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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매달 첫째 주 일요일,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예배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06.04  15: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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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이 강했고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 주던 아이, 구.태.민."
"NASA 우주 과학자를 꿈꾸던 낙천적이고 언제나 잘 웃는 '미소 천사', 이.영.만."
"학교와 운동, 우유. 세 가지를 가장 좋아했고 재외 교포를 돕는 외교관이 꿈이었던 아이, 서.재.능."
"말도 잘하고 마음도 따뜻해 어머니가 많이 의지했던 아들, 신.호.성."
(후략)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예배에 참석한 그리스도인들은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6반 아이들 25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하나의 이름은 하나의 세계다. 304개의 펼쳐지지 못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기억했다. 세월호 가족들 말대로 "기억은 치유와 변화를" 불러온다.

예배는 6월 3일 일요일 화랑유원지에서 열렸다. 가족들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안산 합동 분향소 기독교 예배실에서 매주 목요일 기도회와 주일예배를 진행했다. 안산시가 참사 4주기를 기점으로 합동 분향소와 관련 시설을 모두 철거하면서 분향소 예배도 잠정 중단됐다.

세월호 가족들은 2주 정도 휴식기를 보낸 뒤, 5월부터 주일예배를 시작했다. 예배는 매달 첫째 주 오후 5시에 열린다. 장소는 화랑유원지 오토캠핑장 우측 산책로다. 오토캠핑장 정문을 지나 오른쪽 샛길로 조금 걸으면 나오는 작은 공터다. 여기에 서면 416생명안전공원이 조성될 부지가 보인다.

세월호 가족들과 기독교인들은 416생명안전공원이 들어올 부지를 바라보며 예배를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예은 엄마 박은희 전도사가 예배를 인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예배에 참석한 예은 엄마, 창현 엄마, 시찬 엄마·아빠, 아라 엄마·아빠 등을 비롯해 안산 및 여러 지역에서 온 기독교인 50여 명은 416생명안전공원 예정 부지를 바라보며 앉았다. 몇몇은 공터에 방치된 돌 위에 걸터앉고, 일부는 준비해 온 돗자리에 앉았다. 자리가 부족해 풀을 깔개 삼아 땅바닥에 앉은 이도 있었다. 뜨거운 뙤약볕이 목 뒤로 내리쬐었다.

6월 예배에서는 6반 아이들을 추모했다. 참석자들은 사전에 받은 종이에 적힌, 단원고 2학년 6반 아이들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렇게 매달 각 반 아이들 이름을 부르고 생전 모습을 기억하는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설교를 맡은 신현승 목사(감리회연수원)는 "이스라엘 민족 대다수가 바알신을 섬기는 모습을 보고 엘리야 선지자가 실의에 빠졌을 때, 하나님은 아직 우상에 무릎 꿇지 않은 7000명이 남아 있다고 말씀했다. 기독교는 남은 자들의 종교다. 여기에 모인 여러분도 남은 자들이다. 하나님은 남은 자들을 통해 역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시는 분이다"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6반 아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피켓을 들고 화랑유원지를 행진하는 참석자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월호 가족들과 참석자들은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 조사 △6·13 지방선거와 북미 회담, 생명 안전 공원 조성 △특조위와 416재단, 세월호 가족들의 활동을 위해 기도했다.

예배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피켓을 들고 화랑유원지 주변을 행진했다. "이 나라를 바꿔 줘서, 안산의 시민들에게, 세월호 아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혐오는 증오와 분열을, 기억은 치유와 변화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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