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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공원 폄훼, 정치적 이득 위해 주민 분열 조장하는 것"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후보자, '납골당' 운운…다시 거리로 나온 세월호 가족들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06.04  15: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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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6월 3일 일요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동명상가 앞. 주말을 맞은 도시는 데이트하는 연인들, 외식을 즐기러 나온 가족들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간간이 들리는 후보자 홍보 소리가 지방선거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었다.

이들 사이로 노란 옷을 입은 사람 30여 명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건넸다. 세월호 가족들과 416연대 회원들이었다. "안산이 품고 세계가 찾는 밝고 희망찬 국제 안전 도시 시민 친화 숲 공원", "416생명안전공원에 대한 폄훼, 정치적 악용 STOP! OUT!"이라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세월호 가족들은 이날 '416생명안전공원 진실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416생명안전공원과 관련한 허위 사실이 안산 지역 주민에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6월 2일부터 지방선거 전날인 6월 12일까지 캠페인을 할 계획이다. 가족들은 일부 후보자가 정치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세월호를 악용하고 지역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 세월호 유가족이 416생명안전공원 조성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산 지역 지자체 후보자들은 세월호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후보자들은 416생명안전공원에 '납골당 프레임'을 덧씌웠다. "화랑유원지 납골당 전면 백지화"라고 적은 현수막을 안산 지역 아파트와 상가 곳곳에 매달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이혜경 안산시의원 후보는 공보물에 "집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묻지 않잖아요?"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비하했다. 또 다른 홍보물에는 "범죄 도시 이미지 안산! 추모 공원 있는 안산! 이런 안산에서 누가 살겠습니까"라는 문구를 넣어, 416생명안전공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민근 안산시장 후보는 통계청이 2016년에 발표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표를 소개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슬픔에 빠진 안산을 살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이 홍보물에는 안산시 자살률이 경기도 평균 수치보다 높게 나왔고, 하단에는 "화랑유원지 봉안 시설 백지화"라고 적힌 붉은 막대표를 두었다. 마치, 세월호 참사 때문에 안산시 자살률이 높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다.

'납골당' 프레임으로 안산 주민 오해
건설적인 정책보다 세월호 악용

이날 거리에서 만난 416가족협의회 찬호 아빠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산 지역 주민 모두가 피해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정치인들이 정말로 국민을 사랑하고 사회를 바르게 이끌겠다고 한다면,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정책을 제안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주민의 아픔을 이용하고 분열을 획책하는 건 도를 넘은 행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정치인들의 '납골당' 프레임으로 많은 주민이 416생명안전공원을 오해하고 있다고 했다. 고잔동에서 만난 어떤 주민은 그에게 "왜 화랑유원지에 화장터를 만들려고 하는 거냐", "인근 주민들이 냄새로 피해받는 건 어떻게 보상할 거냐"고 항의할 정도였다. 전 위원장은 "처음에는 주민들이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반대 입장을 피력하지만, 오해를 풀고 개념만 바르게 잡아 주면 다들 수긍하고 좋아한다"고 했다.

예은 아빠 유경근 집행위원장도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어제(2일) 처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상인들을 만났는데, 이들도 416생명안전공원을 잘 모르고 있었다. 안전공원이 어떤 공간인지 그 자리에서 설명하니까, '그렇게 좋은 거면 당장 수용해야지'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가족들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캠페인을 시작한 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 악의적으로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것 같다. 엄마와 아빠가 거리로 나온 건 잘못된 여론에 맞서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416생명안전공원을 제대로 전한다면, 대다수 주민이 동의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우 엄마 노선자 씨도 "그동안 안산시가 반대 측 여론을 살피느라 416생명안전공원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지역사회에 자세히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았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안산 지역 주민이 모두 의식이 있다. 416생명안전공원을 있는 그대로만 소개한다면, 다들 충분히 용인할 것이다"고 했다.

가족들은 지방선거 전날인 6월 12일까지 안전공원과 관련한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캠페인을 계속할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월호 참사 생존자 아빠 장동원 씨(사진 왼쪽)가 시민들에게 안전공원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안산시는 2월 20일 기자회견에서, 화랑유원지에 416생명안전공원을 만들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화랑유원지 전체 면적에서 3.8%에 해당하는 오토캠핑장 미조성 부지에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걱정하는 봉안 시설은 약 200평 이내로, 전체 면적의 0.1%다.

많은 나라가 국내 커다란 재난이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왔다. 대표적 공간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 추모 공간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9·11 테러 추모 공간 미국 뉴욕 그라운드제로, 폭력 사태 희생자 추모 공간 멕시코 차풀페텍 메모리얼파크 등이 있다. 오늘날 이곳들은 전 세계 관광객들이 꼭 찾는 명소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정부 합동 영결 추도식에서 416생명안전공원이 기념비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추모하는 그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중략) 안산시민과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 공모를 진행해 친환경 디자인으로 시민 친화적 공원을 만들고,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문화 복합 시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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