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예멘인 쫓아내라며 '촛불 집회' 연 시민들

700여 명 참가 "가짜 난민 받으면 유럽처럼 돼"…한편에선 '난민 환대' 기도회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6.30  23:00:10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default_news_ad2
ad42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인들의 반난민 정서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시민 700여 명(경찰 추산)이 6월 30일 저녁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난민 반대 집회'를 열어, 제주에 있는 예멘인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난민 심사를 강화해 '가짜 난민'을 걸러 내라고 요구했다.

수백 명의 시위대 가운데에는 20~30대로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자녀를 데리고 나온 부부와 젊은 커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이들은 "나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국민이 먼저다", "무사증 악용하는 가짜 난민 특혜 반대", "난민 수용 허가하면 청와대로" 등이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반대 집회를 주최한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질서를 강조했다. "5000만 국민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경찰은 물론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민과도 충돌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들은 시위를 처음 해 보는 것이라 서툴 수 있다며, 시위 기획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6월 30일 저녁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700여 명이 '난민 반대' 집회를 열고 예멘인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시위에서는 여러 발언과 성명서가 발표됐다. 중간중간 'Reds, go together' 같은 노래를 부르는 순서도 있었다. 발언은 대체적으로 "우리는 난민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가짜 난민'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데 맞춰졌다.

발언대에 선 한 여성은 "예멘인 말고 진짜 도움이 필요한 난민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 한국에 몰려드는 난민은 난민 협약 기준에 미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신청자 중 3%밖에 인정되지 않고 있다. 난민에 대한 도움은 '온정이 정말 필요한 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사람들은 촛불과 피켓을 머리 위로 들며 "옳소"라고 외쳤다.

궂은 날씨에도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우비를 입고 자리를 지키며 구호를 제창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한 남성이 뒤를 이어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다소 격앙된 어조로 "언론은 논점을 이탈한 채로 감성 팔이를 이용해 시위 참여자를 비난할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이들은 '이런 시위가 옳은 것인가. 전쟁을 피해 왔다는데 내치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아니다. 우리는 옳다!"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쳤다. "인도주의를 내세워 난민을 받았던 유럽을 보라. 난민들이 자기들끼리 '샤리아(이슬람 율법) 경찰'이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샤리아에 어긋나는 행동하는 사람을 폭행했다. 노르웨이 여성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폭행을 당했지만 혼외정사 판결을 받았다. 이슬람 문화는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강요하고 타 종교 포교를 금하며 이슬람만 강요한다. 문화 수용 자세를 보이지 않는 이슬람 난민을 돌려보내는 게 옳지 않은 일이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옳다"고 외쳤다.

또 "우리는 난민을 혐오하는 게 아니다. 혐오는 근절해야 할 악습이다. 그러나 유럽의 선례를 볼 때 난민에 대한 이야기는 진실이다. 못 믿겠다면 스마트폰을 들어 진실을 확인하라. 만일 대한민국이 난민을 계속 받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유럽과 같은 미래를 맞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난민 반대를) 주장하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숨지 말고, 부끄러워 하지 말고 동참해 달라"고 외쳤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특히 아이를 데려온 사람들이 환호했다.

시위 참석자들은 '촛불'을 들고 집회를 계속했다. 예멘인들은 정작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가짜 난민'이라며, 정부가 국민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외쳤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으로, 스파이더맨 복장을 착용한 한 남성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사람이 먼저다'라고 말하는데,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국민인가, 아니면 가짜 난민일지도 모르는 그들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에 대통령은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예멘인 중 극단적 분리주의자가 없다고 보장할 수 있나. 어설픈 온정주의로 국민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현명한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동 교민이 보내왔다는 편지도 있었다. 자신이 교사였다고 소개한 한 여성은, 5년 전 중동으로 남편과 함께 떠났다가 여성이 차별받는 현실을 몸소 경험했다고 썼다. 그는 "중동에서 여성은 동물 혹은 물건 같은 존재로 비치고 있다.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검은 망토로 가리고 다녔고 운전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이 이교도와 타 문화를 무조건 배척한다며, 한국에서도 한국의 문화와 질서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난민들의 본국 송환, 기존 불법체류자의 송환을 청원한다. 당신들은 '한국 국민'을 보호하는 정치인이지 유엔인권위원회 사람들이 아니다. 애초 있지도 않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우리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이들에게 짓밟히면 안 된다"고 했다.

기독교인 50여 명 '난민 환대' 기도회
"예멘인 환영하는 것이
하나님 사랑이자 이웃 사랑"

난민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있던 것은 아니다. 반대 집회 장소에서 50m 떨어진 세종로파출소 앞에서는 '난민 반대 반대 집회'가 열려, 예멘인들을 추방하자는 움직임을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 100여 명은 반난민 정서가 인종차별주의에 기반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들을 조건 없이 맞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예수살기가 주최한 '난민 환대 기도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교인과 시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광화문광장에서는 기독교인들이 '난민 환대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예수살기'가 주관한 기도회에는 목회자·교인·시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너희는 너희에게 몸 붙여 사는 나그네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나그네로 몸 붙여 살았으니, 나그네의 서러움을 잘 알 것이다"는 출애굽기 23장 9절 중 '나그네'를 '난민'으로 바꾼 피켓을 들었다.

조헌정 목사가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가 담긴 누가복음 10장 25절 이하를 본문으로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조 목사는 반난민 정서에 담긴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은 "정말 엉터리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조헌정 목사는 "예수님도 생물학적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인지 여부가 구원의 조건이 아니고, 하나님나라를 위한 정의와 평화의 의지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수님은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될 수 있다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예멘인들을 따듯하게 맞는 것이 본문이 전하는 '하나님 사랑이자 이웃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님은 성경만 읽고 기도만 하는 것이 하나님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하나님 사랑은 곧 이웃 사랑이다. 내 옆집 사는 사람이 이웃이 아니라 길에서 강도 만나 피 흘려 쓰러진 자가 이웃이다. 그들을 돕는 것이 곧 하나님 사랑의 증거다"고 했다.

조 목사는 "유대인에게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한 사마리아인이 유대인을 구해 줬다. 사마리아인을 통해 유대인이 구원받은 것이 본문의 핵심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예멘인을 구해 주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예멘인들에게 (사랑을 베풂으로) 우리가 구원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난민 환대 기도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ad47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동영상 기사

default_news_bottom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