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교단법을 정면으로 어기고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준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가 과거 대형 교회 세습을 비판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김삼환 목사는 2001년 4월 19일 이탈리아 밀라노 한인 교회에서 열린 유럽 선교사 대회에서 설교를 전하며 "한국교회 문제 중 하나가 세습이다"고 대형 교회 세습을 비판했다.

김 목사는 당시 한국교회에서 벌어지는 세습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세습 자체가 성서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고, 100~200명 되는 교회가 세습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엄청난 부와 권세를 가진 교회가 왕실처럼 대를 이어 가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라면 "정상에서 자자손손 행복하게 살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주의종으로서 사명을 다하면 내려와야 한다. 자신도 내려오지 않고 대를 이어 자식에게까지 물려주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정상에 머물면서 누리는 삶은 목회자 삶이 아니다"고 했다.

김삼환 목사가 17년 전 대형 교회 세습을 비판했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교회 재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는 교회가 성장하고 돈을 버는 건 좋은 일이지만 쓰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목사가 물질의 중요성을 알고 재정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4년, 김삼환 목사와 몇몇 장로가 수십 년간 비자금 성격으로 800억대 적립금을 관리해 온 것이 드러난 바 있다.

김삼환 목사의 세습 비판 설교는 2011년 발간한 명성교회 30주년 기념 설교집 <섬겨야 합니다(해외편)>(실로암)에 수록돼 있다. 그는 대회에 참석한 선교사들에게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다 위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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