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 헨리 드러몬드 지음 / 신현기 옮김 / IVP 펴냄 / 64쪽 / 7000원. 사진 출처 IVP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구원받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56쪽) 영국의 복음주의자 헨리 드러몬드가 1890년 써낸 사랑 해설집의 한 구절이다. 지난달 IVP가 <사랑,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번역 출간했다. 19세기 기독교 고전으로 알려진 이 책은 한국에 1967년 처음 번역 소개됐으며, 이후 여러 판본으로 출간되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사랑을 예찬하면서, '사랑 장'이라고 불리는 고린도전서 13장을 분석한다. 먼저 저자는, 고린도전서 13장이 첫머리에서 사랑을 대조하고 몸통부에서 사랑을 분석하고 꼬리부에서 사랑을 옹호하는 구조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한다. 바울이 사랑을 예언·신비·믿음·자선 등과 일일이 대조하고, 이후 사랑의 열매들을 분석하고, 왜 사랑을 최고의 소유라고 할 수 있는지를 옹호하는 식으로 글을 전개한다고 하면서 이를 해설한다.

"사랑은 우주적 언어입니다"(19쪽), "세상 모든 나라의 모든 화폐가 쓸모없어지고 지불이 거절될 때라도 온 우주에서 통용될 하나의 화폐"(52~53쪽) 등의 표현을 통해 저자는 사랑 예찬을 이어 간다. 사랑은 인격으로 나오며, 인격은 삶 한가운데서 도피하지 않는 자세를 통해 자라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인격이 곧 메시지이기에, 사랑으로 인격을 이루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번 당하는 시험도 완전에 이르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삶의 한가운데 머무십시오. 도피하지 마십시오. 사람들과 일들, 문제들, 어려움들, 장애들 가운데 머무십시오. 괴테의 말을 기억하십시다. '재능은 고독 속에서 자라고, 인격은 세상 풍파 속에서 자란다.' 재능은 고독 속에서 자랍니다. 기도와 믿음과 명상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재능 말입니다. 인격은 세상 삶의 풍파 속에서 자랍니다. 사람이 사랑을 배워야 할 곳은 주로 세상 풍파 속입니다." (41~42쪽)

이 책에서 울림을 주는 것은 사랑을 마태복음이 묘사하는 최후 심판 이미지와 엮어서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성경이 말하는 최후 심판의 날에, 기독교인은 다른 어느 것이 아닌 '사랑 없음'으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날 심판을 받을 이가 듣게 될 말은 신학·교회·성자·신조·교리·성경·기도서 등과 관련한 소리가 아니다. 생명의 소리, 굶주린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소리, 대피처와 옷가지 소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건넨 냉수 잔 소리다(60쪽).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떻게 믿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했는가'입니다. 종교 심판, 곧 최후의 종교 심판은 종교성이 아니라 사랑을 심판하는 것입니다. 그 위대한 날에 있을 종교에 대한 최후 심판의 기준은 종교성이 아닌 사랑입니다. 내가 한 일도 내가 믿은 것도 내가 성취한 일도 아닌, 살면서 일상적 자비를 어떻게 이행했는가입니다.

(중략) 우리는 하지 않은 일들, 곧 태만 죄로 심판받습니다. 달리 심판받는 게 아닙니다. 사랑을 유보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영을 부정하는 것이고, 우리가 그분을 알지 못했다는 증거이며, 우리를 위한 그분의 삶을 헛되게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가 우리의 모든 삶에 아무 영감도 주지 않으셨다는 뜻이며, 세상을 위한 그분의 긍휼에 사로잡힐 정도로 우리가 그분과 한 번도 가까운 적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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