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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목회 허용하는 세계 교회들도 이단인가"

기장 전국여교역자협의회·여성연대, 임보라 목사 이단 지정 비판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09.14  18: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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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전국여교역자협의회와 여성연대가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예장백석대신)과 통합(예장통합)이 '이단' 혹은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한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와 관련해서다. 

전국여교역자회는 성소수자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하는 임보라 목사의 목회 활동을 이단이라고 한다면,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세계 교회들 역시 이단인지 물었다. 이들은 "예장백석대신과 예장통합이 임보라 목사의 발언 맥락을 삭제하고 일부만 인용·왜곡하고 진지한 토론도 생략한 채 마녀사냥하듯 이단으로 정죄한 것은 폭력이며 몰상식한 것"이라고 했다. 

기장 교단 내 여성 목회자·교인들 연합인 여성연대 역시 9월 1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예장백석대신과 예장통합이 문자주의적 성서 해석을 하며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목회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교회들이 오히려 배타적이고 손쉬운 편 가르기로 교인의 범위와 신앙의 한계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연대는 그동안 여러 차례 헌의안으로 올라왔지만 부결된 '성소수자 목회 지침 연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연대는 "총회에 상정된 성소수자 목회 연구에 대해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연구위원회를 만들어 신학적 신앙적으로 진지한 논의를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예장통합과 백석대신 교단은 성소수자 목회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예장통합과 백석대신 교단은 최근 총회에서 성소수자의 고통을 보살피는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폭거를 자행하였다. 성소수자들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함께하는 목회 활동이 이단인가? 우리는 임보라 목사에 대한 폭력적 결의를 엄중히 규탄하며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기장 교회는 약자와 힘없는 자의 편에 서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헌신해 온 자랑스러운 교회이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존재임을 고백하며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이루고자 사명을 감당해 왔다. 임보라 목사의 목회 여정 역시 하나님이 지으신 고귀한 생명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돌보는 목회였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시어,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이들을 참생명으로 인도하시기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셨다. 그러나, 종교 권력자들은 죄인들을 사랑하고 보살피신 예수를 죄인의 친구로 낙인찍었다. 우리는 죄인의 친구로 사셨던 예수를 그리스도로 섬기며 목회하고 있다. 우리에게 참목회란 무엇인가? 종탑을 높이 세우고 교회의 문턱을 높여서 사람을 차별하고 죄인이라 손가락질하며 교회에서 내쫓는 것이 선한 목자가 해야 할 목회인가? 하나님이 선하게 만드신 것을 인간의 권위, 시대착오적인 잣대로 차별하며 하나님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일이 목회자의 책무인가? 주님은 의인을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누가 누구에게 손가락질할 수 있는가?

하나님은 가난한 자나 부한 자, 종이나 자유자, 흑인이나 황인, 아이나 어른 등 다름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차별하지 않으셨고 나자렛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품어주셨다. 하나님을 섬기는 세계의 많은 교회들은 하나님과 그 선하신 창조사역에 감탄하며 하나님 안에서 모든 이들을 서로 존중하고 있다. 만유의 주이시며,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세계 교회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오랜 시간 경청하고 토론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가고 있다. 성소수자들과 함께 하며 성소수자 목회를 하고 있는 많은 세계 교회들을 모두 이단으로 정죄하려는가? 신학적인 해석과 윤리적인 가치판단은 많은 대화와 토론이 필요한 일이지 일방적으로 이단이라 규정할 일이 아니다.

예장 통합과 백석대신 교단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임보라 목사의 활동과 발언의 단편들을 전체 맥락 없이 인용하고 왜곡하여 일방적으로 이단이라 규정하였다. 이단 규정은 목회자에게 종교적 사형 선고와 같다. 그럼에도 정확한 사실 규명과 진지한 신학적 토론도 생략한 채 마녀사냥하듯 이단으로 정죄한 것은 폭력이며 몰상식한 일이다. 두 교단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부정하는가? 율법을 다 이루시고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외면하는가? 지난 시절 인간의 인식이 부족했을 때에는 왼손잡이도 죄인이었고, 노예는 인간도 아니었다. 여성은 동등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신앙이 성숙해지자 생명 가진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귀하게 창조되었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이들이 과거에 매여서 사랑을 말하면서도 사랑하지 않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하나님의 심장으로 세상을 보라!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내치라는 사명이 주어져 있지 않다. 서로 사랑하며 보듬고 돌보며 섬김으로 하나님의 사랑에 이르게 하는 사명이 주어져 있을 뿐이다. 예장 통합과 백석대신 두 교단은 시대착오적인 판단과 사고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선하시고 무한하신 사랑을 깨닫고 행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8년 9월 14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전국여교역자회

당신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의미를 되묻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요한1서 4:8)."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이하 백석대신)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통합)은 해당 교단의 총회 기간인 지난 11일(화)과 13일(목)에 일방적으로 우리 교단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를 '이단'(백석대신)으로, '이단성이 있다'(통합)고 규정했다.

백석대신 측 주장에 따르면 임보라 목사가 '동성애를 옹호하면서 성경 가르침과 반대되는 설교'를 할 뿐 아니라 '일부다처제·근친상간 옹호, 다원주의적 구원론'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혀 사실에 기반 하지 않은 거짓 주장이다. 정확한 사실 규명도, 정당한 절차도, 충분하고 진지한 신학적 토론도 하지 않은 결정이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서 일 한다는 이유로 우리 교단 소속의 임보라 목사를 이단 규정하는 것은 공교회인 우리 교단의 신학적 정통성에 대한 문제 제기이자 겁박이기도 하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들의 '문자주의적인 성서 해석'은 오히려 성서를 축소·왜곡시키는 행동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을 자신들 마음대로 제한하는 오만한 행동이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목회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교회들이 오히려 배타적이고 손쉬운 편 가르기로 교인의 범위와 신앙의 한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백석대신과 통합 교단은 문자에 갇혀 버린 두려움의 마음을 거두고 온전한 사랑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보길 바란다. 성소수자는 우리와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곁에 함께 숨 쉬고 있는 당신의 아들이나 딸, 친구나 교회 공동체 중 누군가이다. 그들을 누가 감히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가 있는가? 고민 없는 성서 해석을 통한 무차별적인 혐오를 멈추고 다수로부터 외면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와서 쉴 수 있는 든든한 지지와 안식처가 되어 주길 바란다.

또한 우리 교단도 '성소수자를 위한 목회'는 더 이상 미루기만 할 수 없는 문제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이번 총회에 상정된 성소수자 목회 연구에 대해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연구위원회를 만들어 신학적 신앙적으로 진지한 논의를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모든 현장의 목사들도 그저 막연하게 '모든 사람은 동등하고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설교를 넘어 실제 사회적 약자들이 당하고 있는 현실적인 고통에 고민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인 우리의 역할은 외면과 혐오, 비난과 몰아내기가 아니라 삶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감싸 주는 일이다.

지금은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 소수자들의 물음에 응답해야 할 때이다.

2018년 9월 14일
한국기독교장로회 기장여성연대
(전국여교역자회, 전국여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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