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한국은 2018 선교한국 대회에서 변화하는 세계 정세에 맞춰 한국 선교계의 미래를 진단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선교한국(이대행 상임위원장)이 8월 6일부터 4박 5일간 진행하는 선교한국 대회를 열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선교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특별한 시간을 준비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동향과 정세에 맞춰 앞으로 한국 선교계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진단하는 시간이다.

대회 네 번째 날 8월 9일, 조샘(인터서브)·김동춘(SFC)·곽미란(오병이어선교회)·한수아(MVP선교회) 선교사가 '한국 선교 미래 이슈'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해외 선교사를 중심으로 한 선교지 개척과 개종에만 전념했던 모습을 반성했다. 선교가 해외 선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이 갖고 있는 책무이고, 노동·인권·여성·환경 등 사회문제도 직접 복음을 전도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했다.

선교한국은 지난 1년간 '한국 선교 미래 이슈'를 선정하기 위해 여러 논의와 설문을 거쳤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자·선교사 9명이 로잔 운동 보고서를 참고해, 중요 이슈 100가지를 뽑았다. 이어 100개 이슈를 놓고 해외 선교 단체와 학생 선교 단체 23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세 가지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나왔다. △모두의 선교(선교의 보편성) △광장에서의 선교(선교의 공공성) △모든 삶에서의 선교(선교의 총체성) 등이다.

조샘 선교사는 "앞으로 선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기 위해 전 세계 선교사, 학자들이 내놓은 로잔 운동 보고서 40년치를 모두 살펴봤다"고 했다. 보고서는 교회 개척부터 타 종교 관계, 경제적 불평등, 환경문제까지 다루고 있었다. 그는 "전도에만 몰두했던 한국교회가 생각하고 있는 선교가 과연 옳았던 걸까. 어쩌면 한국교회가 스스로 만든 틀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왼쪽부터 조샘·김동춘·곽미란·한수아 선교사. 뉴스앤조이 박요셉

'해외 선교', '전도', '교회 개척'
틀에서 벗어나라는 선교사들
"미투 운동에 함께하는 일도
총체적 선교 중 하나"

김동춘 선교사는 선교지가 해외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다. 2017년 기준, 국내 이주민이 218만 명이다. 김 선교사는 "국내 곳곳에 이주민들이 모여 동네를 이루는 지역도 있다. 우리 주변이 선교지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모두를 선교적 삶으로 부른다. 해외로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선교를 오해하고 있다고 했다. 선교를 단순히 해외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선교는 은사와 달란트를 포기하고 머나먼 곳으로 가는 일이다'고 생각하며 '나와 선교는 무관하다'고 단정 짓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김 선교사는 자신의 은사와 재능, 전공을 모두 활용하며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영광스러운 선교라고 말했다.

곽미란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사회와 만나기 위해 광장으로 나가지 않고, 교회 안에만 모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대교회 교인들은 당시 아고라(광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며 복음을 전했다. 하지만 지금 한국교회는 어떤가. 잃어버린 자에게 관심이 없고 교인 중심으로 모이는 프로그램에만 열심이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공공 이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공 이슈는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사회문제다. 곽 선교사는 "양극화, 빈부 격차, 빈곤, 성차별, 환경, 난민, 과학 등 우리가 맞닥뜨린 주제가 많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종교적 영역을 넘어 세상의 광장으로 나가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김동춘 선교사는 이미 우리 주변이 선교지가 되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곽미란 선교사는 '광장에서의 선교'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한수아 선교사도 오늘날 한국 선교계 현주소를 볼 때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복음은 개인 구원'이라는 단순한 이해 때문에 선교가 교회 개척, 신학교 사역 등에만 그치고 있다. 육체·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파괴되는 생태계와 사회 불평등에 관심을 두는 일도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사역이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일상에서 복음적이지 못한 가치관에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여성을 무시하고 인권을 박탈하는 문화가 용인되는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에 함께하는 일도 총체적 선교 중 하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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