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에 근거 없는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에 요동치고 있다.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무지개 깃발을 든 학생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재학생들을 학교와 총회가 색출·징계하려 한다는 것이다. 서명에 동참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목회를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신대 재학생과 동문 103명은 5월 30일, 무지개 깃발 퍼포먼스를 한 학생들을 조사하거나, 징계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학칙과 총회 헌법에 관련 행위를 제재할 만한 규칙이 없다면서 학교가 조사·징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징계 반대를 청원하는 서명운동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동성애 지지' 행위로 간주했다. 설상가상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총회 신학교육부가 6월 1일 동성애자와 동성애 지지자의 '목사 고시' 응시 제한을 추진하면서 학교에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굳어지는 듯했다.

장신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신학교육부가 서명한 학생들의 목사 고시 응시 자격을 박탈하려 한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재학생(학부, 신대원) 40명 명단을 쥐고 학교를 흔들고 있다", "이번에는 학교도 학생들을 못 도와준다"는 식의 이야기가 떠돌았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학우회를 중심으로 서명 철회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간접적으로 소식을 들었을 뿐 출처는 모른다고 했다. 한 학생은 "살생부로 불리는 '재학생 40명 명단'은 우리도 모르는 내용이다. '가짜 뉴스'가 틀림없는데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학생들의 불안만 가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모 교수에게 '학년 진급을 위해서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데, 서명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목사 고시 응시도 못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실제 다음 날 <한국기독공보>에 그 기사가 났더라. 동성애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다가 목회도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장신대 안에 떠도는 소문과 관련해 신학교육부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으로 장신대가 시끄러운 가운데, 총회 신학교육부는 학생들을 색출·징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신학교육부 동성애대책위원장 곽재욱 목사는 6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의에서 강경한 이야기도 나온 게 사실이지만, 학생들을 징계하기로 결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동성애 지지가 아닌 징계 반대를 위해 서명에 임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징계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곽 목사는 "100명이 넘는 학생을 조사·징계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 잘못하면 교단의 소중한 자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학교로서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

근거도 없는 소문이 떠도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곽 목사는 "이런 방식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종교재판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학생을 희생시킬 수 있겠는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