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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0~50만 원" 저임금에 재정 불투명 '기쁨의집'

탈퇴자들 성토 줄이어…김정분 선교사 "직장 아닌 사역지"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8.05.24  2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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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집 공동체 구성원들은 30년간 함께 일하면서 공동생활을 해 왔다. 기쁨의집을 나온 이들은 저임금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역이 일이고, 일이 곧 사역이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30년간 '기독교 문화 사역'을 해 온 공동체 '기쁨의집' 모토다. 기쁨의집 구성원들은 같이 일하면서 숙식도 해결했다. 사역을 통한 수익은 차등 분배했다. 형편이 어렵거나, 가정이 있는 사람에게 월급(기쁨의집에서는 '생활비'라고 부른다 – 기자 주)이 좀 더 돌아가는 구조였다. 기쁨의집 구성원들은 적게는 월 1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을 받았다.

공동체원들은 적게 받아도 자급자족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을 나온 후 기쁨의집이 비상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임금체계와 불투명한 재정이 문제였다. 취재 결과, 기쁨의집 공동체원들은 지금도 최저임금에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고, 정확한 재정 상태는 총무 부부를 제외하고 아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퇴자들 이구동성
"임금체계 변화 주고,
재정 투명성 확보해야"
총무 부부, 호화 생활 의혹 제기

"20살에 들어가서 17년간 있었다. 영업팀에서 일했는데, IMF 전까지 5~10만 원을 받았다.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고 나서 50만 원을 받았다." - 탈퇴자 A

"<CCM LOOK> 기자 활동 시기를 포함해 기쁨의집에서 7년간 지냈다. 취재비와 식비만 받았다. 따로 월급은 나오지 않았다." - 탈퇴자 B

"20년간 거기서 지냈다. 용돈은 10년 전부터 받았는데, 매달 10만 원씩 주더라." - 탈퇴자 C

기쁨의집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탈퇴한 이들은 임금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일했고, 여름과 겨울 수련회 시즌에는 밤샘 작업까지 했다고 했다. 노동 대가에 비해 월급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물론 공동 숙소에서 잠을 자고 끼니도 해결했다. 이외에도 기쁨의집은 치료비와 경조사비 등을 제공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반적인 생활이 될 수가 없었다. 탈퇴자들은 공동체 안에서 생활할 때는 문제의식을 못 느꼈지만, 기쁨의집 울타리를 벗어나고 보니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A는 "총무 부부에게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50만 원 받으면서 어떻게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나. 살기 위해서 (기쁨의집을) 나왔다. 지금 영업 일을 하고 있는데, 수입은 비교가 안 된다"고 했다.

B는 "문화 사역하면서 생활도 가능할 줄 알고 들어간 게 문제였다. 분명 사역은 하는데, 생활이 안 됐다. 이 점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게 들었고,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일찍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C는 워낙 적은 돈을 받다 보니 경제관념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한 달 10만 원을 받았는데, 저축할 생각도 안 했다. 그 돈으로 우유와 과일을 사 먹었다"고 했다. 탈퇴자들은 "젊음을 다 바친 그곳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기쁨의집은 기독교 팬시 용품을 디자인하고 판매해 왔다. 이 수익으로 공동체를 운영해 온 총무 부부는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기쁨의집 홈페이지 갈무리

재정 상황도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고 했다. 총무 부부는 사역이 잘 안될 때마다 "빚내서 용돈을 준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출과 수익에 관한 정보는 공동체원들에게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기쁨의집에서 20년간 활동하다 탈퇴한 D는 올해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최고 리더 한 사람뿐이다. 돈의 분배에 대한 기준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총무 부부의 생활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공동체에 소속된 성인 40여 명은 숙소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다. 반면, 총무 부부는 40평대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총무 부부가 사는 집에 공동체 여성 2명이 함께 지내면서, 식사와 빨래, 집안 청소 등을 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A는 "평소에는 평등한 공동체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좋은 아파트와 차를 가지고 있다. 괴리감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임금체계에 변화를 주고, 재정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퇴자들은 기쁨의집의 또 다른 문제로 '헌신 강요'를 들었다. 주 업무 외에도 봉사, 손님 접대 등을 수시로 했다고 말했다. 휴식을 누리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평소 부모님처럼 따르는 총무 부부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기쁨의집은 직장 아닌 사역지
생활비 부족하나 숙식 등 혜택 제공
재정 투명성 확보하고
올해 안으로 사역과 일 분리"

