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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회의비만 '10억', 장자 교단의 예·결산서

예장합동·통합 총회 예·결산 100억대…이해 불가한 연구에도 수천만 원 배정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9.22  15: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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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단 총회 1년 예산은 어지간한 중소기업을 능가한다. 교인 수 270만 명 안팎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이 보고한 지난 102회기 결산액은 각각 102억 원, 122억 원이었다.

두 교단의 앞날은 별로 밝지 않다. 예장합동 교세 통계를 보면 전년 대비 7만 5000명이 감소했고, 예장통합도 전년 대비 1만 6000여 명 감소했기 때문이다. 양 교단 교세 모두 10년 전 상황으로 회귀하는 추세다. 교단 총회는 소속 교회 교인들이 내는 헌금으로 운영된다. 교인 감소는 곧 재정 악화로 직결된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총회는 교인들 헌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재정 운영에 감시와 토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움직임은 없다. 매년 교단 총회 때 재정부 보고는 주목을 받지 못한다. 보고서가 나와도 "유인물대로 받자"며 형식적으로 넘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뉴스앤조이>는 두 교단의 102회기 결산 보고서를 살펴봤다.

예장합동은 재정부 보고를 총회 회무 가장 마지막 시간에 한다. 보고서를 1600부 인쇄해 총대들에게 나눠주지만 관례상 "유인물대로 받자"며 생략한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예장합동 재정 보고서는 비교적 단순하다. 18쪽짜리 보고서에 102억 원 결산 내역이 소개돼 있다. 크게 △일반 운영비 △상비부 운영비 △기타 운영비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운영비(51억 원)를 세분화하면, GMS(총회세계선교회)나 지방 신학교 지원 기금 등 지원비 15억 원, 총회 직원 인건비 14억 원, 사무관리비 10억 원, 총회 진행비 및 임원회, 상설·특별위원회 회의비 9억 원 등으로 나뉜다.

상비부 22개가 쓴 운영비 결산은 총 34억 원이었다. 각종 행사 개최 등 사업비로 31억 원을 썼고, 회의비로 2억 8000만 원을 썼다. 적립금 15억, 퇴직금 2억 5000만 원, 교역자 최저 생활 기금 1억 5000만 원 등 22억 원은 기타 운영비로 빼놨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122억 원을 결산했다. 예장합동처럼 재정 사용에 관한 심도 있는 토론이나 질의는 거치지 않고 보고만 간략히 받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은 130쪽 분량 예결산서에 사업 지출 내용을 보고하고 다양한 사업에 얼마를 지출했는지도 상세히 설명해 놨다. 예장통합은 주로 행정지원본부에 지출이 몰려 있다. 지난 회기 122억 원 결산 중 행정지원본부가 85억 원을 썼다. 총회 직원 인건비 26억 원을 비롯해 총회, 정치부, 재판국, 규칙부, 헌법위원회 등 상임부서와 위원회 운영비를 여기서 썼다. 사업부서로 분류되는 국내선교부·세계선교부 등에 총 10억 원을 지원했고, 남선교회·여전도회 등 산하기관에도 총 4억 원을 지원했다.

사업부서는 행정지원본부에서 지원받은 사업비와 자체 이월금 등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국내선교부가 목회자 재정 윤리 공청회를 열거나, 해외선교부가 동아시아 권역 선교 대회를 개최하는 식이다. 국내선교부·세계선교부를 비롯해 교육자원부·사회봉사부·군경교정선교부·농어촌선교부·총회훈련원·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등 사업 부서가 쓴 돈은 33억 원이었다.

'사상 검증'으로 변질된 이단 및 신학 조사
비상식적 사안 연구에도 예산 지출
대부분 반동성애·반이슬람 강화에 사용
소송비용도 상당

교단이 필요성을 느낀다면 사업이나 연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일례로 예장통합은 지난 회기 교회 성폭력 대책 설립을 위한 사업에 1900만 원을 배정했다. 그에 따른 결과는 따져 봐야겠지만, 이런 사업 자체만으로 예장통합을 문제 삼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연구에도 적지 않은 예산이 나간다. 특히 사회 인식과 가장 괴리돼 있는 부분이 이단 및 신학 연구다. 예장합동 101회기 신학부는 "이혼 후 재혼은 간음"이라는 보고를 내놨고, 102회기 신학부는 "가톨릭 이교 지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각각 1년간 연구한 결과다. 이번 회기에는 복음주의 운동 단체들의 사상을 연구할 예정이다. 신학부는 지난 회기와 이번 회기 각각 연구비로 2000만 원을 배정받았다.

예장합동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는 이번 회기에 새물결플러스 김요한 대표 <지렁이의 기도>와 김용의 선교사(순회선교단), 이용규 선교사(<내려놓음> 저자) 등의 이단성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대위는 5500만 원을 청원했고, 예산은 4000만 원이 배정됐다. 이 중 연구비가 3000만 원이다.

예장통합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예장통합 이대위는 지난해 "요가와 마술은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고를 내놨고, 로마 가톨릭 연구 및 사이비 종교 특별법 연구를 했다고 보고했다. 올해에는 퀴어신학과 임보라 목사 이단성, <크리스천투데이> 등 이단 옹호 언론 해제 여부 등을 연구했다. 이번 회기 예장통합 이대위 예산은 6000만 원이다. 이 중 로마천주교연구위원회 등의 조사 및 연구 사업에 1900만 원을 사용한다.

