여 주고 싶었어요. 비기독교인들이 제 만화를 통해서 '기독교인 중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기독교가 게토화하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가는 건 막아야죠.

예전에 제 만화에 비기독교인분이 댓글을 다신 적 있어요. 본인은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제 작품을 보면서 기독교를 이해해 가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내 만화를 비기독교인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어요. 그 이후로는 누구라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을 그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생각 많은 판다의 스케치 그림들. 뉴스앤조이 장명성

- 매주 연재를 하다 보면 주제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요.

밝은 내용을 다뤄 보고 싶은데… 아마 불가능하려나요.(웃음) 앞으로는 기독교 내에서 금기시하는 단어들도 다뤄 보고 싶어요. '자살'이나 '혼후관계주의'(혼전 순결) 같은 주제요. 다루고 싶어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 중이에요. 잘못 다뤘다가 이런 주제들을 민감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처를 받을까 조심스러워요. 실제로 제 주변에도 이런 문제들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서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디자인과에 재학 중인데, 과제가 너무 많아요. 과제와 연재를 병행해서 하다 보니까, 점점 여유가 없어져요. 과제에 파묻혀 있다 보니, 주제에 관한 생각을 많이 못 하게 되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지치는데, 교회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터지는 걸 보고 있으면 제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에 무력감까지 느껴지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자기 살기 바쁘니까, 교회 문제를 알아 갈 여유가 없겠죠. 돈 문제, 관계 문제에 허덕이는데, 교회 문제까지 있으니 얼마나 지치겠어요.

그렇지만 신앙과 교회 문제에 대한 고민을 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계속 그려 가는 거고요. 제가 하는 일은 진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교회 다니면서 한번쯤 할 만한 생각들을 그대로 담을 뿐이니까요. 교회 다니면서 고민하고 질문하는 게 비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려 주고, 그런 사람이 '여기도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어요. 그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독자들이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행복하면 좋겠어요. '나만 이런 고민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쉽고, 재밌고, 어렵지 않게 독자들 삶에 여러 고민이 스며들 수 있게 해 주고 싶어요. 욕심이 너무 많죠. 그래도 앞으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남들 눈치 보지 않고 다루려고 해요.

웹툰 속 주인공 판다를 그리는 최대위 작가. 펜을 잡으니 금세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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