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목사 5명이 나와 지역 교회 담임목사로서 명성교회 세습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얘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명성교회 세습 철회와 교회 개혁을 위한 6차 기도회가 5월 10일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에서 열렸다. 목회 세습이 한국교회를 심각하게 병들게 만든다고 생각한 장신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하고 한국교회가 갱신되기를 바라며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한 번 기도회를 열고 있다.

주최 측은 기도회를 시작하기 앞서 목회자 대담회를 열었다. 고형진 목사(강남동산교회), 이상갑 목사(산본교회), 이장호 목사(높은뜻광성교회), 정종훈 목사(연세대학교회), 조주희 목사(성암교회)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명성교회와 같은 교단에 있는 목회자로서, 명성교회 세습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이장호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을 복잡하게 생각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이 제정한 세습금지법을 명백히 어겼다고 했다. 그는 "명성교회가 위법인 걸 뻔히 알면서도 마치 보란 듯이 실력 행사로 세습을 강행했다.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고 했다.

정종훈 목사 역시 "명성교회 세습이 범죄"라며 이장호 목사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명성교회가 △하나님 △교회 △사회 △양심 등 네 영역에서 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아울러 김삼환·김하나 목사는 주범이고, 세습에 동의하거나 침묵하는 명성교회 교인들은 동조범이라고 했다. 개교회 일탈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고 있는 교단 원로들을 향해서는 교사범이라고 비판했다.

청년 사역을 17년째 하고 있는 이상갑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이 많은 청년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세습을 비롯해 목회자 성 문제, 재정 비리 때문에 실족하는 청년들 수가 상당하다. 명성교회는 자신들 때문에 많은 이가 상처받고 교회를 떠났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주희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 사태를 보고 처음에는 분노가 일었지만 나중에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김삼환·김하나 목사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세습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더 이상 사람들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고, 교회가 사회에서 버림 받는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고형진 목사 역시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 세습이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 상황을 보여 준다고 했다. 그는 명성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세습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큰 시사점이 있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이번 기회에 갱신하지 않으면 파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 같다고 했다. 고 목사는 이번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개교회, 신학교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신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한 번  세습 철회 기도회를 열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오대식 목사는 세습 반대 운동이 교회 갱신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날 기도회에서는 오대식 목사(높은뜻덕소교회)가 설교를 전했다. 오 목사는 디모데후서에 나오는 질그릇 예화를 소개하며 "금그릇·은그릇·질그릇 중 하나님이 원하는 것은 그릇의 재질이나 크기가 아니다. 얼마나 깨끗한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교회 규모와 교인 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볼 때가 있다며,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갱신하고 바로 서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습 반대가 교회 갱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오 목사는 말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지니고 있는 기준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해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과 성공보다 자기를 비우고 깨끗게 하는 것을 더 우선으로 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를 들은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기도했다. △명성교회가 악습에서 떠나 거룩한 교회가 되도록 △교단 총회 재판국이 담대히 진리를 수호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타락·탈선·불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간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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