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록 목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강간·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록 목사(만민중앙교회) 재판이 시작됐다.

7월 4일 서울중앙지법 418호 법정에서 열린 공판 준비 기일에는 만민중앙교회 교인 수십 명이 참관했다. 법정에 들어가기 위해 복도에서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다. 법원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법정 경위 10여 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교인들은 서로 이 목사의 안부를 묻거나, 재판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다렸다.

공판 시간에 맞춰 법정 문이 열리고 교인들은 차례대로 입장했다. 교인들의 기대와 달리 이날 이재록 목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목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공판에 불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장과 검찰, 변호인단은 공소장 내용과 재판 일정 등을 논의했다. 검찰은 이 목사를 상습 강제추행 및 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이 목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유한 변호인단은 "간음이나 추행은 없었다. 행위 자체가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문성 재판장은 "(피해자들과의) 만남 자체가 없었다는 것인가. 다음 공판에서는 정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변호인단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사건이 재배당되는 관계로 처리가 늦어졌다며 공판을 빨리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음 공판 준비 기일은 7월 9일로 잡혔다. 공판은 20분 만에 끝났다. 법정을 가득 채운 만민중앙교회 교인들은 조용히 빠져나갔다.

만민중앙교회 교인과 탈퇴자로 구성된 깨만세가 법원 앞에서 이재록 목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같은 시각 법원 앞에서는 만민중앙교회 교인과 탈퇴자로 구성된 '깨우자만민사람들'(깨만사)이 이재록 목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반대 교인 20여 명은 '피땀 어린 헌금으로 성폭행이 웬 말이냐', '만민의 머리급은 이제라도 회개하라! 양심선언하라!', '성도들은 빚더미 온영들은 호의호식'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20년 넘게 만민중앙교회에 다녔다는 한 교인은 "이재록 씨의 성폭행 소문은 미투 운동이 있기 전부터 파다했다. 배신감을 감출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은 "교인의 절반은 아직도 이재록 씨가 구속된 줄 모른다. 교회가 (이 목사) 구속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깨만사 측은 이재록 목사가 구속된 상황이지만 만민중앙교회는 건재하다고 말했다. 교인들이 진실을 깨달아 만민중앙교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만민중앙교회 측은 깨만세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교회 관계자는 "(목사님이) 구속된 걸 세상이 다 아는데 어떻게 감출 수 있겠는가. 은폐한 적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