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년 "돈 앞에 생명은 여전히 뒷전"

구명벌 2척 집중 수색, 심해 장비 투입해 블랙박스 수거해야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8.03.31  22:57:37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ad42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영국 대형 화물선 더비셔호는 1980년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배에 타고 있던 선원 44명이 모두 사망했다. 당시 배는 폭풍우 속을 항해하고 있었다. 영국 정부는 기상 악화로 인한 단순 해상 사고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더비셔호 희생자 가족들은 정부 발표를 인정하지 않았다. 잔해에서 배에 결함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정확한 조사를 위해 심해 수색 장비 투입을 정부에 요구했다. 2000년이 돼서야 영국 정부는 블랙박스를 수거하고 침몰 원인이 기상 악화가 아니라 배의 구조적 결함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년 만에 진상이 밝혀진 것이다.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1년이 지났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은 시민들에게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더비셔호 희생자 가족들은 3월 31일 열린 '1년의 기다림, 스텔라데이지호 시민 문화제'에서, 실종 선원 가족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은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이 자식과 형제들을 기다린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더비셔호가족협의회는 "(우리는) 배의 침몰 원인을 알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20년간 싸웠고, 그 결과 (영국) 모든 상선에 블랙박스 장착이 의무화됐다. 블랙박스는 선박 침몰 전 마지막 정보가 들어 있다. 끝까지 정부에 수거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을 끝까지 돕겠다고 했다. "진정한 마음의 평안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왜 생환하지 못했는지, 침몰 원인을 제대로 알 때 얻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더비셔호 가족을 포함해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사람이 여러분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제에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 세계에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더비셔호 가족들뿐만 아니라 아시아·북미·남미·유럽·오세아니아 등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가족을 응원하는 영상 편지를 보냈다.

사고 원인 규명은
안전 사회 건설 위한 기본

가족들이 바라는 건 수색 재개와 블랙박스 수거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아버지들은 자식들이 생환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구명벌 2척에 선원들이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청와대와 국회를 돌며 집중 수색 재개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블랙박스 수거를 요구하고 있다.

4·16연대 박래군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다짐했지만,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참사가 반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심해 수색 장비를 투입해 블랙박스를 회수하고 지금도 남대서양을 떠돌고 있을 구명벌 2척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도 안전 사회를 만들기까지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하루하루를 고통으로 보내고 있을 가족들의 바람을 정부가 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스텔라데이지호에 탔던 선원들의 생사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선사는 스텔라데이지호와 똑같은 노후 선박을 수십 척 운영하고 있다. 돈과 이익 앞에서 생명은 여전히 뒷전에 있다. 안전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블랙박스를 수거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허경주 공동대표는 시민들에게 스텔라데이지호 문제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가족들은 중간에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문화제가 끝난 뒤 세월호 유가족과 허경주 공동대표가 껴안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스텔라데이지호가족대책위원회 허경주 공동대표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이 예견된 사고였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블랙박스 투입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며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밝혀졌던 것처럼 세월호를 부실 검사한 한국선급이 스텔라데이지호를 부실 검사했다. 이들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스텔라데이지호와 비슷한 개조 노후 선박 27척이 멀쩡히 운항 중이고, 1000명 가까이 되는 선원들이 항해를 떠난다. 이분들의 가족이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려면 침몰 원인을 밝혀야 한다.

많은 국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정부가 심해 수색 장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선체 외관만 촬영할지 블랙박스를 수거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반드시 블랙박스를 수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하다."

시민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블랙박스를 회수하라", "실종 선원을 수색하라"는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시민들은 문화제가 끝나고 나서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안아 주며 진상 규명과 수색 재개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bottom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