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이 70주년을 맞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올 한 해 이 비극적인 사건을 구체적으로 돌아보며, 특별히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4·3 사건과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많은 이가 제주 4·3 사건을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잘 모릅니다.

한국교회는 이 사건과 깊이 연루돼 있는데도 그동안 4·3의 진실을 규명하거나 아픔을 어루만지는 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외면해 온 역사를 직면하면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며, 우리 신앙을 어떻게 재정비할지 함께 성찰하고자 '4·3과 그리스도인'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 4·3특별취재팀

[뉴스앤조이-경소영 PD] 1948년 10월 "해안선부터 5km 밖인 중산간 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배로 인정하여 총살에 처하겠다"는 포고령이 내려졌다. 홍춘호 할머니가 살던 제주 동광리마을도 해안에서 5km 이상 떨어진 중산간 지역에 있었다. 포고령 내용을 잘 알지 못했던 마을 사람들은 갑자기 군인들이 죽창을 들고 학살하는 모습을 보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당시 열한 살이었던 홍춘호 할머니도 이웃과 함께 동굴에 숨었다. 영화 '지슬'의 배경이기도 한 큰넓궤다.

그는 동굴에서 지낸 40여 일 동안 하늘 한 번 보지 못했다. 아빠를 붙들고 밤하늘이라도 보여 달라고 졸랐지만 "나가면 죽어"라는 아빠의 말 한마디에 더는 말하지 않았다. 70년이 지났지만,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홍춘호 할머니는 억울하게 죽은 이웃을 잊지 못한다. 4·3을 기억하고 비극을 알리기 위해 그는 제주4·3길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영상에는 3월 20일 제주 동광리 큰넓궤에서 제주 평화 순례 참여자들에게 4·3 당시 겪은 일을 이야기하는 홍춘호 할머니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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