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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였다" 복음주의 신학자들 강단에 세우는 성락교회 개혁파

김근주·배덕만·박홍규 교수 "강도 만난 자의 도움 요청, 외면할 수 없어"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8.10.08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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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신학자들이 김기동 목사를 반대하는 교회 측 강단에서 강연한다. 성락교회교회개혁협의회가 예배당으로 사용 중인 서울 신길동 예배당에는 강연을 안내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김기동 목사가 설립한 서울성락교회는 2년 가까이 분쟁 중이다. 김기동·김성현 부자 목사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뉜 채 법정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부자 목사를 반대하는 이들은 2017년 3월 성락교회교회개혁협의회(교개협·장학정 대표)를 만들었다. 매주 서울 신길동 성락교회 예배당에 모여 예배한다. 예배 참석 인원만 3000명이 넘는다.

김기동 목사의 성락교회는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지정했다. 교개협은 단체 이름처럼 '개혁'을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이단이 내부 개혁을 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기동 목사 비위를 드러내고 척결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이 이단적 교리를 따르고 있었다는 것까지 깨닫고 변화할 수 있을까.

교개협은 이에 대해 "우리가 말하는 개혁은 단순히 김기동 목사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베뢰아 사상에 가려 그간 접촉하지 못했던 기존 교회와의 교류, 배움 등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개협은 지난해 3월부터 교계와 접촉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이단이기 때문에 도와주기 어렵다는 반응뿐이었다. 그럼에도 교계와 함께 가야 한다는 의지가 컸고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다.

교개협의 도움 요청에 기독연구원느헤미야 김근주·배덕만 교수와 전 침신대 교수 박홍규 목사(신현리교회)가 응답했다. 세 신학자는 10월 10~12일 교개협이 주관하는 '임마누엘 성회V' 강사로 나선다. 이들은 '성락교회, 개혁의 미래를 전망하다'를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교개협 소속 김 아무개 목사는, 정통 신학자들이 성락교회 강단에 서는 건 교회 역사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분쟁 초기부터 교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들 부담스럽다며 거절했다. 다행히 느헤미야 소속 교수님들이 받아 줬다. 가르침을 받고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과연 50년 된 이단 교회가 변화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김 목사는 "당연히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개협) 교인 6000명은 누구보다 개혁적이라고 자부한다. 이번 강연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교개협은 목회자와 교인이 동시에 이끌고 있다. 대표도 목사가 아닌 장로다. 교개협 임원으로 활동 중인 이 아무개 집사는 10월 7일 기자와 만나 "'탈김기동'하는 게 개혁이 아니다. (교개협은) 교계와 연합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 집사는 "그동안 우리 교회만 최고이고, 성경 지식도 제일 높은 줄 알았다. 그런데 다른 교회 설교나 강의를 들어 보니까 생각해 온 것과 많이 달랐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고 교계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마저 외면하면 배제·고립될 것
변화하려는 이들 외면하면 안 돼"

신학자들은 "이단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교인들을 외면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교개협 교인들이 예배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강연을 제안받은 신학자들도 역시 이단 문제로 숙고했다. 제안에 응하기 전 교개협 리더들과 상담하며 진정성을 알게 됐고 결국 강연을 수락했다. 김근주 교수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개협은) 최소한 '김기동은 안 된다'는 전제하에 나아가고 있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마저 외면하면 이분들은 배제·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말에, 김 교수는 오히려 정치적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한 교회에서 설교했다가 '당신은 하나님 말씀을 왜곡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나는 이런 반응이 더 무섭다. (강연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올 줄 알지만, 이단과 선을 끊고 가려는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배덕만 교수는 "강도 만난 자들이 도와 달라고 하는데 주변 시선 때문에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누군가가 손을 잡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50년 가까이 김기동 목사 설교만 듣고 온 분들이 정통 교회로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음을 전하는 심정으로 강연에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근주·배덕만 교수는 단체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강연에 임한다. 배 교수는 "충분히 고려하고 상의했다. 느헤미야도 우리 판단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문제가 있다면 책임은 우리가 지겠다. 한때 이단이었다고 차단·배척하는 것은 오히려 가진 자들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침신대와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친 박홍규 목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박 목사는 "(교개협) 리더들과 만나 이야기했을 때 한국교회 일원이 되고 싶어 하는 진정성을 느꼈다. 이단 논란에 대한 우려는 잘 안다. 그러나 김기동 목사를 반대하며 뛰쳐나왔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니 당연히 가야 하지 않겠나. 변화하려는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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