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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성폭력은 '권력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

'불륜'도 사실상 '그루밍 성폭력'…불교·가톨릭도 마찬가지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10.11  19: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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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여성상담소가 '목회자 성 문제, 불륜인가? 범죄인가?' 포럼을 10월 11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목회자와 교인의 부적절한 관계를 단순히 '불륜'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인지 짚는 포럼이 열렸다. 기독교여성상담소·피해자지원네트워크가 10월 11일 주최한 '목회자 성 문제, 불륜인가? 성범죄인가?' 포럼에서, 목사의 불륜이 사실은 '그루밍 성폭력'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채수지 소장(기독교여성상담소)은 얼마 전 온누리교회 정 아무개 부목사와 부적절한 관계였다고 폭로한 A와 상담했던 내용을 소개했다. 채 소장은 이 과정에서, 정 목사가 목사의 권위를 이용해 A를 길들여 왔다는 점을 포착했다. A를 비롯한 목회자 성폭력 피해자들은, 목사를 거절하면 하나님에게 버림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권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심리적 지배를 받기 쉽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이런 점을 이용해 피해자를 지배한다. 채수지 소장은 이것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고 했다. 그는 가스라이팅이 그루밍 성폭력의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했다. 목사의 권위로 말씀을 인용하고, 하나님 말씀을 대언하는 것처럼 포장해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고,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만들어 상대방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채수지 소장은 목사가 교인과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교인의 '자발적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종교계 성폭력의 특수성이 있는데 바로 그루밍이다. 한번 빠지면 아프고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곳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란 소장(나무여성인권상담소)은 불교도 개신교·가톨릭과 마찬가지로 승려의 성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포럼에서는 개신교뿐 아니라 가톨릭과 불교계의 성직자 성폭력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김선실 대표(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는 가톨릭도 성직자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가 아닌 교회 중심의 해결 방식을 취한다고 했다. 가톨릭교회는 성직자 성폭력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하는데, 이는 피해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빨리 그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선실 대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성직자 성폭력에는 뿌리 깊은 성직주의가 있다며 이것이 "교회 안의 질병"이라고 했다. 그는 "성직자의 지위와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주교들은 사제들과 자신의 죄를 덮었다. 우리의 지도자들은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일보다 자신의 지위나 평판, 안락과 보호에 더 신경을 써 왔다. 교회를 지탱하기 위한 잘못된 성직자 중심주의. 이것을 고치지 않으면 가톨릭교회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불교 역시 승려들의 성 문제를 은폐하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발제를 맡은 나무여성인권상담소 김영란 소장은 "23살이나 어린 여성과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한 승려는 문제가 불거지자 환속(스스로 승려직을 내려 놓는 것)했다. 조계종은 더 이상 승려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징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불교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성직자의 성 문제를 폭력이 아닌 욕망의 문제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김영란 소장은 "수행자 대부분이 남성인 불교는 만약 성직자의 성 문제가 불거지면 여성의 유혹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불자들 역시 스님을 비난하기보다 여성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발제자들은 성직자의 성 문제를 권력 차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온누리교회가 정 목사 상대방이었던 A를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하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교회가 처음 약속했던 것처럼, 정 목사의 행방을 찾아 그가 다시 목회할 수 없도록 후속 조치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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