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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규제법'으로 말 바꾸는 반동성애 진영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 동성애 관련 해명 분석③-1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10.12  16: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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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는 죄라고 설교할 수 없고 징역 살게 된다"는 허위 정보를 설파해 온 한국교회 반동성애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이 명제가 사실이라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슬쩍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교회가 2007년부터 10년 넘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력한 반대자로 나선 것은 '동성애' 때문이다. 교계 반동성애 활동가들은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차별금지법'이라고 부르면서,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교회에서 동성애를 비판할 수 없고 성경은 불법적인 책이 될 것이라 주장해 왔다.

교계에서 이 같은 주장을 가장 많이 한 사람들은 <한겨레>가 가짜 뉴스 공장으로 표현한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스더)의 이용희 대표를 비롯해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한 교계 반동성애 인사 25명이다. <뉴스앤조이>는 이 주장이 실제 법안 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 여러 차례 짚었다. <한겨레> 역시 후속 보도로 이들이 가짜 뉴스로 가짜 뉴스를 해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한가모)은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 잡혀간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데 대해 재반박하는 글을 10월 10일 올렸다. 이 글에서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아니라 '혐오표현규제법안'을 들고나왔다.

우선 한겨레신문은 9월 27일 기사에서는 '차별금지법 징역형'이 가짜 뉴스라고 하였다가, 10월 9일 기사에서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했을 때 감옥에 간다'는 주장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였다. '차별금지법 징역형'이나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했을 때 감옥에 간다'는 것 모두 가짜 뉴스가 아니라 사실이다.

지금까지 발의된 모든 차별금지법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을 차별이라 규정하였고, 차별금지법의 처벌에는 징역형이 포함된 형사처벌을 포함하고 있어 9월 27일 '차별금지법 징역형' 기사는 가짜 뉴스가 아니라 사실이다.

또 10월 9일 기사처럼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했을 때 감옥에 간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발의된 차별금지법 중 가장 강력한 차별금지법인 '혐오표현규제법'에 포함되어 있다. 김부겸 의원이 발의한 '혐오표현규제법'은, 혐오 표현을 한 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주도록 되어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을 차별로 보는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연계되어 있는 혐오표현규제법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발언은 혐오 표현으로 규정되고, 혐오 표현을 한 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주도록 되어 있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했을 때 감옥에 간다'는 주장은 가짜 뉴스가 아니라 사실이다.

위의 해명 마지막 문단에 보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했을 때 감옥에 간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발의된 차별금지법 중 가장 강력한 차별금지법인 '혐오표현규제법'에 포함되어 있다"는 글이 나온다. 10년 넘게 차별금지법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들이 주장해 온 근거를 올해 2월 발의한 혐오표현규제법에서 찾고 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혐오표현규제법은 올해 2월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 의원 자격으로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인터넷상에서 증가하는 특정 성별 대상 혐오 발언, 직업이나 지역에 대한 혐오 발언, 이주민에 대한 혐오 표현 등이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실제 피해를 유발하도록 편견을 조장하거나 선동한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혐오표현규제법을 발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반동성애·반이슬람 운동에 앞장서던 개신교인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이 모이는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여느 때처럼 "이 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죄라고 말할 수 없고, 이단이나 이슬람을 비판할 수 없다. 당장 국회 입법예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반대 의견을 남기고 각 의원실에 항의 전화를 해 달라"는 글이 퍼져 나갔다.한국에서 혐오 표현으로 발생하는 차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이런 표현을 처벌할 수 있는 법 조문이 없기 때문에, 갈수록 증가하는 혐오 표현의 규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김부겸 외 19인이 동의해 발의한 법이었다.

혐오표현규제법 제2조(정의)에는 '혐오 표현'이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행해지는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 지역, 용모 등 신체 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前科, 학력學歷, 고용 형태, 사회적 신분 등의 특성에 따라 규정된 집단 또는 개인에 대한 행위"라고 나온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사유 중 반동성애 개신교인들이 항상 문제 삼아 왔던 '성적 지향'은 없다. 김부겸 장관은 기독교의 반발로 법안 발의를 철회한 뒤 3월 2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엄기호 대표회장)를 찾아 "법안을 발의할 때 오해를 받지 않도록 동성애 문제인 '성적 지향'을 일부러 빼고 발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신교는 '성적 지향' 기재 여부와 상관없이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한가모 25명 중 한 사람인 길원평 교수(부산대)가 대표로 있는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바성연)은 올해 2월 22일 올린 글에서 "인권위법 차별 금지 사유를 기준 삼아 '특정 성별'은 성적 지향을 뜻하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동성애자의 인권만을 옹호하는 법이기에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동성애를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의 표현의자유를 침해하며, 그들을 범법자로 만들게 된다"고 밝혔다. '특정 성별'은 '여성 혐오'를 염두에 둔 것인데, 이를 성적 지향으로 잘못 해석해 또 동성애 문제로 몰고 간 것이다.

한가모는 해명 글에서,"올해 2월 발의한 혐오표현규제법을 기준으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했을 때 감옥에 간다'는 주장은 가짜 뉴스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의 취지는 실제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별 행위를 구제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혐오표현규제법의 취지는 특정 집단이나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비방하는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것이다. 한가모는 법 취지와 관계없이, 모든 것을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잡혀간다"는 말로 치환해 버렸다.

한가모는 <뉴스앤조이>와 <한겨레>의 팩트 체크를 '물 타기'라고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10년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했을 때 감옥 간다"는 주장이 거짓이었다고 지적하자, 이들은 슬그머니 혐오표현규제법안을 들고나왔다. 과연 누가 물 타기를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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