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전국 장로 수련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안에 반동성애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각종 행사마다 반동성애 인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것도 모자라 인권을 강조하는 신학생들을 '정죄'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예장통합 전국장로회연합회(전장연·안옥섭 회장) 제44회 전국 장로 수련회가 7월 4일부터 2박 3일간 경북 경주시에서 진행 중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연합 수련회에는 장로 4000~5000명이 참석한다. 예년과 달리 이번 수련회에는 동성애 반대 강연이 마련됐다. 지난해 9월 총회에서 반동성애 불을 지핀 고만호 목사(여수은파교회)가 동성애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회의장 바깥에서는 일부 단체가 동성애 합법화 반대 서명운동을 받기도 했다.

수련회가 열리는 호텔 2층 난간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플래카드 두 장이 내걸렸다. 플래카드에는 각각 '장로님, 장신대를 동성애 합법화 세력으로부터 구해 주세요!', '장신대는 동성애가 죄라는 성경 법보다 동성애가 인권이라는 국가법을 더 우선하는가?'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문구 양옆에는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무지개색 옷을 입고, 깃발을 든 장신대 학생들 사진이 있었다. 마치 장신대가 '동성애 합법화 세력'에게 잠식당해 사진과 같은 학생들이 나온 것으로 읽혔다.

이 플래카드는 예장통합 함해노회 동성애대책위원회가 내걸었다. 함해노회 측은 현장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신학, 왜 이단인가'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함해노회 관계자는 7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장신대 학생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장신대를 사랑하는 목회자로서 학생들을 (동성애) 합법화 세력으로 절대 볼 수 없다. 한국교회를 짊어질 인재인데 합법화 세력으로 싸잡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진을 내걸고 '동성애 합법화 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심도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 (고형석) 위원장과 통화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고형석 목사는 "바빠서 통화할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전장연 측은 이번 수련회 키워드 중 하나로 반동성애를 꼽았다. 안옥섭 회장은 <가스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교회를 흔드는 세력의 책동이라고 생각한다. 수련회 기간 전문 강사를 초청해 동성애의 실태를 회원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알릴 계획이다. 성경은 동성애가 죄라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동성애는 성경과 창조질서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것이 뿌리내리기 전에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했다.

무지개 깃발을 든 장신대 학생들을 겨냥한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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