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서울신학대학교(노세영 총장) 학생들이 학교가 '학생 서명 도용'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신대 총학생회 및 각 학생회로 구성된 총운영위원회는 8월 30일 성명을 발표해 학교가 현재 불거진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고 학생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총운영위원회는 학교가 은폐와 거짓으로 내부 문제를 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6월 21일 '학생 서명 도용' 사건이 처음 공론화한 이후 학교에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해 왔다. 학교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 총운영위원회는 여러 차례 조사 결과를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학교 측은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며 요청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유석성 전 총장 관련 비리 의혹도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8월 21일부터 유 전 총장 비리 문제를 조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총운영위원회는 2년이 지난 이 시점에 전 총장 관련 의혹이 다시 불거진 이유가 무엇인지 학교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투명하게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진리의 전당, 성결의 학교
그 속은 거짓의 전당 침묵의 학교

15세기 유럽, 한때 누구보다 성스러운 신심을 가졌던 대심문관이 재림한 예수의 화형을 선언한다. 이는 예수의 가르침으로 질서를 만들며 권위를 유지해 온 그가, 정작 예수가 밝힐 진리를 두려워하여 벌인 일이다. 이후 대심문관은 이전과 같은 삶을 살아간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내용이다.

대심문관은 권위에 눈이 멀어 예수를 죽이고자 하였다. 
서울신학대학교는 무엇에 눈이 멀어 정의를 죽이려 하는가.

지난 2018년 6월 21일, 서울신학대학교 총운영위원회(총운위)는 보육학과 교수의 서명 도용 논란에 대한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6월 22일 조사위원회를 결성했으며, 그 결과를 전달한다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최초 명시된 1개월의 조사 기간이 끝난 후에도 답변이 오지 않아 총운위는 7월 28일 조사위원회 결과를 요청했다. 학교 측 답변은 "조사위원회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었고, 이후 8월 중순까지 지속된 요청에도 동일한 답변뿐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우리에게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2018년 8월 28일, 총운위는 <뉴스앤조이> 기사를 통해 조사가 종결됐다는 것을 인지해 학교 측에 확인한 결과, 비로소 학교는 7월에 이미 조사위원회가 종결된 것을 인정했다.

또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유석성 전 총장의 비리와 관련해 39건에 달하는 교육청 조사가 진행됐다. 전 총장의 비리와 관련한 문제가 2년이 지난 이 시점에 다시 문제로 불거진다는 것은 그동안 학교가 비윤리적 행위를 얼마나 안일한 태도로 방관해 왔는지 짐작하게 한다.

이외에도 학교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많은 의혹이 있다. 매년 반복되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표명과 정직한 태도보다는 은폐와 거짓으로 일관하는 이곳을 진정 학교가 외치는 진리의 전당, 성결의 학교라 부를 수 있단 말인가.

따라서 우리는 학교에게 요구한다.

1. 학교는 모든 문제를 진상 규명하고 공식 사과하라.
2. 학교는 현재 불거진 문제를 공개하고 명백히 처리하라.
3. 학교는 투명하게 본교를 운영할 것을 학생들과 약속하라.

2018. 8. 30.
서울신학대학교 2018 총운영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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