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학부 보직교수 8명 전원이 용역 진입 하루 전 총장에게 일괄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총신대 교수는 3월 21일 <뉴스앤조이> 기자를 만나 "지난 금요일(16일)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사퇴서를 낸 핵심 관계자 A 교수는 "보직 사표를 제출하면서 (김영우) 총장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한 그는 "일종의 교육부 개입을 요구하는 감사 제보 같은 것이다. 우리가 반총장 시위에 앞장서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A 교수는 "당시 총장이 놀라서 '이제 보직교수도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3월 18일 밤 용역이 학교에 진입한 것도 보직교수들의 전원 사표와 연관 있다고 봤다. 최측근들마저 등을 돌리자, 다급해진 김 총장 측이 용역을 불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총장 쪽에서는 (이전부터) 용역을 수시로 부르려 했다. 그럴 때마다 보직교수들이 '용역 들어오면 끝이다'며 말렸다"고 했다.

김영우 총장의 측근에 있던 보직교수들이 학내 사내에 반발해 일괄 보직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제공 총신대보

보직교수들 사이에서는 용역 동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함영용 부총장은 "첫 번째 용역이 왔을 때 학생들이 보직교수들은 뭐했냐고 비판했다. 그 이후 한 학생이 용역이 또 오느냐고 묻기에 '설마 그러겠냐. 또 오면 내가 관두겠다'고 했는데 용역이 왔다. 학생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함 부총장은 "어디서 조언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용역 동원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첫 번째 용역이 왔을 때도 소란만 일으켰을 뿐 실질적 역할을 한 게 없다. 얻은 것보다 잃은 게 훨씬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 교수도 "어디 21세기에 인문학을 가르치는 곳에 용역을 불러들일 수 있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용역을 동원하면 재단이사들과 총장의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부터 밝혀 왔다"며 앞으로 이들을 상대로 보이콧을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A 교수는 "지난주부터 재단이사회에 계속 만나자고 했는데, (이사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안 된다고 미뤘다. 계속 미루다가 '다음 주 목요일(22일)에 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학교가 하루 이틀을 못 넘기는 상황인데 이사들은 속 편한 소리나 하고 있으니 교수들이 크게 절망감을 느꼈다. 재단이사들이 무책임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요 언론이 일제히 용역 동원 사태를 비판하고,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학내에서 김영우 총장에 대한 비판 여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직원 52명과 교수 35명은 21일 성명에서 "총장이 총신대 교직원, 학생, 학부모, 졸업생, 전국 교회, 총신대와 전쟁하려 하고 있다. 이제 그만 내려놓으라. 김영우 총장이 떠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