예장통합은 이슬람과 동성애 대처에도 예산을 쓰고 있다. 이슬람대책위원회는 102회기, 대표적인 반이슬람 강사 이만석 목사를 초빙해 유럽이 왜 이슬람 때문에 위험해지고 있는지 들었다. 이슬람 극단적 테러리즘을 강의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번 회기에는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해 '인도적·선교적 입장과 극단적 테러와 과격 사상의 유입 우려의 입장'을 담은 공문을 정부에 보내고, <기독교 입장에서 본 이슬람>(가칭)이라는 안내서를 전국 교회에 1만 1500부를 발송하겠다며 1300만 원 재정을 청원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회기 '대사회(동성애)대책위원회(고만호 위원장)'를 신설하고 올해 예산으로 1500만 원을 편성했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의 자문위원회 중 하나인 '단군상대책위원회'는 단군상 대책을 세우면서 이슬람·동성애 강의도 듣는다. 단군상대책위는 지난 회기 두 차례 정책협의회를 열었는데, 단군교 문제와 대책을 논하는 자리에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안'(길원평 교수), '이슬람의 영을 분별하라'(이만석 목사) 강의를 함께 진행했다. 단군상대책위는 지난해 재정 900만 원을 청원해 700만 원을 받았다.

재정부 보고서를 주의 깊게 읽는 총대는 찾기 힘들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소송과 관련한 지출도 상당하다. 명성교회 세습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던 102회기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1년에 4800만 원을 썼다. 재판위원 15명이 1년간 받은 여비와 심리비는 총 4500만 원이었다. 변호사 수임료로 4000만 원을 썼다.

예장합동 총회 재판국도 1년에 4000만 원을 지출했다. 예장합동은 교단이 상대해야 할 소송이 훨씬 많았다. 지난해 소송비(법률 자문비 포함)로만 5억 3000만 원을 썼다.

연합 기관 부담금도 매해 지출된다. 예장합동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분담금 1억 원, 법인 설립 지원금 200만 원,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5000만 원, 부활절 연합 예배 1000만 원을 지원했다. 교단 연합 사업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쓰고, 한교총 축구 대회에 1000만 원을 지원했다. 예장합동은 창조과학전시관에 매년 500만 원씩 소소하지만 꾸준하게 후원하고 있다.

예장통합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1억 5000만 원, 한교총에 1억 원, 한장총에도 5000만 원을 납부했다. 예장통합 역시 한교총 축구 대회에 200만 원을 지원했다.

상비부·위원회 수십 개
'거마비'로만 10억 깨져
교세 감소에 교단별 긴축 움직임
불필요한 위원회 폐지 및 화상회의 도입

1500명이 넘는 총대들이 지방에서 서울을 다녀가는 교통비, 일명 '거마비'만 해도 적지 않은 예산이 쓰인다. 예장합동 신학부의 복음주의 운동 단체 조사 청원이 알려졌을 때 많은 사람이 황당해한 것 중 하나가, 회의비로만 1000만 원을 쓴다는 사실이었다. '회의비'는 회의 때마다 현금으로 주어지는 교통비다. 신학부는 지난해 회의비로 659만 원을 결산했는데, 감사부(6595만 원), 공천부(1400만 원), 교육부(1047만 원)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다.

예장합동은 총대 1600여 명이 상비부 22개의 부원이 된다. 여기에 이대위·이슬람대책위 등 상설위원회와 각종 특별위원회까지 합하면 총대들이 활동하는 부서는 더 많아진다. 이런 구조 때문에 거액의 회의비 지출이 불가피하다. 1600명이 지난 1년간 회의하러 움직인 비용만 10억 200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103회기 총회 예산의 10%에 해당한다.

예장통합은 회의비와 경비를 합산해서 보고하기 때문에 순수 회의비가 얼마 지출되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규정상 KTX 왕복 요금과 시내 교통비 1만 5000원, 식비 1만 원에 일비日費로 1만 원을 지급하게 돼 있다.

교단들도 나름대로 자구책을 찾고는 있다. 이승희 총회장은 이번 103회 총회에서 불필요한 위원회는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회장은 취임사에서 "위원회가 너무 많다. 상비부는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리고 해마다 논공행상식 위원회를 양산하는 것은 기형적 현상이다. 불필요한 재정 출혈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특별위원회 3개가 폐지됐다. 당장 4500만 원이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총회 임원회는 다른 특별위원회들도 존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예장통합도 올해 화해조정위원회·이단사면철회후속대책위원회·청년위원회·독도수호및동북아평화위원회·단군상문제대책위원회·총회기도실운영위원회 등을 폐지하기로 했다. 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 화상회의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총회 재정부장 이용희 장로는 "교인 수가 해마다 줄고 있어 총회도 힘든 상황이다. 자연 감소분만 연간 3000만 원씩 생긴다. 총회 직원 인건비도 동결했다. 계속 긴축하고 특별위원회도 가능하면 축소하려 한다. 화상회의도 도입해 여비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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