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한국 개신교는 외국인 차별과 편견이 심한 그룹 중 하나다. 무슬림을 향한 혐오와 경계가 심각하고,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리는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가 올해 3월 발간한 <'이웃 사랑'은 가능할까?>(서범규·유영 지음)는 교계에 만연한 이슬람포비아를 지적하며 교회가 무슬림의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 혐오 현상을 생산하는 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주체는 한국 개신교이다. 왜냐하면, 현재까지의 이슬람 혐오 언표와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개신교 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27쪽)

"종교가 갈등의 원천이 아니라 평화를 앞당기는 힘이 될 수 있을까?"(조나단 삭스) 저자는 철학자이자 유대교 신학자 조나단 삭스가 던진 질문을 인용하며 오늘날 한국교회 역할을 고민한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종교라는 이름으로 전쟁과 갈등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며 폭력을 막는 단 하나의 해독제는 '대화와 소통'이라고 강조한다.

<'이웃 사랑'은 가능할까?> / 서영규·유영 지음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펴냄 / 190쪽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간 대화와 상생을 위한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다. 자기 종교의 우월성만 강조하고 이웃 종교와의 대화를 거절하거나 배척할 때 민족의 분열, 국가와 민족 간의 전쟁, 국가 분리 등 부정적이며 참혹한 결과가 초래됐고 지금도 비극을 겪고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37쪽)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하나님나라를 선포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길은 선긋기와 미움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선택하는 생명과 평화의 길이다. 낯선 이의 얼굴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안으로만 향해 있던 시선을 돌려 테두리 밖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평화로운 대화를 열어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평화의 도구가 아닌 분쟁과 갈등의 도구가 될 것이다."(42쪽)

책에는 우리 곁에 사는 평범한 무슬림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노동자 리 파트(가명) 부부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팔레스타인 유학생 칼리드(가명)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이들의 모습은 국적과 종교 피부색만 달랐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는 보통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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