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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학생들이 차기 총장은 전·현직 총신대 교수 중에서만 선출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총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는 103회 총회를 앞두고 운영이사회 규칙을 개정해 총회에 상정했다. 규칙부는 9월 12일 개정 규칙을 심의한 후, 오후 회무에서 이를 보고했다. 몇 가지 개정안은 이견 없이 통과했으나 총장 입후보 자격을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운영이사회는 개정안에서, 시행 규칙 3장 9조 2항 "총장 입후보 자격은 본 교단의 소속된 목사로서 총신대 및 대학원 전·현직 전임교수(10년 이상 역임한 자)로, 사립학교법 및 총회신학원(총신대학교) 법인 정관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로 한다"를 신설했다. 이승희 총회장은 교수로만 제한하지 말고 폭을 넓혀서 총회 총대 10회 이상 무흠 목사도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전 운영이사장 강진상 목사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총신 문제는 아직도 해결된 것이 없다. 당사자는 학생과 교수들이다. 총대들에게 죄송하지만, 학생들의 일관된 의견은 그동안 총회 정치권 목사들이 (총장으로) 들어와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으니 일반 대학교처럼 총장을 교수 중에서 뽑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운영이사회가 학생들과) 12번 모이고 공청회도 했다. 총신대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의 의견을 끌어안아야 한다. 당사자인 학생·교수가 움직이지 않고는 정상화가 요원하다. 이번만큼은 학생들이 요구한 대로 해 달라"고 말했다. 총대들은 "옳소"를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승희 총회장은 "총신 안에 교수들도 양분돼 있다. 직원들도 (김영우) 현 총장을 지지하는 직원들이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인데 교수 중에서 총장을 뽑게 되면 제2차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교수·직원 전체를 아울러 가야 하는데 과연 적합하겠는가. 다음에는 전현직 교수 중 뽑더라도 지금은 양쪽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선출돼 전체를 아우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물론 총신 사태는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다. 어른들이 학생들 앞에서 추태 부리고 힘들게 만든 꼴이다. 학생들은 총회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많다. 총회 전체가 모두 아주 잘못된 정치꾼으로 인식하고 있다. 학생들의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는 불신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를 균등하게 구성했다. 학생도 들어가 있고 동창회도 들어가 있다. 정치권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학생들이 '총회를 믿어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 학생들도 따라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이번 총회 때 나를 만나겠다고 해서 '만나지 않아도 학생들을 위할 것이다'고 하니, 믿고 서울로 올라갔다. 학생들이 이만큼 마음을 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다음 주 총신대를 방문하겠다고 했다.

이승희 총회장 발언에, 총대들은 총대 10회 이상의 무흠 목사도 총장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운영이사회 규정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사립학교법상 총장은 법인이사회가 선출하게 돼 있다. 운영이사회는 총장 후보자를 '추천'할 뿐이다. 총신 사태 발생 전까지는 재단이사회가 관례상 운영이사회의 추천 후보를 총장으로 추대했지만, 막상 재단이사회가 이를 거부하면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다. 현재의 총신대 사태도, 재단이사회가 사학법상 총회의 지도에 따를 법적 근거가 없다고 나오면서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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