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독회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가 해고된 <기독교타임즈> 기자들이 3개월 만에 복직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직무대행)는 7월 19일 자로 신동명·김목화 기자가 복직하고, 27일 자로 정원희 기자가 복직했다고 밝혔다.

감리회 교단지 <기독교타임즈>는, 전명구 감독회장이 재직하던 당시 전 감독회장이 출범한 100만전도운동본부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감독회장 금권 선거 의혹을 보도했다. 기자들은 <기독교타임즈> 사장 송윤면 목사의 감신대 총장 선출 관여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신문사 경영진을 향한 비판 보도도 계속해 왔다.

그러자 전명구 감독회장과 송윤면 사장은 올해 4월 기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사내 질서 문란 행위 △경영 책임자의 업무상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4명을 해고하고, 1명은 정직 처분했다. 이들은 "(징계 대상자들이) 편집권 독립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장의 정상적 경영에 개입하고, 신문 발행을 방해하고, 직무대리 해지 거부 등 각종 질서를 문란케 했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 신청을 냈다. 기자들이 해고된 지 2주도 안 된 4월 27일, 금권 선거 의혹을 받아 온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리더십 공백이 온 감리회는 5월 중순 이철 목사(강릉중앙감리교회)를 감독회장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수장이 바뀌면서 <기독교타임즈> 분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감리회 교단지 <기독교타임즈> 해고 기자들이 7월 말 복직했다. 기존 지도부인 송윤면 사장은 이들의 복직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감리회 감사위원회는 <기독교타임즈> 특별 감사에 돌입했다. 감사위는 기자들이 아닌 '사장'에게 문제가 있다고 봤다. 송 사장이 노사 갈등을 초래해 경영상 손실을 초래했고, 본부 내규에 근거하지 않은 채 기자를 채용하고 징계하는 등 여러 문제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철 직무대행은 감사위 감사 결과를 수용했다. 7월 20일 송윤면 사장이 데려온 장현구 편집국장서리 임명을 취소하고, 23일 자로 송 사장을 직위 해제하고 대기 발령 조치했다. 동시에 해고 기자들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기자들은 7월 말부터 다시 취재 현장을 누빌 수 있게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7월 27일 성명에서 "부당 인사 피해를 본 조합원들의 전원 현장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우리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직하게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송윤면 사장 "이철 직무대행, 위법 조치
목숨 걸고 도왔는데 배은망덕해"

이철 직무대행의 특단의 조치에도 <기독교타임즈>는 불안한 상태다. 송윤면 사장이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사무실에 계속 출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도 계속 내고 있다. 송 사장과 장 편집국장서리는 8월 4일 자 996호 신문에서 이철 감독회장의 행보를 적극 문제 삼았다. 2면 전면에 '법도 행정도 사라진 <기독교타임즈> 경영 개입 시도'라는 기사를, 8~9면에는 감사 보고서에 대한 송 사장의 이의 제기 글을, 14면에는 이철 직무대행을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기독교타임즈> 파행 중심에 있는 송윤면 사장은 이철 직무대행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송 사장은 8월 3일 <뉴스앤조이> 기자를 만나 "감독회장 선거 당시 이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목숨 걸고 그를 도왔다. 행정기획실장으로 있을 때부터 인적, 물적, 영적 지원을 아낌없이 했다. 그런데 직무대행이 되고 나더니 나를 죽이려고 한다. 인간이 배은망덕하다"고 말했다.

송윤면 사장은 자신의 대기 발령 및 직위 해제에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으며,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도 문제가 많다고 했다. 이철 직무대행이 직권으로 기자들을 복직하게 할 수 없으며, 복직 명령을 내리면 자신이 수행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철 직무대행이 이의 제기를 모두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8월 4일 자 지면 신문에 실린 송윤면 사장의 이의 제기서 전문. 이 신문은 복직된 기자들이 아닌 장현구 편집국장서리 측에서 만든 신문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본부 "신문사, 본부 내규 적용받는 산하 기구,
감독회장직무대행 지시 따라야"

감리회 행정기획실은 송 사장의 문제 제기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기독교타임즈>는 감리회 본부 산하 기구이고, 본부 인사 규정을 적용받는 기관이라고 했다. 송 사장에 대한 직위 해제도 감사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조치한 것이라고 했다.

신현승 행정기획실장서리는 "해직 기자들은 징계가 부당하다고 느껴 노동위원회에서 불복 절차를 밟아 돌아오지 않았나. 송 사장도 문제를 느낀다면 똑같이 불복 절차를 밟아야지 마냥 버티면 안 된다"고 했다. 이철 직무대행의 지시를 거부하는 송 사장에 대한 교단 차원의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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