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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파격 행보, '경제' 관점으로 봐야 뚫린다

서울대 김병연 교수 "북한 경제 지탱하는 건 무역과 시장…경협 방법 다양화해야"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05.15  14: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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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부)는 5월 15일 평화통일연대가 주최한 월례 세미나에서 경제학 관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를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북한은 더 이상 '공산주의'를 경제모델로 삼는 국가가 아니다. 북한이라고 하면, 배급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주민들 모습이 떠오를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울대 경제학부 김병연 교수는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실질적 두 축은 '무역'과 '시장'이며, 북한 주민 소득 70%가 시장을 통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출판부에서 나온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북한 경제 베일 벗기기)> 저자 김병연 교수는 5월 15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열린 평화통일연대(박종화 이사장, 윤은주 사무총장) 월례 세미나에서, 경제학자 시각으로 분석한 북한 경제 현주소를 전달했다. 김 교수 설명을 들어 보면, 북한이 핵 포기를 전제로 협상 테이블에 나온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북한 고위층 주요 수입원 '무역'
대북 제재로 통로 막혀 급감
주민들 삶까지 여파

김병연 교수는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자립 경제, 국산화, 과학기술 등을 주장하는데 이는 현재 북한 경제 수준과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북한 주민은 시장 활동에서 버는 돈으로, 중간 관료는 시장 활동의 뒤를 봐주고 받는 뇌물로, 김정은을 비롯한 권력층은 무역을 통한 외화로 벌이를 하는 구조라고 했다.

그런데 미국과 국제사회가 공조한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띠면서 무역 기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그동안 무역에서 번 돈과 소비재 일부가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주민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였는데, 무역이 무너지면서 시장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교수에 따르면, 2014년 북한 무역 의존도는 약 52%였다. 무역 의존도는 한 나라 경제의 개방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2008년 이후부터 광물값이 급등하면서 북한은 외화 벌이에 재미를 봤다. 하지만 2017년 3월부터 중국이 대북 제재에 참여하고, 이것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김정은 정권이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 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일등 공신은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대북 제재'라고 봤다.

대북 제재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북한 지도층에 실질적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수단이다. 김병연 교수는 제재가 시장에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만약 무역이 무너져 시장이 타격을 입기 시작하면 정치적으로 김정은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에 집중하는 노선으로 방향을 갈아탄 것이라고 했다.

북한 특성 이해해야
성장도 지속 가능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경제협력 방법은 다양해질 수 있다. 김병연 교수는 현재 미국이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만 없애는 선에서 핵 포기 협상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며 그런 상황은 한국이 피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의 협상 상황을 보면서 경협 방법을 타진하면 좋겠다고 했다.

김병연 교수는 김정은을 비롯한 권력층의 수입 대부분이 무역을 통한 외화 벌이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대북 제재가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흔히들 북한 저임금과 그 수준을 뛰어넘는 양질의 노동력 덕분에 북한과 경제협력이 이상적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김병연 교수는 북한이 만약 연 7% 규모로 경제성장을 이어 간다면 10년 안에 북한 노동자 임금은 지금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개성공단 같은 공단은, 북한이 성장하면 할수록 빠르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병연 교수는 북한에 필요한 것을 생각하면서 경제협력의 얼개를 짜야 한다고 했다. 현재 북한에 필요한 것은 경제성장, 체제 전환, 남북 통합인데, 그동안 이런 이해 없이 남한에 좋은 것이 북한에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북한을 지원해 온 측면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알지 못하고 세운 정책은 잘될 수 없다며, 앞으로 경제협력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북한 광산 같은 경우 러시아·중국을 끌어들여 공동 개발과 관리를 하고 여기에서 얻은 이익은 북한 주민에 돌려주는 식으로 관리하면 좋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유럽 통합의 출발이 전쟁 필수 물자였던 석탄·철강을 공동 소유한 데 있었음을 지적하며, 평화는 경제통합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에서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주민들 의식이 바뀌고 있는 점도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김병연 교수는 전했다. 그동안 집단 속에 일원으로 살던 사람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인식하는 중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북한 인적 자본을 교육하는 것도 통일을 위한 준비라며 한국교회가 한국에 있는 북한 이탈 주민들을 교육하는 것도 고려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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