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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7] 격론 끝에 '성' 윤리 강령 제정

성폭력에서 안전한 교회 만들자는 취지…일부 총대 '성' 단어 집착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09.19  13: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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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충섭 총회장)가 '성 윤리 강령'을 제정했다. 103회 총회 셋째 날인 9월 19일, 총대들은 찬성 279 반대 128로 성 윤리 강령을 채택했다.

전날에 이어 이 사안을 놓고 총대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교회와사회위원회(교사위·최형묵 위원장)는 전날 일부 총대가 문제 제기한 '다양한 성' 등의 문구 일부를 수정해 다시 제안했다. 최형묵 위원장은 "성차별은 양성 간 차별을 이야기한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성차별이라는 것을 주지해 주셨으면 좋겠다. 기장 교회도 성폭력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다. 언론의 시선이 우리 교단에 집중돼 있다. 3년 전 제안해 여기까지 왔는데, 이번에도 채택하지 못하면 우리 교단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노회 송건성 목사는 "3년 사이 다듬어졌고 오해 여지도 많이 없다. 미흡한 부분이나 표현의 문제는 나중에 다듬을 수 있다. 일단 받아서 통과시키는 게 옳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교회와사회위원회 최형묵 위원장이 '성 윤리 강령' 채택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반대하는 총대들은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에서 주장하는 근거 없는 내용을 되풀이했다. 동성애와 관련한 논의가 아니고 교회 성폭력을 방지하자는 윤리 강령인데, 취지와 무색하게 단어와 문구를 꼬투리 잡는 발언이 많이 나왔다.

목포노회 심해석 목사는 강령 안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용모 등의 신체 조건을 비롯해 성性 차이에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문구에서 '혼인 여부'가 들어간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혼인하는데,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인가 반대하는 것인가. 남녀 혼인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 않나. 혼인 여부를 넣은 이유가 뭔가 제안자가 명확하게 답해 달라"고 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문구 그대로다.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강원노회 임진한 목사는 "어느 한 성이 다른 성을 차별하거나" 문구와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문제 삼았다. 그는 "강령에서 언급한대로 '성평등'이라고 하면 동성은 물론 어제 나온 수간, 성 이상 행동, 페티시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성에는 생리적 성과 심리적 성이 있다. 이 단어를 그대로 통과시키면 나중에 같은 성이 같은 성을 차별하는 것까지 해석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북노회 노시경 장로 역시 "여기에 양성평등 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문구가 애매하고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겨 놓으니까 반대하는 것이다. '성평등'이라 하지 말고 명확하게 '양성평등'이라고 하라"고 요청했다.

표결에서 '성 윤리 강령 제정'에 찬성을 표하는 총대들. 뉴스앤조이 이은혜

교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 대부분은 남성 목회자가 가해자고 여성 교인이 피해자다. 교사위가 제안한 '성 윤리 강령'은 동성애 문제가 아닌 교회 성폭력 문제에 초점을 맞춘 문구다. 교회 성폭력을 해소하기 위해 기장 총회 구성원들이 성희롱·성추행·성차별 등을 하지 않고, 피해자 아픔에 귀 기울이며, 비밀 보장, 치료와 돌봄,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겠다는 다짐이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 그런데도 '성'이라는 단어에 집착해 '성 윤리 강령'을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성 윤리 강령'을 제정하는 게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남노회 정대성 목사는 "법과 성경이 없어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게 아니다. 전체 강령을 제정하고 헌법을 개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성 윤리 강령한다고 해서 기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는 모르나, 그렇다고 해서 기장이 뜨는 것 아니다. 성 윤리 강령 생기면 경제 윤리 등의 강령도 생겨야 하는 것 아닌가. 윤리 강령은 두고 그 외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공방이 계속된 가운데 얼마 전 성폭력 사건 가해자로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박승렬 목사와 동명이인 서울노회 박승렬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저와 한자까지 같은 그분은 감옥에, 저는 이 자리에 있다. 여러분도 그분을 잘 알겠지만, 그 박 목사는 평소에 문란하거나 난폭한 사람이 아니었다. 나도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알고 지내던 관계였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박승렬 목사는 얼마 전 언론이 보도한 동명이인 목사의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성 윤리 강령'은 기장이 교단 차원에서 성폭력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박승렬 목사는 윤리 강령이 교회 성폭력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성폭력 피해를 겪고 있는 교인을 보호하고, 그 일로 교회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교회 지도자들이다. 지도자로서 교인과 교회 공동체를 보호하는 건 마땅한 도리다. 처벌 규정도 아니다. 성폭력 없는 교회를 만들자고 선언하는 건데, 도대체 왜 다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끌어가는가. 이 강령안 그대로 채택하는 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한 기장 교회의 올바른 응답일 것"이라며 표결을 요청했다.

