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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내전 때문에 귀향할 수 없는 사람들"

난민 지원 단체 피난처, 제주 예멘인 500여 명 수용 호소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06.21  10: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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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제주 예멘 난민 500여 명 수용 문제를 놓고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제 난민 지원 단체 피난처(이호택 대표)가 국민의 이해와 관용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피난처는 6월 20일 호소문에서 "난민들은 전쟁과 박해의 위험 때문에 일시 조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들일 뿐 두려워할 위험한 사람들이 아니다"며, 이들을 테러리스트 혹은 가짜 난민으로 간주하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난민이 세금을 내지 않고 복지 혜택만 누리고 국내 일자리를 빼앗는 나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오해에서 비롯했다고 지적했다. 국민과 경쟁하지 않는 영역에서 난민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우면, 이들이 한국 사회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난민 유입과 귀환은 유입국 처우가 아닌 출신국 상황에 좌우되는 문제이며, 본국 상황이 개선되면 돌아갈 경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도 70년 전 한국전쟁을 겪었다. 피난처는 한국이 나라를 잃고 난민이 많았던 시절을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다른 나라의 희생과 도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부는 일부 국제사회에 갚아야 할 우리의 채무"라며, "난민 보호는 인권 국가인 우리의 자랑이며 국제사회를 향한 우리의 약속이자 의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제주 예멘 난민들을 위한 호소

난민의 날을 맞아, 1996년 재중 탈북 난민 구출 사업을 시작으로 22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난민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피난처에서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호소합니다.

지난달까지 제주도에 입국한 549명의 예멘 난민들은 베트남 보트피플 이래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대량 난민 사태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전 세계에는 이와 같은 6560만의 난민들이 타국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습니다. 난민들은 전쟁과 박해의 위험 때문에 일시 조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들일 뿐 두려워할 위험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난민 신청자들의 신원은 대한민국 정부가 엄격히 확인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테러리스트가 난민을 가장하여 들어오기 어려우며 난민의 신분으로 대한민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난민은 가난한 사람들이고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복지 혜택만을 누리는 나쁜 사람들, 난민을 널리 수용하고 난민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면 난민이 대량 유입되거나 정주할 것이고, 난민에게 취업을 허용하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난민들이 반드시 가난한 사람들은 아니며 취업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들과 경쟁하지 않는 영역에서 자립하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난민은 전쟁이나 박해와 같은 위험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목숨을 걸고 피난하는 사람들이므로 난민의 이주를 막을 길도 없고, 피난한 난민들을 다시 사지로 돌려보낼 방법도 없습니다. 난민 유입과 귀환은 출신국 정황의 문제일 뿐 유입국의 처우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며, 난민은 본국의 사정이 개선되면 돌아갈 경향이 큰 사람들입니다.

예멘은 2011년 아랍의 봄 이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 전 성격을 갖는 내전에 빠져 2800만 인구의 3/4인 2200만이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있으며, 200만이 난민, 50만이 콜레라에 감염되는 '지구상에서 지옥에 가장 가까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지옥 외에 돌아갈 나라도 없고 이들을 보호해 줄 정부도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전쟁이 있었고, 나라를 잃고 난민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희생과 도움으로 나라를 지키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부는 일부 국제사회에 갚아야 할 우리의 채무입니다. 한국은 1992년에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고, 2013년 난민법을 시행한 인권 국가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난민에 대한 보호를 외면할 수 없는 선진국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난민 보호는 인권 국가인 우리의 자랑이며 국제사회를 향한 우리의 약속이자 의무입니다.

대한민국은 우리가 가꾸고 지켜야 할 우리 삶의 소중한 터전이며, 대한민국의 발전은 우리의 땀과 고단한 노력으로 이룬 우리의 재산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땅은 박해를 피해 온 모든 난민이 잠시 피난처를 구할 수 있는 세계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아름답고 안전한 나라로 지키려는 국민 여러분의 열정과 사랑을 지지합니다. 우리는 제주 예멘 난민을 둘러싸고 표출된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난민에 대한 혐오나 반감이 아니라 난민 제도의 운영에 대한 걱정과 발전에 대한 채찍이라고 겸손히 듣겠습니다.

함께 아름답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인권이 존중받는 아름다운 나라, 난민에 대한 높은 이해와 수용이 우리 사회 전반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과 보호의 수준이 되는 나라, 생사를 넘다 한국에 온 난민들을 배척함으로 갈등하기보다 따뜻한 손 내밀어 평화로운 나라, 공정한 난민 제도를 세워 악용을 방지하되 보호받을 난민들에게는 너그럽고 친절한 나라.

사단법인 피난처는 사랑하는 국민들과 함께 이런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2018.6.20.
사단법인 피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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