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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 영적 아비" 강제추행 목사 징역 2년

교단 임원 신분에 법정 구속…교회 "대법에서 무죄 나올 것"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8.03.13  22: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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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침례회·안희묵 총회장) 현직 목사가 여성 청년 두 명을 강제추행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방법원 제1형사부(구창모 재판장)는 1월 12일, ㅊ교회 배 아무개 목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배 목사는 선고 뒤 바로 법정 구속됐다.

배 목사는 지역 교계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2015년 충북기독교연합회 회장을 역임했고, 그해 ㅊ교회는 배 목사의 목회 30주년을 기념해 행사를 열어 감사패도 증정했다. 2017년에는 청주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배 목사는 이미 1년 전 2017년 2월 9일 1심 재판에서도 징역 2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4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검사와 배 목사 측이 모두 항소해 항소심이 열렸고, 법원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 것이다.

"25세 이전 이성 교제 금지"
훈계 가장한 성추행

1심과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배 목사는 교회 여성 청년 A에게 2015년에만 7차례, B에게는 2011년과 2013년 2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가했다.

배 아무개 목사는 여성 청년 두 명을 강제 추행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CTS 갈무리

재판부는 배 목사가 "훈계를 가장하여" A에게 접근했다는 점을 반복해 언급했다. 배 목사가 평소, 교회 청년은 25세가 될 때까지 이성 교제하면 안 된다는 원칙을 정해 두고 교회 내에서 연애하는 청년들을 훈계해 왔다고 했다.

청년 A는 같은 교회 남성 청년 C에게 호감을 보였다는 이유로 훈계 대상이 됐다. 배 목사는 범행 때마다 A에게 C와 연락하고 있는지 물었다. 연락하고 있다고 하면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며 A의 신체 부위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A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몸 곳곳을 만지는 등 성폭력을 가했다. 범행이 발생한 장소는 교회, A의 집 등 다양했다.

배 목사는 자신의 범행을, 영적으로 문제가 있는 A를 교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포장했다. 판결문 곳곳에는 배 목사가 A에게 한 말이 적혀 있다. "옷을 벗어 봐라. 어디가 부족한지 알아야 보완해서 가르쳐 주지 않겠느냐", "나는 네 영적 아비니 괜찮다", "영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너 왜 자꾸 C에게 관심을 보이느냐" 등이다.

A가 처음이 아니었다. 재판부는 2011년과 2013년, 배 목사가 여성 청년 B를 강제추행한 사실도 인정했다. 판결문에는 배 목사가 B와 단둘이 있는 장소에서 B의 엉덩이를 만지고 허벅지 안쪽 살을 꼬집었다고 나온다.

"성직자 본분 망각, 죄질 불량"

배 목사, 범죄 사실 부인

교회서 2차 가해도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열거했다. △추행 내용과 정도, 당시 상황, 경위, 배 목사와 피해자들의 대화 내용에 대한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인 점 △목회자를 꿈꾸던 A가 '영적 부모'처럼 따르던 배 목사를 무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배 목사가 또 다른 여성 청년 교인을 상대로도 성추행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드는 점 등으로 "피해자들을 강제추행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성직자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을 신뢰한 여성 청년을 여러 차례 강제추행했다며, 배 목사의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배 목사가 자신의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 목사가 재판을 받는 동안, ㅊ교회에서는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가 발생한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배 목사 측이 "피해자들이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이었던 것처럼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등 피해자들에게 명예훼손적 행태를 보여 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배 목사 측의 행동 때문에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 왔고, 배 목사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과 배 목사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배 목사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공판은 1심과 같은 법원에서 4차례에 걸쳐 열렸다. 배 목사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범행이 일어난 장소가 대부분 교회 내에서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범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의 진술이 여러 차례 변경됐고, 고소장 내에서 기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진술 자체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배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이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기 때문에 교회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추행 행위 전부를 정확하게 기억해 진술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 기억력의 한계에 맞지 않는다고 보이고, 추행 행위에 대해 대체적으로 진술이 일치하는 점" 등을 고려해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도 형 집행이 유예됐던 배 목사는 항소심 판결과 동시에 법정 구속됐다. 배 목사는 현재 한 지방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국내 10대 로펌 중 한 곳을 선정해 상고이유서를 작성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교회 "문란한 여성들이 앙심 품어"
총회 "어떤 입장 취할 단계 아냐"

1심 재판부가 징역 2년을 선고한 건 2017년 2월. 하지만 배 목사는 같은 해 9월 열린 침례회 107차 총회에서 임원으로 선출됐다. 올해 초 항소심 선고 후 구속된 상태였는데도, 침례회 홈페이지에는 한동안 배 목사가 임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최근에야 그가 맡은 직책은 다른 목사가 맡았다.

침례회 총회 조원희 총무는 3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총회가 어떤 입장을 취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조 총무는 배 목사가 지난해 2월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사실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어찌 됐든 대법원에 상고했으니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 개인적인 일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모든 게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ㅊ교회는 담임목사가 구속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담임목사의 무죄를 믿고 있다고 했다. ㅊ교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를 기도하며 지켜보고 있다. 교회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입장을 밝힐 수 없다. 무죄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어느 정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판결문에 나오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ㅊ교회에 잠시 머물다 간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성적으로 문란했기 때문에 배 목사가 가만히 있지 않았고, 그것에 앙심을 품은 피해자들이 배 목사를 고소한 것이라 했다. 그는 "그동안 교회가 피해자들의 신상이 드러나는 걸 원치 않았고, 누구 하나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게 대응하다 보니, 결과가 이런 상황까지 왔다"며 대법원 판결이 나면 교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 했다.

또 "최종적으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배 목사의 면직·사임 처리는 없을 것이다. 강제추행이 맞는지 살펴봐 달라고 상고이유서를 작성해 대법원에 제출했으니, 결과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자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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