박 목사 발언을 끝으로 총대들은 표결에 들어갔다. 거수투표 결과 찬성 279 반대 128로 '성 윤리 강령'이 채택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성 윤리 강령(안)]

우리는 '하나님의 절대 은총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사랑, 생명, 정의, 평화를 실현하도록 부름 받은 공동체'임을 고백한다. 하나님의 사랑, 생명, 정의, 평화를 실현하고 이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고백한다. 이러한 사명의 구체적인 실현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서도 드러나야 하며 이 시대 교회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2018년 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미투, 위드유 운동은 오랫동안 있었던 지위나 나이, 힘을 이용한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성평등을 향한 우리의 간절함을 담은 성 윤리 강령을 제정하여 선포한다. 기장에 속한 모든 신앙인들은 이 강령을 신앙인으로서 지켜 가야 할 기본이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바로 서기 위한 길잡이로 삼을 것이다.

○ 성경적 근거

하나님은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창 1:27)하셨고 '사람을 차별함이 없이'(롬 2:11, 갈 3:26-28) 대하신다.

그러므로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용모 등의 신체 조건을 비롯하여 성 차이에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한다. 성차별을 부추기는 가부장제는 하나님의 선한 뜻이 아니다. 교회는 오랜 세월 동안 지위나 힘을 이용한 성폭력을 묵인하거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하는 것을 방관해 왔다. 이러한 교회의 성차별은 이제 끝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침묵하고 방관했던 잘못을 성찰하고 회개한다.

성 윤리의 기본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정의와 평등을 실현해 가는 것에 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막 12:30-31)는 예수의 말씀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성은 우리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또한, '주님의 몸 된 교회'(엡 1:23)는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들이 은총을 경험하는 장이며, 사랑과 생명, 정의, 평화를 드러내는 곳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롬 6:23)이 가득한 교회는 성평등을 이루어야 한다.

○ 우리의 다짐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속한 우리 모두는 성평등한 교회를 이루기 위해 아래와 같이 성 윤리 강령을 실천하기로 다짐합니다. 이 강령은 우리 교단 소속 목회자와 신도, 기관과 유관 기관의 모든 임원, 직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지키겠습니다.

1. 우리는 모든 사람이 다양하면서도 동등하게 창조된 하나님의 형상임을 고백하며 서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겠습니다.
2. 우리는 어느 한 성이 다른 성을 차별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평등한 그리스도 공동체를 이루어 가겠습니다.
3. 우리는 나이나 지위, 힘을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성적 피해를 주지 않고, 성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4. 우리는 칭찬이라도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으며, 수치감이나 굴욕감을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5. 우리는 성희롱, 성추행, 성차별,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아픔에 귀 기울이며 신속하게 상담을 연결하고, 비밀 보장, 치료와 돌봄,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며 법적 대응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6. 우리는 어린이, 청소년 등 미성년자나 신체, 정신, 지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대와 성폭력은 더욱 엄중히 다루겠습니다.
7. 우리는 성폭력 사건이 있는 교회 공동체의 어려움을 살피고 잘 돌보겠습니다.
8. 우리는 성범죄 가해자의 행위를 처벌하고, 회개하게 하여 성폭력을 근절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9. 우리는 성폭력 예방 교육을 연 1회 이상 의무적으로 기장 내 각 단위 마다 실시하겠습니다. (학부, 신대원, 인턴십, 각 노회와 교회)
10. 이를 위해 우리는 '전문 상담 기관'과 연계하여 교회 성폭력 예방과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습니다.

우리는 성평등의 실현으로 하나님의 은총과 온전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음을 선포하며 이러한 은총으로 공동의 선을 이루어갈 것을 성 윤리 강령의 제정과 함께 다짐합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서 13:10)."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께서도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심을, 그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압니다(요한1서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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