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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목회 얘기하던 목사, 성추행으로 징역 6월

여성 교인 집으로 불러 범행…법정서 추행 사실 부인

구권효 기자   기사승인 2018.04.02  21: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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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카페 교회를 운영하며 대안적 목회를 이야기해 온 목사가 여성 교인을 성추행해 징역을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으로 서울 강북 수유동에서 카페와 ㅇ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 아무개 목사(52)는 작년 1월 12일, 성폭력특별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징역 6개월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받았다. 10월 26일,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피해자 김영희 씨(가명·24)는 3월 30일 기자와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씨는 2015년 초 이 목사가 운영하는 카페를 알게 됐다. 당시 카페에 상주하던 이 목사가 상담 자격증이 있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관계가 쌓였다. 카페인 줄로만 알았는데 교회를 겸하고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마침 이전 교회에서 사역에 지쳐 새로운 교회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얼마 뒤 ㅇ교회에 출석하게 됐고, 평일에는 카페 일까지 도와줬다. 

이 목사는 카페 교회 목회로 소속 교단 예장통합 교단지에 기고를 하기도 했다. <기독공보> 갈무리

사건은 그해 11월 초 일어났다. 부모님과 크게 다투고 밤늦게 집을 나온 김 씨는 이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목사는 김 씨를 자택으로 불렀다. 당시 이 목사의 집에는 그의 아내와 큰딸은 없었고 작은딸만 있었다. 김 씨는 이 목사가 "딸이 시험공부 중이니 이쪽으로 오라"며 안방으로 끌어들였다고 했다. 거기서 이 목사는 김 씨를 껴안고 입을 맞추며 가슴 등을 만졌다. 김 씨가 거부하며 집에서 뛰쳐나와 더 큰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김 씨는 너무 무서워 피해 사실을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못했다. 김 씨에 따르면, 이 목사는 사건 이후 김 씨에게 계속 연락했다.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했다가 다음부터는 자기가 추행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상담가이자 목사로서 믿었던 이 목사가 자신을 추행하고도 모른 척하는 상황. 일주일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김 씨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다. 집을 나와 떠돌다가 한강변까지 갔다.

그때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이 김 씨를 발견했고, 김 씨의 부모가 실종 신고를 해 놓은 상태여서 바로 신원이 확인됐다. 김 씨는 경찰서에서, 이 목사에게 성추행당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처벌을 원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상담 이용한 악질 범죄
이전에 당한 성폭력 사실 악용
법원 "죄질 매우 무거워"

2015년 11월 시작된 법적 절차는 확정판결까지 2년이 넘게 걸렸다. 이 목사는 2017년 1월 12일, 1심에서 징역 6월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검사는 형이 가볍다고, 이 목사는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2심 법원은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이 목사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이 2017년 12월 22일 이 목사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이 목사는 법정에서 성추행 행위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김 씨가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가 예전에 다른 남자들에게 성추행당했던 경험을 혼동해 진술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판 도중 김 씨에게 합의금으로 1000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씨가 예전에도 성추행 경험이 있다는 것은 이 목사가 김 씨를 상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김 씨는 기자에게 "다른 사람에게 당한 성추행을 이야기한다고 하고, 심지어는 내가 꿈에서 당한 성추행을 진술한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분노했다. 

법원도 이 목사가 김 씨의 신뢰를 이용해 추행한 것으로 보고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반면, 김 씨의 진술은 일관되고, 사건 전까지 이 목사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김 씨가 일부러 허위 진술할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다. 

곧 출소, 노회는 징역 사실 몰라
"다른 피해자 나올 수도
목회·상담 못하도록 막아야"

징역 6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것이 참작됐다. 김 씨는 이 목사가 받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했다. 이제 4월 말이면 출소할 텐데,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목회를 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무서웠지만, 자신과 같은 피해를 다른 사람이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서웠다. 어렵게 언론사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언론에 알리기 전, 노회·총회에 연락해 볼까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최근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청소년 상담으로 유명한 부산 이 아무개 목사 케이스를 보고는 마음을 접었다. 교단은 신뢰가 가지 않았다. 피해자 한 사람의 말보다 다수의 말, 목사의 말을 믿을 것 같았다.

이 목사가 소속한 예장통합 서울강북노회는 이 목사가 징역을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은호 노회장은 4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찰회에서 아무 보고도 받지 못했다. 사실 확인 후 이번 노회 정기회에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목사가 심리상담사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려했다. 그는 "이런 사람은 목회와 상담을 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목사가 자격증을 취득한 곳의 관계자는 기자의 설명을 들은 뒤 "자격증을 박탈 혹은 정지하는 규정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책임지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가 운영하던 카페는 현재 문이 닫힌 상태다. 유리문 안을 살펴보자, 카페 테이블과 의자, 예배 때 쓰는 악기 등이 그대로 있었다. 인근 상가 주인들은 카페가 문을 닫은 지 몇 개월 됐다고 했다. 자세한 사정은 몰랐다. 이 목사를 안다고 말한 한 주민은 "아마 해외로 교육을 받으러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 문은 닫혀 있었다. 유리문 안으로 집기들이 보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이 목사 가족의 요청으로 익명 처리했음을 알립니다. (2018년 4월 16일 오후 4시 25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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