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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폭력, 구성원 모두의 감수성 높여야

감리회 성폭력 예방 강사 교육 "피해자 도와 문제 해결하는 게 피해자 중심주의"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08.24  13: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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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양성평등위원회는 교회 성폭력 예방 교육 강사 교육 과정을 시작했다. 8월 23일 서울 종교교회에서 첫 교육이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양성평등위원회가 교단 차원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시작했다. 감리회는 연회나 교회, 목회자 진급 과정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정기화할 예정인데, 교회 성폭력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강사가 필요하다. 총 6주 동안 진행되는 강의에 참석한 23명은, 수료 후 교단에서 발급하는 성폭력 예방 교육 강사 자격증을 받는다.

8월 23일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열린 첫 시간에는 최란 상담팀장(한국성폭력상담소)이 공동체 전체가 '성 인지 감수성'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의를 진행했다. 성 인지 감수성이란, 사회 각 구성원이 성폭력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다른 문화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성에 대한 생각이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는 태도를 말한다.

최란 팀장은 먼저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그릇된 성폭력 통념을 설명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매해 집계하는 성폭력 상담 통계를 보면, '성폭력'은 아는 사람 사이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그는 "성폭력이란 성별화된 사회에서 성별 권력의 결과로 생기는 정의롭지 않은, 평등하지 않은 섹슈얼리티의 표현과 실천"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권력'은 꼭 남녀 성별 차이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사람이 처한 위치나 환경에 따라 지닌 권력이 다르다. 권력이 다르면 당연히 성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고 성을 인지하는 감수성도 다르다. 최 팀장은 "그렇기에 모두의 감수성을 함께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이 성폭력 예방의 기본 태도"라고 말했다. 감수성이 높은 공동체일수록, 평소에는 서로 다른 권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조심할 수 있고, 만약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는 주변인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상담팀장은 사람마다 처한 환경에 따라 성폭력을 인지하는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주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사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주변인이 취해야 할 태도는 '피해자 중심주의'다. 최란 팀장은 많은 사람이 피해자 중심주의를 오해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해자가 원하지 않기 때문에 공론화하지 않고,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건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니다. 피해자는 지금 당장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주변인이 피해자를 도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피해자 중심주의다."

최란 팀장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려 올 때, 그가 속한 공동체가 이 피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힘들어하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죄를 묻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속한 공동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성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 조직 문화의 문제라고 본다면, 공동체가 피해자를 설득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게 진정한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했다.

성폭력 예방 교육 강사 양성 과정에 지원한 참가자는 23명이다. 감리회는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한해 강사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교단 차원에서 처음 실시한 성폭력 예방 강사 양성 과정에는 일반 신도들도 참석했다. 경기도 양평에서 인권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유연기 씨는 "교회가 다른 기관에 비해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성폭력 예방 교육이 궁극적으로 교회와 목회자가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만들 것이라 했다. 교회에서도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목회자도 교인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대처하면 그만큼 성폭력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이양미 권사는 성폭력 예방 교육이 교회의 불평등한 구조, 수직적인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권사는 "성폭력도 결국 폭력 문제고, 수직적인 관계에서 일어난다. 교회가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장소라는 건 권력의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다. 교회는 여전히 남성이 주류고 남성의 목소리가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남성에 의해 교회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회 환경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여성들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권사는 "교회는 남녀 역할을 구별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남성 리더십이 하는 말에 익숙해진 교회 여성들이, 교육을 통해 감수성을 키우고 불평등한 권력 문제에 더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좋겠다. 여성이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히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려면 교육을 통해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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