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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잡혀간다" 차별금지법의 진실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 동성애 관련 해명 분석③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10.10  14: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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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차별금지법 통과되면, 동성애가 죄라고 설교하면 처벌받고 성경은 불법 서적이 된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 반동성애 운동 진영은 이 주장을 10년 넘게 반복해 왔다. 목사와 교인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이 주장을 그냥 믿었다. 2007년 법무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했을 때부터 2013년 마지막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있었을 때까지, 한국교회는 매번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 주장은 그동안 반동성애 진영이 유포한 것 중 가장 명백한 '가짜 뉴스'다. 이 가짜 뉴스는 차별금지법뿐 아니라, 각 지방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인권조례를 신설한다고 할 때마다 "인권조례가 통과되면 안 된다.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 처벌받는다"는 말로 둔갑했다. 이 말을 '믿은' 기독교인들은 여러 차례 인권조례 제정도 무산시켰다.

이렇게 된 데에는 <한겨레>가 동성애 관련 가짜 뉴스 유포자들로 지목한 반동성애 진영 활동가 25인의 공(?)이 크다. 25인은 각각 조금씩 활약상이 다르겠지만 '가짜 뉴스 공장'으로 지목된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대표를 비롯해 길원평 교수(부산대), 김지연 대표(한국가족보건협회), 한효관 대표(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등은 각종 영상, 기사, 행사 등에 등장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이 결성한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한가모)은 10월 3일 다음 블로그에 그동안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라는 해명 자료를 올렸다. <뉴스앤조이>는 해명을 1번부터 차례로 살펴보는 중이다. 이번에는 3번 '차별금지법 징역형'이다. 한가모 해명 글은 다음과 같다.

3. 차별금지법 징역형

차별금지법에는 징역형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발의된 차별금지법에는 모두 징역형이 나와 있다.

지금까지 발의된 차별금지법 중 가장 강력한 차별금지법이고, 국가인권위원회 법과 연계되어 있는 혐오표현규제법안(김부겸 의원 발의)에 따르면 혐오 표현을 한 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주게 되어 있다.

발의된 여러 차별금지법의 처벌 내용

한가모 해명 글에 올라와 있는 도표. 다음 블로그 갈무리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이들은 주구장창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 처벌받는다"고 말해 왔다. 그런데 이번 해명 자료는 "차별금지법에 처벌 조항이 있다"는 내용이다.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이 슬쩍 빠졌다. 이것만 가지고는 그동안 이들이 주장해 온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는 죄라고 설교했을 때 처벌받는다"는 말을 해명할 수 없다.

그마저도 사실관계가 틀렸다. 한가모는 차별금지법에 징역형이 있다는 예만 들고 있지, 어떤 경우에 징역형을 받는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원인과 결과를 사실대로 설명하지 않고 결과만 강조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공포감만 키운 것이다. 임의로 자신들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해서 조작한 것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

그동안 한국교회에는 "차별금지법 통과되면 동성 결혼 거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사진은 2017년 퀴어 반대 집회 현장.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차별금지법에는 징역형이 있긴 있지만 "동성애가 죄라고 설교하면" 처벌받는 게 아니다. 한가모가 예로 든 것처럼 2013년 최원식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에서 '징역 및 벌금' 부분을 보자. 제46조(벌칙)에는 "제45조를 위반하여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문이 있다.

이 조항은 단순히 차별 및 혐오 발언을 했다고 해서 형벌을 준다는 게 아니다. 제45조는 '불이익 조치 및 차별의 금지'다. 여기서 말하는 '불이익 조치'는, 차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 문제 제기를 이유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또다시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만약 이를 어기고 가해자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줄 경우 46조에 의해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A와 B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다. A는 팀장이고 B는 이제 입사한 지 4개월 지난 신입 사원이다. A는 우연한 기회로 B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A는 B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네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고, 일할 때도 이유 없이 B를 배제했다.

B는 차별을 멈춰 달라며 A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A를 소환해 조사했다. 신입 사원이 팀장인 자신을 고소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A는, 조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이전보다 더 강하게 B를 괴롭히고 팀원들에게 B의 성 정체성까지 폭로했다.

이런 경우 A는 45조 '불이익 조치'를 위반한 게 된다. 차별받던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는 경우다. 이럴 때 이 법 조문에 근거해 판사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다른 의원들이 발의한 차별금지법도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말 그대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취지다.

이용희 교수는 2015년 C채널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이라는 프로에 나와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어떻게 차별금지법을 막았는지 설명했다. 그가 제시하는 자료에는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C채널 유튜브 갈무리

그동안 한국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표현'을 처벌하는 법이 아니다. 차별금지법은 고용·서비스·교육 분야 등에서 성별·나이·장애·학력 및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이 발생했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법안이다. 누군가를 비판하는 표현, 즉 말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더군다나 교회 설교는 차별금지법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사실 <뉴스앤조이>는 반동성애 진영의 이런 주장이 '가짜 뉴스'라고 수차례 지적해 왔다. 하지만 이런 보도 후에도, <한겨레>가 가짜 뉴스 유통 채널로 지목한 유튜브 반동성애 전문 채널 'KHTV'를 비롯한 여러 반동성애 집단은, 오히려 <뉴스앤조이>와 기자가 가짜 뉴스를 만들어 한국교회를 현혹하고 있다는 게시물을 제작해 유포했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이용희 대표를 비롯한 한가모 일부 인사는 한쪽 눈을 감은 채 이 같은 거짓 주장을 반복해 왔다. 최근 길원평 교수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반대에 사활을 건 것도, 이것이 결국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동성애를 비판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10여 년 전부터 계속된 거짓말은 지금도 유력 인사 입과 교계 언론을 통해 재생산되어 기독교인들의 채팅방에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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