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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비판했다고 성가대서 '제명'된 명성교회 집사

[인터뷰] 김경혁 안수집사 "주일 전날 문자로 통보받아"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08.30  11: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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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명성교회 김경혁 안수집사는 8월 25일 토요일, 황당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집사님의 명성교회에 대한 인식이 성가대에서 여러 대원과 함께 섬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명성교회에서 예배는 드리시되, 성가대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김 집사는 문자를 보낸 성가대 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교회 방침이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명성교회 출석 20년, 3부 예배 성가대를 섬긴 지는 16년이 됐다. 구체적인 이유도 알려 주지 않고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16년 봉사한 부서에서 '문자 제명'을 당한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절차에 따라 조치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 집사는 교회 처분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김 집사는 그동안 소셜미디어에서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18일에는 세습 철회를 위한 연합 기도회에 대표 발언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회 내에서 세습 반대 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동료 교인을 설득한 것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봉사를 못 하게 할 만큼 문제가 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를 향한 애정이 두터웠다. 명성교회는 김 집사가 어릴 때부터 꿈꿔 온 목회 소명을 다시 불어넣어 준 곳이었다. 김삼환 목사는 닮고 싶은 선배 어른이자 목회자였다. 김 집사는 중학생 때부터 목회자를 꿈꿔 왔었지만 타락한 한국교회를 보며 잠시 꿈을 내려놓았다. 이후 명성교회에서 김삼환 목사 설교를 들으면서 다시 목회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서울 소재 한 신대원에서 목회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김경혁 집사는 처음에 인터뷰를 거절했다. 자신이 당한 일은 명성교회 세습 관련 이슈들과 비교해 보면 대단한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 그가 인터뷰에 응하겠다며 생각을 바꿨다. 명성교회 내부에서 세습 반대 목소리를 냈던 동료 교인들이 자신처럼 부서에서 제명되거나 피해를 보는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8월 29일 김 집사를 만나 자세한 사정을 들어 보았다.

김경혁 안수집사는 세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성가대에서 '문자 제명'을 당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총회 재판국 판결 이후 승리에 도취
세습 반대 교인 압박하고 나설 것"
교회에 계속 남아 세습 반대 의지 피력

- 성가대에서 갑자기 제명됐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황당했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교회가 예견된 수순을 밟는 것 같더라. 총회 재판국에서 세습 적법 판결을 받았으니,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다. 앞으로 세습을 반대한 교인들을 압박하고 입을 닫게 할 것 같다. 인터뷰를 거절했다가 나중에 응한 것도 이러한 명성교회 내부 사정을 알리기 위해서다.

교회가 차라리 절차라도 제대로 밟았으면 좋겠다. 잘못이 무엇인지 따진 뒤 문제가 있으면 그 다음에 제명해도 되지 않나.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절차적으로도 잘못된 것 같다.

성가대 총무를 하시는 분은 좋은 사람인데 어쩔 수 없이 전달 역할을 맡은 것 같다. 결정은 위에서 내려왔다고 생각한다. 가을 총회가 지나고 나면 아마 교인 제명 조치까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명성교회가 정말 막판으로 치닫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 명성교회에서는 성가대 봉사만 했나.

명성교회에 출석한 지 20년 됐다. 성가대는 2002년부터 섬겼다. 이외에도 행사준비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행사준비위원회는 3월 새벽 집회부터 부활절 예배, 창립 기념일, 하계 산상 성회, 9월 새벽 집회, 추수감사절 예배까지 1년 내내 교회 사역을 지원하는 팀이다. 201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98회 총회가 명성교회에서 세습금지법을 제정했을 때도 봉사요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차량부에서 활동했다. 차량부가 처음에는 평범한 안내 부서였는데, 지금은 악명이 높더라. 각종 무력시위에 동원되는 등 원로목사의 친위 부서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원들을 불의한 행사에 끌고 가지 말라고 위원장에게 건의했다가, 그와 크게 다투고 부에서 제명됐다.

- 차량부에서 제명된 일은 몰랐다. 교회를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나.

세습 사태 이후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너까지 떠나면 교회는 어떻게 하냐'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교회에는 지인도 많고 사실 목사 하나 보고 교회에 다니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하나님께서 아직 명성교회를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불의한 이들을 무너뜨리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그건 하나님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을 총회가 아직 남아 있다.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

교회 안에서도 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떤 분들이, 명성교회가 싫어서 떠나거나 봉사도 안 하는 사람들이 교회를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라도 끝까지 교회에서 자리를 유지하며 소신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혁 집사(사진 앞줄 맨 오른쪽)는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를 향한 애착이 컸다. 사진은 차량부 단체 사진. 사진 제공 김경혁

"문제는 김삼환 목사의 거짓말
약속 어기는 모습에 배신감
'명성교회' 띠 매고 전도 나가면 되겠나"

- 명성교회를 향한 애착이 커 보인다.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는 내 인생에서 정말 특별하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목회자가 되어야겠다는 소명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언론에 비친 교계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목사들이 타락하고 교단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며 꿈을 접었다. 그러다가 서울로 올라와 명성교회에서 김삼환 목사 설교를 들으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겸손하고 솔직한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저분 같은 목회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점을 느끼기 시작한 건 새 예배당을 건축했을 때다. 김삼환 목사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았다. 구 예배당에서 지낼 때 원로목사는 평소 교인들에게 "우리 교회 이 정도면 충분하다. 건축도 더 안 하고 교인도 더 안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뒤집고 새 예배당 건축을 진행했다. 교단 총회장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후에 총회장이 됐다. 교회가 교인들 몰래 헌금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운용했다는 사실도 법원에서 밝혀졌다.

언론이나 교단에서는 명성교회가 법을 어겼다는 점을 주로 문제 삼는데, 교인들은 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김삼환 목사가 계속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다.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는 교인이 많다. 지금도 김삼환 목사는 이번 세습 사태가 장로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라리 솔직하게 김하나 목사를 데려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면, 교인들이 원로목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내부에서 반대 여론이 크게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 세습을 반대하는 교인이 많이 남아 있나.

겉으로 드러내 놓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반 가까이 되는 교인이 세습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들 교단 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이번 총회에서도 옳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대거 이탈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명성교회 교인 대다수는, 김삼환 목사가 자신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장로들이 강행했다고 한 말을 그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교회에서 조금만 봉사했던 사람이라면, 교회가 얼마나 원로목사 중심으로 운영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진행하려 해도 원로목사 뜻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걸 잘 아는 장로들이 원로목사 명을 어긴다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명성교회가 세습으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전도와 선교의 문이 모두 막혔다. 어느 부목사와 대화하다가 이렇게 따진 적이 있다. "지금 거리로 나가서 '명성교회'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전도해 봐라.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러운지 아느냐"고. 교구 목사라는 이유로 교인들 경조사만 다니지 말고 교회 밖에서 직접 전도해 보라고 항의했다.

김경혁 집사는 지난해 세습 반대 기도회에 참석해 발언한 적이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이번 총회를 얼마나 기대하는가.

원로목사도 세습 반대 여론이 이렇게까지 오래 지속될 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욕심과 교만에 눈이 어두워져 사태 심각성을 예견하지 못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한국교회가 죽었다고 말한다. 제발 이번 가을 총회에서 총대들이 아직 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

김삼환 목사는 정말 자신을 하나님의 종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종의 역할이 끝났으면 깨끗하게 물러나는 게 도리 아닐까.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교회로 돌아오면 아마 놀랄 것 같다. 교회에는 주인의 흔적은 없고 종의 흔적만 남아 있다. 그런 종을 과연 하나님이 얼마나 좋아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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