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소속 신학생들이 총회 재판국(이경희 국장)의 세습 적법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학생회, 신학과·기독교교육과 학생회, 신대원 학우회·여학우회·목연학우회 등은 8월 10일 예장통합 총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회 재판국이 교단의 정신과 원칙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신학생들은 한국교회가 하나님이 아닌 돈과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자정 능력을 잃어 가는 모습에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명성교회가 불법 세습을 감행한 사실과 이를 정당화하는 총회 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이 부끄럽다고 했다. 한국교회와 예장통합이 조롱거리가 된 사실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명성교회의 불법 세습은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교회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에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우리는 부끄럽다"고 했다. 명성교회는 십자가를 저버리고 세속적인 욕망을 붙들었다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목회자들을 향해서는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보여 달라.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고 개혁하는 일에 앞장서 달라. 우리가 뒤따라가겠다. 목소리 높여 함께 외쳐 달라"고 청원했다.

신학생들은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 예장통합 총회와 선배 목회자, 한국교회를 향해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명성교회는 교단을 더 이상 어지럽히지 말고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철회할 것 △총회는 재판국원을 전원 사임하게 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권징할 것 △총회는 9월 정기총회에서 김삼환·김하나 목사를 권징하고,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를 치리할 것 △한국교회 자매와 형제들은 함께 저항하고 싸워 줄 것 등이다.

장신대 신학생들은 예장통합 총회가 재판국원을 권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다음은 성명서 전문.

어느 길을 걸으시겠습니까?
명성교회 세습 유효 판결에 대한 장신대 신학생들의 외침

대한예수회장로교 통합 소속 신학생들은 지난 8월 7일 명성교회의 세습을 용인해 준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진리와 정의를 무너뜨렸다고 고백합니다. 명성교회와 총회 재판국이 통합 교단의 정신과 원칙을 무너뜨렸기에, 학생들의 간절한 마음과 순수한 열정을 담아 다음과 같이 외칩니다.

2018년 8월 7일, 신학생들의 간절한 외침은 처절하게 외면당했습니다. 부디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판결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우리를 조롱하는 이들의 박수와 환호성이었습니다. 신학생들이 명성교회의 세습을 부끄러워한다는 말에 "돌아가서 공부나 하라"는 그들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과연 우리는 불법적인 세습에 대하여 침묵하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면 되는 것입니까? 우리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돈과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자정 능력을 잃어 가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선생님들과 선배 목사님들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간곡히 호소합니다. 우리의 배움이 헛되지 않도록 강력한 움직임을 보여 주십시오. 외면당한 우리의 목소리가 더 이상 짓밟히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곳에서의 배움이 아직은 희망이 있음을 느끼게 해 주십시오!

우리는 부끄러운 교사가 될 수 없습니다. 판결대로 명성교회 세습이 합법이라면 한국교회에 어떤 신앙의 유산을 남겨 주어야 합니까? 부모의 지위가 계속해서 세습되는 불의에 저항하지 말고, 교회에서도 같은 원리를 적용하라고 가르쳐야 합니까? 눈앞의 안위를 위해 신앙과 양심을 버리라고, 힘과 권력을 위해서는 법과 원칙을 짓밟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까? 나의 욕심을 채우는 길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가르쳐야 합니까?

다음 세대를 사랑하는 신앙의 선배님들께 호소합니다. 교단의 다음 세대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에게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세워지는 정의의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임을, 그 나라가 아직 우리가 사랑하는 한국교회에 살아 있음을 당당히 가르치게 해 주십시오.

우리는 부끄럽습니다. 교단 신학교에 속해 있는 학생으로서 명성교회가 불법 세습을 감행한 점과 이를 정당화하는 총회 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이 부끄럽습니다. 또한 총회의 '세습금지법'을 무시한 총회 재판국의 결정으로 인해 한국교회와 본 교단이 사회적으로 조롱거리가 된 사실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명성교회의 불법 세습은 하나(one)의 거룩하고(holy), 보편적이며(catholic), 사도적인(apostolic) 교회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에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우리는 부끄럽습니다. 교회는 누구의 것입니까?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입니까? 9월 총회를 앞두고 선배 목사님들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보여 주십시오!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고 개혁하는 일에 앞장서 주십시오! 저희가 뒤따라가겠습니다.

목회의 길을 간다는 것은 서로의 삶을 가르는 경계와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의 기쁨과 아픔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느끼며 돌보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끝까지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세습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거슬렀습니다. 명성교회는 십자가를 버리고 세속적인 욕망을 굳게 붙들었습니다. 온 교회와 세상을 향해 굳건한 벽을 세웠습니다. 이로 인해 눈물로 아파하는 성도들을 내쳤습니다.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를 참된 예수의 길로 돌이켜야 할 책임을 저버렸습니다. 오히려 의롭지 못한 명성교회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 후보생으로서 총회 재판국의 불의한 판결에 강력하게 저항합니다. 함께 이 길을 걷는 모든 이들에게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온 누리에 보여 주십시오! 공의롭고 정의로운 주님의 법을 온 교회에 세워 주십시오! 손을 맞잡고 목소리 높여 함께 외쳐 주십시오!

이러한 마음을 모아 장로회신학대학교 소속 신학생들은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 그리고 우리의 선배 동문 목회자들과 교단 총회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명성교회는 더 이상 한국교회를 어지럽히지 마십시오. 김하나 목사가 자진 사임하고 세습을 철회하십시오. 그것이 싫다면 명성교회가 우리 교단을 탈퇴하십시오.

1. 총회 재판국은 총회의 권위와 원칙을 무너뜨렸다. 총회는 교단 헌법이 금지한 세습에 면죄부를 쥐어 준 재판국원들을 전원 사임시키고, 그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치리해주십시오.

1. 교단 총회에 호소합니다. 이번 9월 총회에서 명성교회의 불법적 행태와 이에 동조한 사람들, 그리고 김삼환-김하나 부자父子목사를 권징해 주십시오.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를 치리함으로 세습 금지가 본 교단의 원칙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해 주십시오.

1. 교단 산하 7개 신학교 동지들과, 선배 동문 목회자, 한국교회의 자매와 형제들에게 요청합니다. 명성교회의 세습은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악의 질서임을 고백하며 저항해 주십시오. 싸워 주십시오. 행동하는 기도로 함께해 주십시오.

2018년 8월 10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생 대표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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