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중앙교회는 이재록 목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만민중앙교회 교인들은 이재록 목사를 '목자님'이라고 부른다. '목자님'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이들의 폭로로 세간이 시끄러웠지만 만민중앙교회는 견고했다. 교역자와 교인들은 4월 15일 예배 시간 내내 이재록 목사의 업적을 추어올렸다. 이번 사건을 하나님의 테스트로 받아들이고 회복·도약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 입구는 여느 때처럼 인산인해를 이뤘다. 만민중앙교회는 출석 교인만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배당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채 3~4분 대기해야 했다. 예배 시간 전인데도 본당이 꽉 차 들어가지 못한 교인들은 바로 옆 옛 예배당으로 이동했다.

예배당 곳곳에는 이재록 목사의 업적을 강조하는 사진, 현수막, 포스터 등이 걸려 있었다. 외곽 벽면에는 "목자님의 재창조의 권능의 기도로 이동 경로가 변경되고 소멸된 허리케인 어마, 모든 영광 아버지 하나님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복도에는 이 목사의 기도로, 없던 쌍꺼풀이 생기고, 어린아이 화상이 치유되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사람이 다시 걷게 된 치유의 사례 등이 수없이 나열돼 있었다.

셀 수 없는 사람이 교회를 찾았지만, 정작 '권능의 당사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날 설교는 만민중앙교회 교역자회장 A 목사가 전했다. A 목사는 본격적인 설교에 앞서 '임플란트'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재록 목사의 지시에 따라 교회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의 치아 치료를 도울 예정이라고 알렸다. A 목사는 "목자님의 이런 선과 사랑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 좋은 뉴스감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교인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A 목사는 설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려움과 시험을 겪는다고 했다. 다니엘을 예로 들면서, 원수 마귀가 악한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을 거짓과 궤계로 누명을 씌워 죽이려 한다고 했다. A 목사는 "하나님은 다 알면서도 원수 마귀를 그냥 둘 때가 있다. 이 테스트 끝에는 영광과 기쁨이 있다. 우리도 테스트를 넘긴 적이 있다"고 말했다.

A 목사가 언급한 테스트는 1999년 MBC PD수첩 방송이다. 그는 당시 너무 힘들었지만, 이 일로 이재록 목사의 권능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했다. A 목사는 "2000년 3월 바다의 짠물이 단물(만민중앙교회는 이재록 목사의 기도로 무안 바닷물이 담수로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 주)로 바뀌는 영광을 맛봤다. 세상은 '거짓말이다', '조작이다' 했지만, 그 역사의 진실은 지금도 이어 오고 있다. 목자님의 기도로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하던 우간다·온두라스 사람들이 치유된 걸 봤다. 돈 주고 간증시켰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때 재정도 어려웠다. 목자님의 힘으로 이뤘다"고 했다.

이러한 권능은 아무나 얻지 못한다고 했다. A 목사는 "하나님이 큰 권능을 주길 원하는데, 아무에게나 못 준다. 그릇이 돼야 준다. 성결하고 흠이 없어야 한다. 하나님은 목자님에게 권능을 줬다. 왜? 시련과 연단을 줬는데 통과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록 목사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A 목사는 "지금 목자님이 테스트를 받는 게 아니라, 우리가 받고 있다. 새 예루살렘에 들어가는 게 합당한지 말이다. 우리는 시련을 극복해 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우리가 방송으로 슬픔을 겪은 만큼 방송으로 더 크게 역사하실 것이다. 이러한 일을 기대하고 나아가길 바란다. 목자님이 우리에게 말씀했다. 새 예루살렘에 들어갈 사람만 남았다고.(아멘) 힘차게 달려가자"고 말했다.

교인들은 설교 도중 '목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수시로 박수를 쳤다.

이재록 목사가 영상을 통해 신유 기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재록 목사는 이날 영상으로 두 번 등장했다. 설교가 끝난 다음 교인들을 위해 5분 정도 '치유 기도'를 했다. 예배가 완전히 끝난 뒤 한 번 더 나왔다. 웃으면서 교인들을 향해 양손을 흔들었다. 교인들도 다 같이 손을 흔들면서 영상 속 이 목사를 향해 인사했다.

이재록 목사는 현재 기도원에 거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 관계자는 "부활절이나 큰 행사가 있을 때만 오신다. 이런 방식으로 한 지 꽤 됐다. (목사님이) 연세도 있고, 교회에 (대체할) 부목사도 많고, 이유는 복합적이다"고 말했다.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교회 관계자는 "(성폭행은) 사실무근이다. 교회 공식 입장이다. 수사기관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곧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벽면에는 이재록 목사의 권능을 강조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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