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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서 가계 부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돼야"

[희년함께 인터뷰] 희망만드는사람들 서경준 상담위원

희년함께   기사승인 2018.10.15  14: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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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만드는사람들 서경준 상담위원. 사진 제공 희년함께

-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가계 부채 전문 재무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한 지는 10년 조금 넘었지만, 요즘 희년에 매료되어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희망만드는사람들'은 빚 문제에 대해 돈의 공급보다는 상담으로 해결책을 찾아 드리는 일을 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2009년 저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어 빚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법인 회사를 만들어 대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합법적으로 대출을 해 주려면 대부업 신고를 했어야 합니다. 이른바 대부업자였죠.

그런데 돈의 공급이 빚 문제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012년부터 재무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재무 상담을 하다 보니, 돈 때문에 발생한 정신적 훼손, 인간관계 훼손, 트라우마 등 심리 및 정서 문제까지 해결해야 빚에서 제대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상담을 할 때 돈 문제뿐 아니라 돈으로 생긴 사람 문제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 상담을 하면서 경험했던 안타까운 사례와 좋은 사례를 한 가지씩 말씀해 주신다면.

안타까운 사례는 특정 사례를 소개하기보다 어떤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데요. 상담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하는데 중단될 때가 있어요. 왜 연락이 끊어진 것인지 알 수 없다 보니,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상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짧은 상담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어 그러는 경우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답을 다 얻었으니까 저와 더 연락할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해결책이 다 제시되지 못했거나 실행하겠다는 결심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연락이 끊기는 경우에는 심히 걱정이 되죠.

기억에 남는 일은 많아요. 빚 문제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분들과 상담하면서 그런 마음을 줄여 드리는 일이 종종 있어요. 잠깐의 대화, 전화 한 통으로 빚 때문에 죽겠다는 마음이 줄어드는 일이 벌어지거든요.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잠깐 시간을 내서 대화하면 풀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교회 내에 이런 방법을 하루빨리 확산하고 싶은 것입니다.

몇십억 규모 사업을 하다 사업이 부도난 분의 사례인데요. 6억 원 빚이 생겨 자살 시도를 했어요. 자살 시도를 했다가 병원에서 회복하는 중에 그분의 아내분이 전화를 주셨어요. 전화기 너머의 분위기를 보니까 본인은 상담하기 싫은 것 같더라고요. 상담에 답이 있다는 기대를 안 하는 거죠. 아내분도 기대하고 연락했다기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했겠죠.

이분과 통화를 하면서 제가 첫 번째로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6억 원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600만 원을 해결하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사장님께서는 6억이라는 숫자에 목숨을 거신 건데, 600만이었다면 자살 시도를 하셨겠습니까. 어떻게 해 보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600만 원일 때 할 수 있는 그 방법과 6억 원일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똑같습니다"라고 했더니 호기심이 발동해서 상담에 참여하셨어요. 상담을 하고 병원에서 퇴원하셔서 사업을 정리했어요. 빚이 끝날 수 있다는 것과 사업장을 폐업하더라도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란 사실을 알아차리신 거예요.

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분을 처음 상담했던 사례가 창원에 사시는 40대 주부셨어요. 남편과 관계가 좋지 않은 와중에 빚이 생겼어요. 자기 혼자 빚을 해결해야 되는데 병까지 생겼어요. 큰 병은 아니고 맹장 수술을 해야 했어요. 수술 비용 몇십만 원이 없는 거예요. 그러잖아도 빚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죽으려고 했던 분인데, 맹장 수술이 겹치니까 더 귀찮은 거죠. 그분과 통화하면서 잠깐 사이에 몇 가지 생각의 변화를 만들어 드렸어요.

"맹장에 문제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그럼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 같아요."

"그러면 맹장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드리면 되겠습니까?"

맹장 수술에 큰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그분이 갖고 있는 자산 중 현금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수술을 할 수 있게 했어요. 이분은 문제가 겹쳐 나타나다 보니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마저 '못 한다'는 착각에 빠져 버렸던 거예요. 빚 자체는 채무 조정 제도를 이용하면 됩니다. 그게 무엇인지도 알고 있는 분이셨어요. 그게 나쁜 거라고 생각해서 '하면 안 돼'라고 결론지은 거였어요. 그래서 나쁜 게 아니고 빚을 치료하는 과정이라고 재해석해 드렸더니 이해하시고 채무 조정 제도로 빚을 해결하셨어요.

이 여성분은 남편에게서 학대를 받고 살았는데 가정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전부 자기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자신은 사랑받지 못할 존재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 거예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건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거든요. 경제적인 책임을 더 지고 있는 가장인 남편 책임이 더 클 수 있는데, 이분은 다 자기 몫이라고 생각하니까 힘든 거죠. 그분의 죄의식을 덜어 드리는 식으로 대화를 나눴고요. 그 상담을 계기로 이후 빚 때문에 목숨을 끊으려 하는 분들의 상담을 더 잘할 수 있게 됐어요.

서경준 상담위원은 신용상담사를 준비하는 희년 재무 상담 네트워크 '동행' 모임 참석자들을 지도한다. 사진 제공 희년함께

- 올해 희년함께와 함께, 재무상담사 양성 과정 및 희년 재무 상담 네트워크 '동행' 모임을 진행하셨는데요.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면.

저처럼 일할 수 있는 분들이 마을, 공동체, 교회 단위로 한두 명 정도만 있으면 과다 채무자들을 충분히 구제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빚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 주변에 간단한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관계만 있어도 빚 문제로 혼자 끙끙 앓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가계 부채가 1500조라고 합니다. 교회 내에도 부채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부채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빚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은 다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회에서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교회는 빚 문제로 고민하는 교인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기 삶에서 풀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문제를 혼자서 끙끙 앓고 교회 안에서조차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세상과 교회가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빚 문제를 풀어 가는 방법론은 희년함께나 제가 몸담고 있는 희망만드는사람들이 갖고 있습니다. 교회가 빚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교회는 희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돈이라는 두 주인을 섬기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온통 돈의 논리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말씀에 부합되지 않게 살면서 십일조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십일조를 면죄부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에 대해 청지기 자세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진짜 청지기는 주인의 뜻에 맞게 돈을 씁니다. 그러려면 주인의 뜻을 알아야 되고, 주인의 뜻을 알려면 희년을 분명히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부채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희년함께와 강의를 엽니다. 어떤 분들이 들으면 좋을까요.

돈 관리, 노후, 소비 습관의 문제, 보험 등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빚이나 돈으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본인의 문제뿐 아니라 주변에 도움을 주려는 마음을 품은 분이 많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빚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은 조금만 배우면 해 볼 만합니다.

서경준 상담위원과 함께하는 '4시간 만에 배우는 부채 강좌' 신청(클릭)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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