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목회자 가족 상담, 액션 메소드 등으로 알려진 현대드라마치료연구소 김세준 대표가 상담하던 20대 여성 A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준강간·준유사강간·강제추행 혐의가 있다고 보고, 김 교수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김세준 대표가 지난해 2월부터 3개월간 트라우마를 치료해 주겠다며 A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서울 서초구 사무실을 포함해 서울·부산 등 숙박 시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은 최근 김 대표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관련 증거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준 대표를 고소한 A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을 거부할 때마다 김 대표가 '이런 태도면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없다'며 내가 잘못한 것처럼 말했다"고 했다. A는 트라우마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유명 심리상담가 김 대표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세준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A와 관계는 있었지만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는 김 대표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현대드라마치료연구소 한 직원은 기자에게,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김 대표가 입장을 밝히기 어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 절대 피하려는 게 아니다. 검찰 조사에도 협조적으로 출석하려고 한다. 법원 판결이 나온 뒤 얘기하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외부 강연이나 상담 등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현대드라마치료연구소 측은 "보도가 나간 후 외부 강연이 모두 취소됐다. 연구소도 다른 강사가 지도하는 자체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새 대표를 물색할 계획이다"고 했다.
김세준 대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윤성원 총회장)에서 안수받은 목사다. 교단은 김 대표가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 대표가 속한 강남지방회 김종진 회장은 9월 2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목사 개개인의 신변과 관련한 일은, 본인이 알리지 않는 이상 교단이 먼저 알 수 없다. 교단법에 따라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비블리오 드라마' 보급한 권위자 |
김세준 대표는 드라마 치료 전문가로 활동하며 한동대·서울신대 등 대학에서 상담학을 가르쳐 왔다. 그는 성서를 현대극으로 재구성해 치료와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는 '비블리오드라마'를 국내에 보급했고, 액션 메소드 권위자로 알려졌다.
김세준 대표는 목회멘토링사역원(김종희 대표), <뉴스앤조이>와 관계가 잦았다. <뉴스앤조이>는 그와 함께 세월호 참사를 조명하기 위한 집단 드라마 치료-토론극을 2014년과 2015년 한 번씩 개최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도 2015년과 2016년 목회자 가족 수련회에서 김세준 대표의 드라마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과거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상담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교회가 성폭력 피해자를 치유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신앙이 좋으면 성 문제는 없을 수 있다고 가르치는 교회가 피해자를 도울 수 있겠는가"라며, 외부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