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가 4월 19일 성폭력 역고소 증가 실태를 조명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 한국성폭력상담소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인터넷 검색창에 '성범죄 변호사'라고 입력하면 '전문가'를 자처하는 변호인들 광고가 주르륵 뜬다. 이들은 형사 전문을 표방하며 최대한 성폭력 가해자의 억울함을 덜게 해 주겠다고 자신한다. 그중 한곳의 홈페이지를 클릭해 보면 유죄판결을 받을 뻔한 의뢰인을 어떻게 무혐의, 기소유예로 이끌었는지 1600건이 넘는 '성공 사례'로 도배돼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이미경 소장)가 4월 19일 개최한 '의심에서 지지로, 성폭력 역고소를 해체하다'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새로운 돈벌이 수단이 된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김보화 책임연구원은 '성폭력 전문' 로펌들이 증가하면서 시장이 과열되는 현상을 보인다고 했다. 아무리 피고인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지만 성폭력 가해자를 변호하는 변호사들의 광고 행위는 도를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김보화 책임연구원이 소개한 '성폭력 전문 로펌'에는 현재 문대식 씨를 변호하고 있는 ㄹ법무법인도 포함돼 있다. ㄹ법무법인은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성폭행 변호사'라고 입력하면 검색이 되는 곳이다. 이곳 홈페이지에 가면 수많은 성범죄를 갖은 노력 끝에 무죄로 이끌었다는 사례들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이 사건은 일반 도촬 사건이 아니라 피해자가 미성년자이며 아주 내밀한 부분인 성교 당시를 촬영한 동영상이라는 점, 성인 사이트에 이를 업로드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재차 유포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실형 선고가 예상되던 사건입니다. ㄹ법무법인은 경찰 조사 참여, 변호인 의견서 작성 및 제출, 검사실 방문 등을 통해 1)피의자가 대기업에 재직 중이나 현재 경제적 매우 어려운 점 2)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피해자와 거액을 주고 합의한 점 3)스스로 업로드한 동영상을 모두 삭제하였다는 점 등을 주장한 결과 피의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ㄹ법무법인이 언급한 성공 사례 중 하나다. 항소심까지 간 끝에 강제 추행에서 피고인의 무죄를 이끌어냈고, 강간 혐의를 받던 피의자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게 했다는 등의 사례가 줄을 잇는다.

ㄹ법무법인은 현재 문대식 씨 사건을 1심부터 맡아서 변호하고 있다. 최근 열린 2심 공판에서는 교회 교인을 증인으로 신청해 문대식 씨 무죄를 주장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문대식 씨 항소심에서 ㄹ법무법인은 문대식 씨가 피해 교인들과 모두 사귀는 사이였고, 성행위에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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