기자는 총무 부부 입장을 듣기 위해 5월 16일 고양시 내유동에 있는 기쁨의집을 직접 찾았다. 이곳에서 '부장님', '엄마'로 통하는 김정분 선교사를 만났다. 수술을 받아 요양 중인 이성국 총무는 22일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정분 선교사는 최근 기쁨의집에 제기된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임금체계에 대해 해명하고픈 말이 많은 듯했다. 김 선교사는 인터뷰 내내 기쁨의집은 직장이 아니라 '사역지'라고 강변했다. 사역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곳이지 직장이 아니라고 했다.

생활비는 부족해도 여러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선교사는 "숙식뿐만 아니라 영업용 자동차, 치료비, 경조사비 등을 지원해 준다. 장가와 시집을 가면 혼수까지 해 준다. 여기는 완전한 가족 공동체다"고 말했다.

아무리 가족 공동체라고 해도 노동의 대가는 정당하게 지급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선교사는 "한 달 매출이 5000만 원도 안 된다. 수익은 30%에 불과하다. 이 수익으로 40여 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도 벅차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생활이 어려울 때마다 대출을 받았다고 했다. 현재 기쁨의집 앞으로 된 부채만 20억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성국 총무는 "재정은 플러스보다 마이너스였을 때가 많았다. 여유가 없다 보니, 아내가 외부 강연을 통해 받은 돈으로 공동체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했다. 지체들의 서운한 마음을 이해하고 수용하지만, 우리가 재정을 다른 데 허투루 쓴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정분 선교사는 지난 30년간 공동체 재정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자녀가 없다. 엄마의 심정으로 공동체를 이끌어 왔는데, 빚이 있다는 걸 식구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재정 투명성과 관련해 김 선교사는 "(재정 공개와 관련한) 이야기가 전부터 있어 왔는데, 총무님도 이 부분은 잘 모른다. 공개를 안 한 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체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혼자 관리해 왔는데, 변화를 주겠다. 우리 부부도 아파트 대출이자 70~80만 원 정도밖에 안 받는다"고 말했다.

아파트 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선교사 역시 한때 식구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몸이 갑자기 안 좋아졌고, 따로 살 공간을 마련했다고 했다.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는 기쁨의집에서 목회를 담당하는 김 아무개 목사 이름으로 돼 있다고 했다.

자매들을 가정부처럼 대한다는 주장에 대해, 김 선교사는 "여자는 박사 학위를 받아도 살림을 해야 한다. 보통 자매 2명을 데려다가 내가 생활적인 부분을 가르쳤다. 엄마와 딸의 관계처럼. 그러다 보니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전에는 다른 가정이 우리와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공동체원들에게 헌신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힘들면 쉬게 해 주고, 봉사도 자율적으로 맡겼다. 결코 헌신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했다.

기쁨의집을 운영해 온 이성국, 김정분 부부는 재정 시스템에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쁨의집 공동체원들이 예배하는 좋은땅교회 예배당 내부 모습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최근 기쁨의집 논란과 관련해 김정분 선교사는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사역과 일을 분리해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분리 작업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영업은 완전히 다른 분에게 넘기고, 우리는 사역만 하겠다. 후원이 됐든 뭐가 됐든 빵은 우리가 직접 챙기겠다. 여기 있는 분들은 재능이 아주 많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성국 총무는 "재정에 대한 고민이 크다. 기독교 팬시 사업 규모도 줄고 있어서 대안을 찾는 과정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역량의 한계도 느끼고 있어서, 후배들이 앞장설 수 있게 뒤로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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