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등장하는 박승렬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와 동명이인입니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이 강간 미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서울동노회 소속 박승렬 목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교역자모임은 8월 23일 성명서에서, 가해자·교회·노회가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노회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피해에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역자모임은 교단에도 목회자 성폭력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했다. 기장 총회가 나서 목회자 성교육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9월에 열리는 103회 총회에서 성 관련 정책 연구를 위한 특별위원회 신설을 결의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각성하라!

우리(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는 본 사건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한국기독교장로회의(이하 기장) 자성과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22일 기장 서울동노회 소속 박 모 목사는 강간 미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의 한 교회 담임목사인 그는 지난해 피해자 집에 찾아가 성폭행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가해자는 선고를 받는 순간까지, 명백한 증거와 증언 앞에서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범죄행위를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무고 혐의를 씌워 맞고소한 바 있다. 결국 피해자는 사건에 대한 심리적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채, 현재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에 또다시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며 피해자는 마땅히 사과받아야 한다'라는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현재 교단에선 간단한 입장 표명을 하였을 뿐 교회와 노회 어느 쪽에서도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가해자와 해당 교회, 노회, 그리고 기장 총회는 충격에 휩싸여 있을 피해자에게 그리고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사회 앞에 사과하여야 할 것이다.

성폭력 사건의 이면에는 성차별과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구조와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바로 인식하여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기장은 지금껏 감추기에 급급했던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정의롭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기장이 지나온 숭고한 역사와 정신 그리고 선배들의 피땀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의 역사 한 가운데서 교회의 예언자적 소명을 다하며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한 바른 이정표를 제시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가해자와 해당 교회·노회는 2차 가해를 멈추고 피해자에게 즉각 사과하라!

2. 해당 노회는 사건의 가해자를 정의롭고 엄중하게 처벌하라!

3. 기장 총회는 목회자 성교육을 위한 실질적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라!

4. 103회 총회에서 교단의 성 관련 정책 연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긴급 결의하라!

우리는 더 이상 기장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한국교회와 사회의 성 정의를 위하여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18년 8월 23일
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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