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목사는 교회 성장 대신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을 하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정성진 목사는 1997년 일산에 거룩한빛광성교회를 개척했다. 신도시 열풍이 불던 시기였다. 모든 교회가 일산을 주목했다. 일산에는 이미 교회 280개가 들어와 있었다. 교회가 '될 수 없는 지역'에 정 목사는 과감히 개척했다. 첫해에만 1000명이 등록했다. 꾸준히 교인이 늘었고, 등록 교인 1만 명이 넘는 대형 교회가 됐다.

정성진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지만, 개척 당시 철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7월 9일 굿미션네트워크와 목회사회연구소가 주관한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에서 정 목사는 "개척 당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교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교인들 중 음악·연극·체육 등의 전문가들이 있었다. 교회 안에 '교육 자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무료 강좌 19개를 개설했다. 강좌는 히트를 쳤다. 20년이 지난 지금, 강좌는 120개로 늘었다. 강좌를 듣기 위해 매주 2000명 넘는 주민이 교회를 찾고 있다.

거룩한빛광성교회는 도서관, 카페, 노인 대학을 포함해 작은 교회 전도 지원, 무료 치과 등을 하고 있다. 복지 재단을 설립해 노인 복지관, 사회 종합 복지관, 다문화 학교, 다문화 센터, 공부방 등도 운영하고 있다. 상근 직원만 500명에 달한다.

정성진 목사는 성장보다 지역사회와의 담을 허무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지역사회 문제와 문화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회가 마을의 중심이 됐다. 복음도 끊이지 않고 전파됐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큰 교회를 지향한 적도, 교회 성장을 위해 전도에 매진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의도치 않게 대형 교회 담임목사가 된 정성진 목사는, 컨퍼런스 참석자들에게 큰 교회를 지향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개인의 욕구와 탐욕을 하나님 뜻으로 빙자하지 말자고 했다. 정 목사는 "과연 하나님은 이 땅의 목회자들에게 제2의 빌리 그레이엄 또는 조용기 목사가 돼라고 하실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명예·돈·권력을 철저히 내려놓고, 지역사회에 교회의 모든 걸 오픈하자고 했다. 정 목사는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진 목사는 올해 12월 거룩한빛광성교회를 분립한다. 정 목사는 1년간 분립한 교회에서 시무한 뒤 은퇴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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