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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부터 원로까지…예장통합 목회자들, 명성교회 세습 규탄

개교회 문제로 열리는 첫 목회자 대회, 900명 참석…정기총회 첫날도 기도회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8.09.03  20: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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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총회 헌법을 무시한 채 세습을 강행한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와 이를 용인한 총회 재판국(이경희 국장)에 교단 목회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목회자 900명이 한자리에 모여 김삼환·김하나 부자 목사와 재판국원들을 성토했다.

'총회 헌법 수호를 위한 예장 목회자 대회'가 9월 3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목회자들로 1~2층이 가득 찼다. 강당 곳곳에 "김삼환 김하나 목사는 퇴진하라", "총회 재판국 불법 결의 철회하라", "870:81(세습금지법 제정 당시 찬반 투표 결과 - 기자 주), 7:8 공정한 재판인가?"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개교회 문제로 목회자 대회가 열리는 건 교단 역사상 처음이다. 신학생부터 원로목사까지 참여한 이날 행사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서울노회장 서정오 목사(동숭교회)는 하나님의 공의가 바로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서 목사는 "부자 목사에게 선한 분별력을 주어 이제라도 올바른 결정을 하게 해 달라. 법을 왜곡해 가며 법을 잘못 해석한 헌법위와 재판국원에게도 정직한 영을 주어, 총회와 한국교회 앞에 잘못을 고백하게 해 달라"고 했다.

김지철 목사(소망교회)는 '바로 그 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 한 사람'은 김삼환 목사였다. 김 목사는 "(김삼환 목사가) 자신의 세습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드러내려고 2013년 총회가 압도적으로 제정한 총회 헌법 28조를 무너뜨렸다. 총회 헌법위와 재판국을 농락했다. 명성교회 지도자들은 잘못을 하고도 회개하지 않는다. 수많은 언론과 자기 사람을 동원해 정당화하고 있다. 바로 그 중심에 그 한 사람 김삼환 목사가 있다. 자기 보전을 위한 거짓·교만·탐욕이 도사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지철 목사는 "김삼환 목사를 만나, 세습하지 말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김삼환 목사는) 자기 카리스마와 재물을 이용해 직분자와 교인을 조종해 왔다. 거룩한 공교회를 사유화하는 범죄행위를 했다.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기는 우상숭배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예레미야 5장 1절 말씀을 인용하면서 '진리를 구하는 한 사람'이 되자고 권면했다. 그는 "여러분은 한국교회를 위해 충성할 귀한 종들이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쓰고자 한다. 우리가 당면한 일은 단순히 (명성교회 세습) 한 가지가 아니다. (이번 총회가) 우리 속에 있는 총체적 잘못된 방향을 뒤바꾸는 기회가 되기를 원한다.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 정의를 감당하는 주님의 종들이 되자"고 말했다.

김지철 목사는 "김삼환 목사가 많은 사람과 언론을 동원해 세습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명성교회 세습 용인 판결, 
꼴통 집단으로 인식하게 해
세습으로 조롱거리,
김삼환 목사 회개해야"

예배 이후 명성교회 세습을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장 이정배 은퇴교수(감신대)가 가장 먼저 나섰다. 이 교수는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서를 왜곡하고 이용하는 현실을 통탄한다. 성서는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는 도구일 수 없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담임목사직 세습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세습에 면죄부를 준 총회 재판국을 비판하는 발언도 나왔다. 총회 재판국 판결에 대한 오류를 지적한 박용권 목사(봉원교회)는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의 돈과 세력 때문에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심지어 명성교회 주장을 그대로 판결문에 싣기까지 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재판국이 명성교회 편에 서면서 우리 교단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놨다"고 했다.

박 목사는 "이번 판결로 교단 전체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우리 교단을 꼴통 같은 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대형 교회 세습이 옳다고 하는 우리 말을 사회가 받아들이겠는가. '너희나 잘하라'고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명성교회 교인도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명성교회 교인 중에는 세습 자체에 문제점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잘못을 인지하고도 침묵하는 이도 있다.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으로 생각하는 교인도 있다. 세습 자체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회개와 변화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103회 총회에서 꼭 이 사태를 바로잡아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호남 지역 참가자 대표로 나선 최덕기 목사(전주노회)는 "세습방지법을 깨트릴 수 있다는 (김삼환 목사의) 승부사 기질이 재앙을 불러왔다. 부자가 공개적으로 (세습금지)법을 지키겠다고 해 놓고 세습해 버렸다. 덕분에 교단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김삼환 목사는 회개해야 한다"고 외쳤다.

중부 지역 참가자 대표로 나선 대전노회장 박상용 목사(살림교회)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 성명을 낸 대전노회 목사 장로들은 총회 재판국 판결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우리 노회 임원회는 총회 재판국원들을 엄벌에 처해 달라고 청원할 예정이다. 103회 총회가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 불법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재심도 건의할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를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대전노회는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신학생 대표로 나선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장 박주만 전도사는 명성교회 세습으로 진리와 정의가 무너졌다며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박 전도사는 "총회 재판국 판결에 우리는 한없이 부끄럽다. 9월 총회를 앞두고 선배 목사들에게 호소한다. 교회의 주인은 목사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걸 보여 달라. 공의롭고 정의로운 법을 교회에 세워 달라"고 말했다.

목회자 대회는 유경재 원로목사(안동교회) 축도로 마무리됐다. 유 목사는 "오만 방자한 김삼환 목사를 바로잡아 주소서. 이 고통을 통해 교단을 새롭게 개혁되게 하고, 하나님이 원하는 진정한 교회 모습을 갖춰 가게 하소서. 주님의 부름을 받은 종으로서 사명을 잊지 않고 정의롭게 행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목회자들은 103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 판결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목회자 대회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명성교회 세습은 금권(재산) 세습이요, 교회를 사기업으로 보는 것이다. 김삼환·김하나 목사는 회개 자숙하고 명성교회 및 공교회와 관련된 모든 직책에서 즉각 물러나라."

103회 총회를 향해서도 촉구했다. 목회자 대회 측은 "성총회의 이름으로 헌법 28조 6항을 바르게 해석해 명성교회 세습이 불법임을 선언하라. 총회 재판국원과 헌법위원회 구성원 전체를 교체하고, 이들이 교단 공직을 맡을 수 없게 엄벌하라. 재판국을 새로 구성해 총회 헌법 해석을 기반으로 재심하라"고 했다.

목회자 대회는 9월 10일 오후 1시, 103회 총회가 열리는 이리신광교회 앞에서도 총회 헌법 수호와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불청객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 70대 남성은 행사 도중 막말을 내뱉으며 항의했다. 그는 "뭐하는 짓들인가. 지금 이것보다 더한 게 얼마나 많은데, 밥 먹고 할 일이 없는가. 가서 전도나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삼환·김하나 목사를 지지하는 명성교회 몇몇 교인도 행사장 바깥에서 거칠게 항의했다.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은 전국 각지에서 온 목회자들로 가득 찼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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