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독립 교회 운동'이 한국에서 본격화한 지 20년을 맞고 있다. 1997년 박조준·김상복·김준곤 목사 등 교계 원로를 중심으로 한국독립교회연합(가칭) 구성이 논의됐고, 1998년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가 태동했다. 지나치게 정치화한 교단의 횡포나 세력화를 배격하고, 교회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여러 교회가 카이캄에 가입했다. 할렐루야교회(김상복 목사), 갈보리교회(박조준 목사) 등이 이 운동을 주도했고, 실제로 교단 권력의 탄압을 받은 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 등이 교단을 탈퇴해 카이캄으로 소속을 옮겼다.

독립 교회 운동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카이캄 역시 내부 운영 문제로 구성원 간 충돌을 빚으면서 분열했다. 카이캄 설립자 중 한 사람이던 박조준 목사는 2011년 카이캄에서 탈퇴해 '국제독립교회연합회'를 만들었다. 이후에도 카이캄은 특정인 장기 집권, 재정 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구성원 간 권력투쟁을 벌이며 내홍을 겪어 왔다.

이 중 일부가 나와 올해 초, 제3의 독립 교단 '대한예수교독립교단 한국개신교미래연합 총회'(한미연)을 만들었다. 초대 총회장은 최홍준 목사(부산 호산나교회 원로)가 됐다. 독립 교회 운동 역사의 두 번째 분열이다. 한미연은 4월 말 창립 대회를 열 예정이다.

윤세중 사무총장은 4월 1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최초로 독립 교회 '교단'을 선언했다. 교단이 하는 일은 크게 목사 안수와 소속 교회에 대한 행정적 개런티다. 목사 안수는 '교단'에서 줘야 한다. 지금까지 카이캄은 (사단법인인데도) 목사 안수를 줬다. 우리는 이런 이유에서 '교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교단 분열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태동한 독립 교회들이 정작 이를 답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세중 사무총장은 "한국 독립 교회 운동이 20년이 됐다. 미국에서는 독립 교회 운동이 하나의 신학 운동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에서는 하나의 사적 단체 선교 운동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독립 교회 신학을 만들고 싶었다. 카이캄 문제 때문에 나오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 독립 교회 신학 운동을 정립하려는 움직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헌미연 홈페이지에 실린 최홍준 목사 인사말. 한미연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한미연에는 22개 교회와 목회자 31명이 가입한 상태다. 윤세중 사무총장은 "나들목교회(김형국 목사)와 하이패밀리(송길원 목사) 등이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창립 대회 이후 더 많은 교회와 목회자가 교단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세중 사무총장은 기존 교단 소속 대형 교회 중에서도 가입 의사를 타전하는 곳이 많다고 했다. 그는 "교회 이름은 함구해 달라고 하더라. 교단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교인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 발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대형 교회들이 가입해도 우리로서는 원 오브 뎀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홍준 목사와 오정현 목사가 친밀한 관계라는 점을 들어, 오 목사 자격 시비를 겪고 있는 사랑의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을 탈퇴하고 최 목사가 주도하는 한미연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사랑의교회 교인이 독립 교단 가입 절차를 문의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문에 대해, 사랑의교회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조금 성급한 이야기이고 교회 내부에서 공론화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정현 목사가 예장합동 교단 목사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대로) 확정되면 당연히 그런 얘기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교단 탈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고,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