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온누리교회 A 목사가 주일예배 설교에서 지구가 속한 은하계가 우주 중심에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A 목사는 천문학 보고서를 인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천문학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5월 20일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1·3부 예배에서 나왔다. A 목사는 미국에서 열린 창조과학 투어에서 깨달은 바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천문학 보고서에 의하면, 놀라운 발견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주에 우리 은하계뿐만 아니라 수천억 개의 은하계가 있다고 밝혀졌는데, 놀랍게도 그 은하계들이 무질서하게 퍼져 있는 게 아니라 지구가 있는 우리의 갤럭시를 중심으로 너무나 질서 정연하게 위치를 잡고 있고, 그 한가운데 태양계에 속해 있는 우리 은하계가 한 중심에 있다는 거다."

지구가 속한 은하계가 우주 중심에 있다는 주장이다. 빅뱅 이론에 의하면 수천억 개 은하계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질서 정연하게 위치하고 있다며 빅뱅 이론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온누리교회 A 목사 설교를 근거 없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온누리교회 설교 동영상 갈무리

"유신론적 진화론 확산하며 한국교회 위협,
창세기는 신화 아닌 사실 담은 책"

A 목사는 빅뱅 이론뿐 아니라 '날-시대 이론'도 지적했다. '날-시대 이론'은 창세기 1장에 나오는 하루를 1일(day)이 아닌 한 '시대'로 본다. 그는 "창세기 1장을 보면 첫날 지구를 만들고 4일째 태양을 창조한다. 많은 사람이 태양도 없는데 어떻게 하루를 계산할 수 있냐고 묻는다. 하루 24시간은 자전으로 판단한다. 태양이 있기 전 지구를 창조했기 때문에 자전으로 24시간을 계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설교 시간 내내 A 목사는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변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세기는 신화가 아니라 사실을 담은 책이라며 진화론을 인정하면 성경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A 목사는 최근 몇몇 기독교인 학자를 중심으로 유신론적 진화론이 한국교회에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복음주의 계열 교회가 유신론적 진화론에 의해 단계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교회도 그러한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닌지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다.

국내 천문학자들
"3차원 속 인간, 4차원 우주 전체 규명 어려워"
"근거 없는 주장, 출처도 불명확"

국내 천문학자들은 A 목사 발언에 대해 "과학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한국천문학회 성환경 이사는, A 목사 발언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은 3차원 세계에서 살지만, 우주는 '시간'이라는 개념까지 추가해 4차원 세계로 본다. 우주 전체를 파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구가 속한 은하계가 우주 중심에 있다는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성 이사는 "1600년대 천동설이 깨졌을 때도 많은 사람이 지구가 속한 태양계가 은하계 중심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1920년대 망원경이 발전하면서 지구가 은하계 변방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기술로 인식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A 목사의 발언은 과학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고 말했다.

우종학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비판을 하는 건 좋지만 어떤 주장을 펼치려면 최소한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출처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학계가 인정하고 있는 주류 이론을 무시하는 건 옳지 못하다. 어떤 자료를 인용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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