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800억 비자금 의혹을 취재하던 PD수첩은, 명성교회가 전국에 1600억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을 확인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가 전국에 공시지가로만 1600억 원 상당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 PD수첩은 명성교회가 서울에서 제주까지 50개 넘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며, 그 규모만 24만㎡(7만 2600평)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10월 9일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 편을 방송했다. PD수첩은 명성교회를 '부동산 부자'라고 표현했다. 특히 2013년 매입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 부지(950평)만 시가로 800억 원에 이른다고 했다. 김삼환 목사 개인 명의로도 하남시에 시가 40억 원 상당의 별장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자금 800억과 재정장로 자살 사건도 다뤘다. 명성교회 측은 비자금이 아니라 '이월금'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방송에 나온 교인들 주장은 달랐다. 이월금 존재를 아는 사람은 김삼환 목사와 故 박 아무개 장로뿐이라고 했다. 박 장로는 2014년 6월경 "절대 횡령이나 유용은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보자들은 "(박 장로가) 비자금을 관리했다. 후임에게 인계해야 하는데 비자금이 일치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자살했다고 들었다", "박 장로와 관련된 돈이 800억이다", "이월금이 어디에 박혀 있는지 교회 재산은 (두 사람 외에) 아무도 모른다"고 증언했다.

교인들이 낸 선교회비가 선교에 쓰이지 않고, 김삼환 목사 개인에게 흘러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명성교회 전 남선교회연합회장은 "남선교회 회원이 낸 회비를 명절과 생일에 그 양반(김삼환 목사)한테 2000~3000만 원씩 줬다"고 진술했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장학금과 선교비에 쓰이는 줄 알았는데 (김삼환 목사에게) 줬다니까 어이없다", "박스 주워서 회비 내는 분도 계신다. 불쌍한 사람들 선교에 쓰인다고 해서 사명을 다해 돈을 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삼환 목사가 교회 수련회에서, 한 번 설교하고 사례비 명목으로 400~500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과거 해외 선교 당시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인들은 "해외 집회 나갈 때 박 장로가 수행했다. (출국 전) 현찰을 교인들에게 나눠 주고 현지에 도착하면 거둬 갔다", "흰 봉투를 나눠 주면서 '나중에 카운트 하니까 빼면 안 된다'는 농담도 했다. (실제로) 마닐라 공항에 도착한 다음 다 돌려 드렸다"고 했다. 방송에 나온 변호사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다. 집단을 구성했기에 죄질 자체가 상당히 안 좋다"고 지적했다.

김삼환 목사 등신대를 세워 놓는 등 김 목사를 우상화하는 듯한 모습도 방영됐다. 예배당 내부에는 김 목사 일대기를 소개하는 장소가 있고, 김 목사의 성장 과정에 대한 애니메이션도 있었다. 한 부목사는 설교에서 "(김삼환) 목사님의 격은 대통령급의 격이다. 기독교 역사의 성인으로서 성자로서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가진 분"이라며 추어올렸다. 교인들 간증에는 "김삼환 목사님을 사랑한다"는 고백이 빠지지 않았다. 한 교인은 "북한 김일성을 찬양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했다.

명성교회는 PD수첩의 취재를 거부했다. PD수첩 취재진은 김삼환 목사를 직접 찾아가 800억 비자금 의혹과 외화 밀반출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질문했다. 김 목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김 목사를 수행하던 교인들은 취재진을 향해 "빨갱이 XX들, 날도둑놈들 뭐하는 짓거리야"라고 소리치며 폭력을 써서 취재를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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