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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 폭로에 갑자기 사임한 목사

사실관계 부인 "은퇴 얼마 남지 않아 잠잠하게 처리"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5.30  14: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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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충남 태안 ㅅ교회 유 아무개 담임목사가 8년 전 유부녀 교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 목사는 사실을 부인했지만, 교인들이 폭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문제가 공론화했다. 30년간 ㅅ교회에서 목회하고 정년을 2년 앞둔 유 목사는, 논란이 커지자 갑자기 고별 설교를 하고 5월 27일 자로 교회를 사임했다.

ㅅ교회 A 권사는 올해 4월, 유 목사가 8년 전 교인을 성폭행한 사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0년, 지인 B의 집에 갔다가 유 목사가 B에게 맞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다. B는 유 목사가 자신의 아내 C를 성폭행했다며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A 권사는 유 목사가 손해배상 명목으로 건넨 돈을 B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았다고 주장했다. 교회 한 장로가 2억 원이 든 통장을 A 권사에게 주었고, A 권사는 이를 받아 B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B는 통장을 받지 않았다.

이 사실은 B·C 부부와 A 권사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사실이 완전히 감춰질 수는 없었다. 교인 몇 명이 A 권사에게, 유 목사에게 성 문제가 있었느냐고 물어봤다. A 권사는 '양심 고백'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입을 열자 곧 교회 내 소문이 퍼졌다.

태안에서 30년간 목회한 한 목사가 8년 전 교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돌연 사임했다. 목사는 사실관계를 부인했지만 "법적 투쟁하지 않는 게 목회 철학"이라며 조용히 교회를 떠났다고 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교회 중직자들은 담임목사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트렸다는 이유로 A 권사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A 권사는 4월 15일 주일예배 시간 교인들 앞에 섰다. 그는 "몇몇 교인이 찾아와 묻기에 얘기해 줬다. 참아야 했는데 입 벌려 말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없는 소리를 지어낸 것은 아니라고 했다. 교회에서 유 목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허위 사실 유포로 자신을 고소하면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유 목사는 몇 주간 교회 부목사인 아들에게 설교를 맡기기도 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ㅅ교회 교인들은 "유 목사가 한 달 후인 5월 6일 돌아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설교하고, 다음 주(13일)에는 유아세례를 하겠다는 광고까지 했다"며 분노했다. 성범죄 의혹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유아세례를 줄 수 있느냐고 했다.

교인들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5월 8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나서서 이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사실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면서 유 목사 이름이 세간에 오르내렸다.

유아세례를 하겠다던 5월 13일, 유 목사는 갑자기 '고별 설교'를 했다. 그는 울먹이며 "'오직 예수'의 목회를 교인들이 잘 따라 주었다. 30년간 나의 성격·약점·단점·허물에도 나를 잘 따라 주고 사랑하고 협력해 준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다. 더 섬겨 주지 못하고 섭섭하게 한 게 있다면 용서하기 바란다. 교인을 자상하게 섬기지 못하고 다정하고 부드럽게 하지 못한 점도 주님의 사랑으로 덮어 주시고 용서해 달라. 교인 여러분 진실로 사랑한다"며 설교를 끝냈다. 성폭행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ㅅ교회는 5월 27일 구역인사위원회를 열어, 유 목사와 아들 목사를 면免 처리하고, 후임 목사를 청빙하는 선에서 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유 목사에게 별도의 예우나 퇴직금이 따라붙지는 않았다. 유 목사는 이미 수년 전 퇴직금 명목으로 3억 원가량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안 ㅅ교회 교인들이 8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유 목사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유 목사 규탄 기자회견을 연 교인 중 한 명은 5월 2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교회 안에 유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어떤 장로는 유 목사를 원로목사 대우해서 소속만 남겨 두자고 제안하더라. 다른 교인들은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사실 일전에 지급한 퇴직금 3억 원도 환수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에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8년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목회를 해 왔다는 게 너무 충격이다. 끝까지 두루뭉술하게 잘못했다고만 할 뿐, 잘못에 대해 정확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목사를 우상화하고 견제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싶으나,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을 게 염려돼 법적 조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유 목사는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교인 7~8명이 시끄럽게 한 건데, 내가 은퇴할 때 다 됐으니 그냥 잠잠하게 하려고 사임했다. 내 목회 철학이 교회 문제를 법적으로 다투지 않는 것이다. 장로들도 내가 은퇴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냥 (법적 대응)하지 말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사과 없이 '사임'으로 끝
감리사 "잘 처리…지방에서 할 일 없다"
"피해자 대신 제삼자가 인정·용서할 권한 없어"

성폭력 의혹이 있는 목사가 또다시 제대로 된 징계나 처벌을 받지 않고 교회를 사임하는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피해자와 교인들을 향한 정확한 사과도 없었다.

ㅅ교회가 소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교리와장정 재판법에 따르면, '부적절한 결혼 또는 부적절한 성관계를 하거나 간음하였을 때' 최대 출교까지 처할 수 있다. 교회 재판을 하지 않더라도, 지방회마다 '교역자특별조사처리위원회'를 두고 도덕적·윤리적 문제를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보를 받은 게 아닌 '인지 사건'이라 하더라도 조사할 수 있다. 지방회 상위 기관 연회에도 같은 기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ㅅ교회가 속한 태안지방은 유 목사에 대해 추가로 조치하지 않았다. 박 아무개 감리사는 사건 처리 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잘 처리됐다"고만 답했다. 자격 심사 등 유 목사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지방 차원에서 논의한 것이 있는지 묻자 "지방에서 할 일이 아니다. 논의할 게 없다"고 말했다.

감리회 양성평등위원장 홍보연 목사는 목회자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때, 교회나 교단이 단순히 목회자를 사임 처리하고 끝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5월 28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과도 하지 않은 사람을 제3자가 인정해 주고 용서해 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냥 '재수 없는 목사'라고 생각하고 빨리 처리하려 하면 안 된다. 이미 사건이 드러났다면 공정하게 처리해야 피해자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고, 재발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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