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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총장 퇴진 요구 무시하고 학사 강행

거부하면 불이익…학생들 "학교가 학생들 분열해"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3.13  17: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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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가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야외 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수업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실제 수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가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수업과 채플 등 학사를 강행하고 있다. 학교는 종합관에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체 장소를 물색했다. 3월 12일 운동장에 43개 천막을 설치하고 13일부터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 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언덕을 올라 제2종합관 앞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천막 43개 입구에는 종이에 인쇄된 임시 강의실 안내표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학생들은 각자 자리를 찾아 의자에 앉았다.

임시로 설치된 '천막 강의실'에는 음향·영상 장비도 갖춰져 있지 않고 책상도 없어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의자와 화이트보드뿐이었다.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책을 올려놓을 공간도 없어, 사실상 필기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대다수 임시 강의실은 공간이 넉넉했지만, '기독교와 문화'를 가르치는 신국원 교수(신학과) 수업 시간에는 자리가 부족해 학생들이 천막 바깥에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완연한 봄볕에 텐트 안에서는 학생들이 연신 부채질을 했다. 천막이 펄럭거리는 소리에 마이크 없이 말하는 교수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면 운동장에 흙먼지가 일었다.

수강 인원이 많아 텐트를 가득 메운 신국원 교수 수업. 마이크가 없고 바람이 불어 신 교수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박만규 교무입학팀장은 기자에게 "고육책으로 일단 이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천막 설치는) 교무위원회가 결의했고 총장님도 '일단 이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승인한 사안이다. 교육부에도 임시로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번 주까지만 이렇게 진행하고 다음 주는 어떻게 진행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우 총장을 반대하는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도 일단 수업은 진행하되, 천막에서 수업을 진행하면 제대로 공부하기가 어려우니 향후 일정을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 신국원 교수(신학과)는 "일단 오늘은 수업은 하지만, 이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다음 주부터는 휴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가 학사 일정을 강행해 시위 참여 학생과 수업 참여 학생을 갈라놓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총신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학사 일정 지장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돌리는 성토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수업에 지장이 생기는 문제에 대해, 이번 사태의 원인 김영우 총장이 아닌 그의 퇴진을 촉구하는 학생들에게 불만의 화살을 돌리는 것이다.

신국원 교수는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학교가 수업을 강행해 시위 참여 학생과 수업 참여 학생들을 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로서 학교가 학생을 분열시키는 데 동참하기 싫다"면서, 총장 퇴진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수강 신청을 거부한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재송 교수(교회음악과)는 "6·25 때는 배움과 가르침이 이어져야 한다는 마음에서 부산에 피난 가서도 천막을 쳤지만, 오늘의 천막은 학사 행정의 잘못된 점을 은폐하고 교육부에 (학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하려는 용도 같아 보인다"고 했다.

총신대학교가 신관 콘서트홀에서 심령 수련회를 열고 있다. 늦게 온 학생들은 바닥에 앉고, 더 늦은 학생들은 3층과 2층 강의실에 앉아 중계를 시청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학교 측은 원래 종합관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심령 수련회를 신관 콘서트홀과 2·3층 강의실을 이용해 진행하고 있다. 1400여 명이 들어가는 종합관 대강당과 달리, 신관 콘서트홀은 400여 명만 수용 가능하다. 심령 수련회에 늦게 입장한 학생들은 복도에 앉았고, 더 늦은 학생들은 신관 2층과 3층 각 강의실에 입장해 영상으로 예배에 참여했다.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 가고 있는 학부 학생들도 종합관에서 자체 심령 수련회를 열었다. 13일 오전 예배에는 약 100명이 참석했다. 한 학생은 "심령 수련회 일정에 따라 우리도 오전·오후에 맞춰 예배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령 수련회에 불참할 경우, 학생들은 추가로 더 많은 채플을 이수해야 한다. 총신대학교 학부생들은 한 학기 채플을 일정 비율 이상 들어야 패스(P)할 수 있다. 1학년 75%, 2학년 70%, 3학년 60%, 4학년 50% 이상 채플에 참석해야 하는데, 심령 수련회를 1회 결석할 때마다 학년별로 3%, 4%, 6%, 7%를 추가 이수해야 한다.

총신대 학생들에 따르면, 채플에서 F를 받은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지 못하고 방학에 양지캠퍼스에로 들어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성경을 500장 필사해야 한다. 참가비도 8만 원을 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패스를 받을 수 있다. 교목실은 "학부 운영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집회는 학교 공식 심령 수련회가 아니므로 출석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학교의 일방적 학사 행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3월 7일에는 총신대 교목실 조교 6명이 "불의한 총장과 부역자들이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는 학사 일정을 돕는 근로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조교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12일에는 1981년부터 찬양 선교팀으로 채플에서 봉사해 온 야훼선교단이 채플에 서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당캠퍼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과 상담대학원도 각각 12일과 13일, 김영우 총장이 물러날 때까지 수업을 거부하겠다는 결의 내용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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