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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아픔 서린 남산서 돌아본 부활절

교회협, '평화' 주제로 예배…"부활 예수가 전쟁·폭력·차별 쫓아내도록 부르신다"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4.01  11: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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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이 주최한 2018 부활절 예배가 3월 31일 서울 남산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가 2018년 부활절 예배를 서울 남산공원에서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주제로 3월 31일 밤 11시에 진행했다.

교회협은 남산공원을 예배 장소로 선정한 것은, 일제 수난의 역사와 민주화 운동의 아픈 흔적, 그리고 한국교회 첫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린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의 기운이 확산되는 시점에, 고난을 돌아보고 교회가 서야 할 자리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부터 일제 신사참배가 이뤄지던 남산 조선신궁터와 신사 계단 등을 순례하는 형태로 예배를 진행했다.

밤 11시가 되자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예배가 시작됐다. 이훈삼 목사(주민교회) 사회로 부활 초가 점화됐다. 참석자 60여 명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차별과 혐오를 당하는 이들에게, 세월호 참사로 아파하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새 빛을 달라"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이 남산 일원을 순례하며 예전을 거행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후 부활 초와 성경책을 들고 300m를 걸어 조선신궁터가 있던 곳으로 이동해 '말씀의 예전'을 이어 나갔다. 성경 봉독 시간에는 두 번째 본문으로 독립선언서 일부를 읽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누나. 힘의 시대는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누나. (중략)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고, 진리가 우리와 더불어 전진하나니, 남자, 여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흠침한 옛집에서 힘차게 뛰쳐나와 삼라만상과 더불어 즐거운 부활을 이룩하게 되누나"에서 독립선언서가 선언하는 '부활'의 의미를 되새겼다.

채수일 목사는 이 땅에서 자행되는 어처구니없는 폭력과 차별을 몰아내자고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채수일 목사(경동교회)가 '어처구니없는 말'이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채수일 목사는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말이지만,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전쟁과 테러, 로힝야 난민에 대한 인신매매가 더 어처구니없는 것 아닌가. 자식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부모, 부모까지 죽이는 자식, 세계 인구 1/6이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데, 한국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연간 9000억 원에 이르는 현실이 더 어처구니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채 목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시대의 전쟁·테러·분단·폭력·분열·차별의 영을 쫓아내는 진짜 '어처구니'가 되도록 부르고 계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남산 야외음악당 내 김구 선생 동상 앞 공터에서 성찬식을 거행하고 부활절 예배를 마쳤다. 이 시간에는 교회협과 북한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 공동 발표한 '2018년 부활절 남북 공동 기도문'을 발표했다. 남북은 "우리 민족의 부활은 조국 통일"이라며 "모처럼 이 땅에 찾아온 평화의 기운을 살려,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가 되게 해 달라"고 함께 기도했다.

참석자들이 '주여 우리에게 평화 주소서(Dona nobis pacem)'를 부르며 성찬에 참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홍정 총무는 "식민지 근대성의 왜곡된 모습과 분단 모순된 근대성이 겹겹이 쌓인 현장에서 부활 첫 예배를 드렸다. 식민의 십자가와 분단의 십자가 아래에서, 식민 지배로 고통당한 민중의 이름과 분단·냉전의 질곡 속 고통당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기며 모였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며 부활 첫 예배 드릴 때, 식민과 분단 역사 속에서 고통당한 사람 모두 부활하는 참다운 경험을 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남북 공동 기도문 전문.

2018년 부활절 남북/북남 공동 기도문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심으로 우리의 하느님이시나이다.
하느님이신 당신께 영광을 돌리나이다.
살아 숨 쉬는 모든 피조물들은 영원히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창조주시여, 
당신은 우리를 흙으로 만드시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으셨으나,
오늘 당신은 우리의 영혼과 육신의 상처들을 보고 계시나이다.
우리가 불의한 자들의 폭력과 탐욕스런 자들의 강도질에 쓰러졌기 때문이나이다.
우리 민족의 터전을 반 토막 내고 그 흐르는 핏물 위에서 그들은 번영을 이루었나이다.

오 주님, 왜 우리는 의로운 아벨의 길을 따르지 못했나이까?
우리는 왜 흠 없는 제물을, 거룩한 행실과 순결한 삶으로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봉헌의 희생 제물을 바치지 못했나이까?
카인처럼 우리는 온 세상의 창조주께 우리의 비열한 행위들, 하찮은 봉헌물, 무익한 삶을 바쳤으니, 우리는 단죄받을 것이나이다.
평화의 주님에게 우리는 쓸모없는 종이었나이다.

하늘에 계신 삼위일체시여,
당신의 유일한 주권 앞에 엎드려 절하나이다.
당신의 선하심으로 우리에게 회개의 눈물을 주시어 우리 어깨로부터 죄의 짐을 내려 주소서.

사람의 친구이신 하느님, 우리는 당신 앞에서 밤새워 간구하나이다.

구세주이신 하느님이시여,
우리가 당신의 뜻을 행하도록 가르쳐 주소서.
생명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목숨을 내놓으신 당신같이 사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하느님, 당신의 종들인 우리가 당신의 부활을 보게 하여 주소서.
평화를 위하여 일한 하느님의 자녀들을 그들의 무덤 안에서 일으켜 세우소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나이다.
죽음으로 죽음을 없애시고, 부활을 믿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베푸셨나이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 민족도 부활하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민족의 부활은 조국 통일이옵니다.
모처럼만에 이 땅에 찾아온 평화의 기운을 살려,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가 되게 하소서.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하도록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2018년 4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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