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신 총회장을 지낸 ㅇ 목사가 교회 사택을 임의로 개축해 매달 수백만 원의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교인들 동의는 없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 총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낸 ㅊ교회 ㅇ 목사가 부당 임대 수익 취득과 아내 폭행 혐의로 노회에 고소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ㅊ교회 일부 교인은 ㅇ 목사를 △성직 유기 △부정 재물 취득 △폭력 행사 혐의로 노회에 고소했다. 고소장을 보면, ㅇ 목사가 교회 사택 부지에 2012년 8월 건물을 신축하고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교인들의 동의도 받지 않았으며 문제 제기도 묵살했다고 나온다.

ㅊ교회 사택 부지에는 현재 6층짜리 건물이 있고, 건물에는 교회 이름을 딴 'ㅊ빌라'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등기부 등본을 보면 1999년 8월, ㅇ 목사가 경매에서 이 땅을 낙찰받은 것으로 나온다. ㅇ 목사는 어차피 은퇴하면 제공받을 사택이고 취득세 등 세금 문제도 발생하니 처음부터 사택을 자기 명의로 해 놨다고 했다.

ㅇ 목사는 2011년 8월, 담보대출로 8억 5000만 원을 받아 이곳에 건물을 신축했다. 임대 수익은 매달 400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 수익은 ㅇ 목사가 수령해 왔다. 이에 대한 당회나 제직회, 공동의회 결의는 없었다. 교회가 제공한 사택을 활용해 목사가 수익을 내는 상황이다.

일부 교인은 담임목사가 '임대 사업자'로 수익을 올리면서 '직무 유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장합신 헌법 권징 조례 116조(목사를 고소할 만한 죄목) 중, 5항 성직 유기(목사가 자신의 직무에 종사하지 않거나 목사 직분과 관계없는 일을 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ㅇ 목사가 임대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할 만큼 수입이 적은 것도 아니다. ㅇ 목사는 지난해까지 본봉 6000만 원, 상여금 4000만 원 등 1억 원에, 목회 활동비 1200만 원, 교통비 1440만 원, 도서비 720만 원 등 수당 3360만 원 등 연간 1억 3000만 원 이상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ㅇ 목사는 상가 한 채와 아들(ㅊ교회 부목사)이 거주 중인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다.

'아내 폭행' 사건은 지난해 12월 불거졌다. 아내 ㅂ 씨가 돌연 몇 주간 교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ㅂ 씨는 타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는데, 멍이 든 모습을 교인들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는 소문이 퍼졌다. 교회 내 논란이 일자 ㅇ 목사는 이를 해명했다.

올해 1월, 주일 저녁 설교 시간에 "아담이 하와의 말을 듣고 선악과를 따 먹는 게 옳느냐, 아니면 아내와 논쟁을 벌이다가 구타를 하더라도 안 따 먹는 게 옳느냐"고 말했다. 교인들은 ㅇ 목사가 폭행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했다.

ㅇ 목사는 세습 의혹도 사고 있다. 은퇴를 5년 남짓 앞둔 상황에서, 지난해 말 아들이 교회 부목사로 부임해 왔다. 예장합신에는 세습을 막는 규정이 없다. 한 교인은 "ㅇ 목사가 아들을 후임자로 앉히고 싶어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ㅇ 목사는 2012년 사택을 헐고 6층 건물을 세웠다. 그는 임대 사업자 등록도 마친 정식 '건물주'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ㅇ 목사 "노후 대책, 교회가 관여할 일 아냐"
취재 요청에는 "할 말 없다"
박탈감 호소하는 교인들

ㅇ 목사는 일부 교인이 문제 제기를 계속하고 공론화할 의지를 보이자, 올해 7월 교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설명회를 열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사택을 얻으면서 자신도 재정적으로 일부분 기여한 점을 내세웠다. 건물 신축은 노후 대책의 일환으로, 일부 장로 동의를 얻었으며 교회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ㅇ 목사는 교인들에게 바울도 자비량 사역을 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이 임대 사업을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ㅇ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취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10월 14일 주일 설교 시간에도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억대 연봉에 매달 수백만 원의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ㅇ 목사. 그러나 ㅊ교회 빚은 현재 35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배당 뒤편 주차장을 매입하는 데 거액을 대출받아, 교회와 교육관 등에 잡혀 있는 근저당이 총 44억 원이다.

일부 교인은 ㅇ 목사의 이러한 태도에 많은 교인이 실망하고 떠났다고 전했다. ㅊ교회는 한때 300명 이상 모이고 1년 결산액도 10억 원에 이르렀지만, 교인 이탈 등으로 현재 출석 인원이 200명대로 줄었으며, 결산은 6억 원도 버거운 상태다.

한 교인은 "평소에도 사례비 지출 내역 등을 물어보면 역정을 내고 설교 시간에 불쾌함을 표출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였다. 또 자신이 하나님에게 재물의 복을 받은 것이라고 정당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ㅇ교회가 있는 지역은 그리 부유한 곳이 아니다. 한 교인은 "장로부터 집사까지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헌금하며 신앙생활하고 있다. 우리도 빚더미에서 살지만 교회에 열심히 헌금하는데, 결국 목사 사택 대출금이나 갚아 주고 있는 셈 아닌가. ㅇ 목사 임대 수입만 해도 교인들의 수입을 넘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10월 12일, ㅇ 목사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교회 인근에서 만나자고 요청했지만 그는 "나중에 만나자"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임대 수익을 올리는 데 대해 교회 동의를 받았는지와 아내 폭행 문제에 관한 입장을 문자메시지로도 보냈지만 답장이 돌아오지 않았다.

기자는 10월 15일 예장합신 ㅇ노회 정기회에 참석한 ㅇ 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입장을 물었지만, 그는 "내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다.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자세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ㅇ노회는 10월 15일 정기노회에서 고소장을 '각하' 처리했다. ㅇ 목사가 "당회 내에서 잘 처리하겠다고 했다"는 게 이유였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노회, 교인들 고소 각하
"ㅇ 목사가 잘 처리하겠다고 했다"
'전 총회장' 외압 의혹은 부인

교인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ㅇ노회는 이를 각하하기로 했다. 노회 관계자는 "ㅇ 목사가 당회 내에서 잘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15일 정기노회에서 노회원들은 정치부의 '각하' 보고를 그대로 받았다. <뉴스앤조이>는 의사 결정 과정을 취재하려 했으나, 노회는 사전에 취재 요청을 해야 한다며 기자를 내보내고 회의를 진행했다.

ㅇ 목사는 현재 노회 정치부장이다. 여기에 총회장까지 역임했기 때문에, 교인들은 외압이 작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노회 관계자는 "우리도 ㅇ 목사가 불쾌함을 느낄 정도로 객관성을 유지했다. 정치부 결정은 ㅇ 목사를 빼고 했지만, 당사자(ㅇ 목사)가 당회에서 잘 해결하겠다고 하니 각하 결정을 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노회가 고소를 각하했다는 소식에 ㅊ교회 교인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교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소장을 낸 목적은 교회 내부에서 자정이 안 되니 노회가 공적 기관으로서 이 문제를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노회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각하되니 씁쓸하다. 지금이라도 노회원들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ㅇ 목사의 임대 수익 취득 및 아내 폭행 건에 관한 노회의 입장 및 정기노회 의사 결정 과정, 전 총회장의 압력 행사 의혹 등을 서면으로 질의했고, 노회는 회신하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노회에서 회신이 오는 대로 이를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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