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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눈으로 본 예장통합 총회

명성교회 세습 문제 바로잡고자 하는 희망 보았다

한승민   기사승인 2018.09.12  15: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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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참관 전, 총대들을 향해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호소하는 활동을 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민 끝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에 가기로 결정했다. 있는 법도 못 지키는 무능력한 총회가 이미 자행된 불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마음이 컸다. 하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참관단을 신청했고, 차로 3시간 이동한 끝에 전북 익산에 도착했다. 높은 하늘, 푸른 산이 눈에 들어왔다. 총회 현장에서 보게 될 모습도 저 풍경처럼 아름다운 결과이기를 기도했다.

이리신광교회는 외관만으로 압도될 만큼 으리으리했다. 교회가 이렇게 거대하고 화려한 탓에 목사들이 탐욕 앞에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예배당 2층 총회 방청석에 자리를 잡았다.

개회 예배가 시작되고 총회장과 부총회장을 비롯한 총회 주요 인사들의 대표 기도와 설교가 이어졌다. 공공연히 성총회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성총회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거룩한 총회가 되겠다는 의미인 듯 했으나 작금의 상황에서 스스로 성총회라니. 낯이 뜨거웠다.

명성교회 세습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를 걱정하는 와중에도 부총회장 설교에서 긴급한 정의는 선포되지 않았다. 거룩함을 논하면서도 여전히 케케묵은 반공·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머물러 있는 장황한 설교가 울려 퍼졌다. 안타까웠다. 예배가 끝나기까지 명성교회 관련 언급은 없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참관단 활동 모습. 올해 예장통합 일반인 참관단은 20명이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둘째 날 오전으로 예정된 헌법위 보고, 명성교회 세습에 관한 건을 먼저 논의·해결해야 한다는 안건(전북노회 양인석 목사)이 발의됐다. 이를 놓고 총대들 간에 공방이 이어졌다. 순천노회 홍인식 목사도 명성교회 세습에 관한 헌법위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안건을 원활히 다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절차 보고는 임시로 받고 헌법위 문제를 앞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이번 총회에서 바로잡으려 하는 총대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해당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하려는 의도로 위와 같은 전략을 밀고 나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 노력에도, 결국 첫날에는 저녁 9시가 되기까지 헌법위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 생때같은 후배들은 수업도 거부하고 길바닥에 앉아 총대들만 보고 있는데, 첫날 건진 수확은 개회 예배 및 총회장 이·취임식과 공청위 관련 논의뿐이었다.

허탈한 마음을 안고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야 했지만, 회의장을 찾을 때와 달리 조금은 희망이 생겼다. 세습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는 총대들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 세력이 총대의 절반을 훨씬 넘는다고 현장의 기류를 통해 판단할 수 있었다.

나는 이번까지 3년 연속으로 교단 총회를 찾았다. 2년 전에는 여성 총대 할당제를 위해, 1년 전에는 명성교회 세습을 막아 달라고, 이번에는 세습을 철회하라고 참석한 것이다. 내년에는 부디 올해처럼 절박한 마음 없이, 피켓도 들지 않고, 총회도 찾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남은 총회를 지켜보겠다.

한승민 / 교회개혁실천연대 참관단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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