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2018 인천·부천 작은 교회 한마당 심포지엄'이 부천 달나라토끼카페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 안동석

2013년부터 생명평화마당이 주관해 온 '작은 교회 한마당'이 올해에는 지역을 중심으로 열린다. '탈성장·탈성직·탈성별'을 추구하는 '작은 교회 운동'이 이번에는 로컬-필드(local-field)에도 관심을 두면서 운동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인천·부천작은교회한마당준비위원회, 생명평화마당 교회네트워크위원회,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한 '2018 인천·부천 작은 교회 한마당 – 작은 교회 운동, 마을과 사회적 경제'가 열린다.

본행사를 앞두고, 9월 6일 저녁 사전 행사로 '작은 교회 운동, 마을과 사회적 경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준비위원장 김영철 목사는 개회사에서 '인천·부천 작은 교회 한마당'이 작은 교회 운동의 지역화를 모색하는 좋은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인천·부천 작은 교회 한마당의 메인 테마인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작은 교회 운동과 긍정적으로 접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사회적 목회론'을, 이원돈 목사(부천 새롬교회)가 '작은 교회와 마을 목회'를, 이준모 목사(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작은 교회와 사회적 경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오세욱 목사(그물코평화연구소)가 논찬했다.

조성돈 교수(왼쪽)가 '사회적 목회론'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 제공 안동석

조성돈 교수는 교회들이 타자성을 깊이 함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교회는 존재로서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도구로서 이 인류의 구원에 쓰임 받을 때 그 의미가 있다"며, 타자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제사장직은 그저 교회 내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서 주신 것이다. 제사장으로서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하나님의 선교사요, 종이다. 제사장의 일은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는 것이요. 하나님 앞에서 사람들의 대리자가 되는 것이다"는 하워드 스나이더(Howard Snyder)의 말을 인용하며 "교회는 이 땅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세상을 향한 전령이자 종"이라고 했다.

이원돈 목사(왼쪽)가 '작은교회와 마을 목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 제공 안동석

이원돈 목사는 탈교회 시대에 교회의 새로운 표현에 주목한 영국 성공회 사례를 비롯해 대안 목회를 모색하는 여러 운동의 현황을 들며 발표를 시작했다. 자신이 목회하는 부천 새롬교회 지난 30년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지역 현장에 기초하여 목회적 고민들을 그동안 어떻게 풀어 나갔는지 설명했다.

그는 10년간 일군 자신의 목회를 '지역 에큐메니즘에 기초한 생명망 목회'라 명명했다. 그동안 부천 새롬교회가 벌인 마을 만들기 사업과 지역 아동 센터, 협동조합 등을 소개했다. 최근 관심사로 지역 네트워크에 기반한 의료 복지인 돌봄 케어와 사회적 경제 인큐베이팅 문화 거리 조성 등도 언급했다. 사회적 경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교회가 선교적 방안과 실천을 강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발표자 이준모 목사는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주요 정책들과 흐름을 짚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사회적 기업 관련 정책이 대폭 확대된 점 등을 들어 실제적인 사회적 기업 지원에 대한 안내를 도왔다. 자신이 시무하는 인천 해인교회가 그동안 사회적 기업과 관련하여 벌인 사업들(재활용 센터, 실버자원협동조합, 도농살림 등)을 소개하면서, 이 사업들이 사회적 약자들(노숙자 및 어르신 등)과 함께하는 선교로서 목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모 목사(왼쪽)가 '작은 교회와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 제공 안동석

오세욱 목사는 논찬에서, 조성돈 교수의 신학적 모색과 두 목회자의 현장감 있는 발언들이 공통으로 지나고 있는 지점을 밝혔다. '장소성'이 이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이라 보았는데, 탈거된 중앙을 향한 상승 욕구가 아닌 지역 자체를 삶의 중심이자 하나님나라 운동의 중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치를 붙잡고 가는 일이 실제 목회 현장에서 녹록지 않다고 했다. 지역을 향하고자 애쓰는 교회와 달리, 중앙을 향하고자 노력하는 지역민들과 맺는 관계에서 접촉점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발표와 논찬이 끝나고, 토론 시간에는 청중과 함께했다. 여러 질문과 견해가 오갔다. 한 청중이 대형 교회가 아닌 작은 교회가 마을을 이야기하고 사회적 경제를 논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대형 교회가 그동안 스스로를 전국구라 자평하며 지역성을 상실한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으며, 자기 완결 구조를 갖춘 대형 교회가 아닌 약자들이 서로 어깨를 걸고 힘을 모으는 연대 관점에서 작은 교회의 마을 목회와 사회적 경제가 충분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는 답이 나왔다.

여전히 어려운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 상황에 대한 질문에 패널들은, 규모로 목회 성패를 따지는 의식의 문제도 있지만, 신앙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상황에서 목회자를 청빙하는 공동체 네트워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소명을 받고 목회 현장에 뛰어들어 거의 혼자 재정을 부담하는 구조적 환경의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오세욱 목사(오른쪽)가 앞선 발표들을 논찬했다. 사진 제공 안동석

10월 11일에는 본격적인 작은 교회 한마당이 열린다. 인천과 부천을 중심으로 열리는 이번 한마당은 기존의 작은 교회 한마당에서 보았던 교회별 부스 전시가 아닌 현장 탐방이 주를 이룬다. 이원돈 목사가 시무하는 부천 새롬교회와 이준모 목사가 시무하는 인천 해인교회가 각기 현장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구체적 탐방 코스는 아래와 같다.

[부천 새롬교회 탐방 코스]
마을 카페 달토 – 약대 신나는가족도서관 – 새롬지역아동센터 – 부천 새롬교회 – 세대공감 꿈터 – 달나라토끼협동조합 떡 공장

[인천 해인교회 탐방 코스]
인천 해인교회 – 실버자원협동조합 – 시니어공동작업장 – 떡이랑찬이랑 – 재활용 센터 – 도농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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